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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극단대립 내년 총선까지 간다
민주 ‘정부 심판’ vs 국힘 “거야 독주” 프레임
당내 쓴소리 배제...양보없는 양당체제 공고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두 거대 양당의 타협 없는 극단 대립 양상은 21대 국회 임기 마지막까지도 개선 여지를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총선을 앞둔 여야가 사안마다 부딪히면서 서로를 향한 비난과 ‘묻지마 반대’를 반복하고, 이를 통한 반사이익만을 기대하는 정치 양태가 한층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무조건적 찬반 대립 대신 각 당의 자정 능력, 합리적 토론을 요구하는 당내 쓴소리는 묻히고, 극단적 주장만이 힘을 얻는 분위기도 ‘정치 회복’을 방해하는 요소로 지목된다.

특히 예산국회 이후 여야는 민주당이 추진해 온 탄핵안과 ‘대장동 50억 클럽·김건희 여사’ 쌍특검을 둘러싼 큰 충돌을 예고하고 있다. 민주당은 쌍특검을 무기로 ‘정부 심판론’을 불지펴 총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복안이고, 국민의힘은 이를 거대 여당의 독주 프레임으로 규정하며 물러남 없는 싸움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오는 30일과 내달 1일 양일간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서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과 손준성·이정섭 검사에 대한 탄핵안을 통과시킨다는 방침으로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앞서 지난 9일 본회의에서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 철회로 탄핵안 상정·표결이 무산된 이후 민주당은 이달 말부터 이틀 간 열리는 본회의에서 탄핵안을 재보고해 표결까지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고, 지속적으로 이 같은 계획에 변함이 없다고 밝혀 왔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탄핵 추진을 막아서는 데 여념없는 모습이다. 양당은 12월 정기국회 개의 전 일정을 논의하면서 지난 23일과 이달 30일~내달 1일 본회의 일정을 합의했지만, 국민의힘은 최근 월말 본회의 일정도 “예산안 합의가 전제되어야 한다”면서 한 발을 빼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앞서 법안 처리를 위해 예고됐던 23일 본회의도 민주당이 탄핵안과 쌍특검 상정 표결을 추진한다는 주장에 몸살을 앓다 결국 무산됐다. 국민의힘 소속 김도읍 법사위원장이 본회의에 올릴 법안을 심시해야 했던 당일 법사위 산회를 선포하면서다. 이에 민주당에선 “탄핵 ‘방탄’을 위해 민생을 볼모삼았다”는 비판을 쏟아냈다.

다만 검사 탄핵에는 민주당 내부에서의 이견도 지속 표출되고 있다. 민주당 비명계 재선의원은 본지에 “검사 탄핵 대상이 이재명 대표 ‘사법리스크’를 방어하는 것으로 해석되면서 불필요한 논란을 키우고 있지 않느냐”면서 “의원총회에서도 이를 우려하는 의원들의 발언이 많았다”고 전했다.

실제로 민주당 지도부 밖 의원들 사이에선 당내 이견들이 구조적으로 억압되고 있다는 지적도 들끓는다. 또 다른 비명계 의원은 “최근 들어 당론 채택이 많아졌다”면서 “의총에서 신중 의견이 나와도 지도부가 대거 발언을 이어가며 결국은 원했던 방향으로 논의를 이끌고 가는 경향이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탄핵’ 이슈 역풍이 우려됨에도 불구하고 당내 강경파 일각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 대한 탄핵을 지속 거론하는 것에 대한 비판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민주당이 연말 통과를 추진하는 ‘쌍특검’도 양당 대결을 폭발시킬 요소다.

국민의힘 쪽에도 앞선 윤석열 대통령의 양곡관리법 거부권 행사, 민주당의 노란봉투법·방송3법 강행처리에 대한 거부권 건의 등 사례와 같이, 반복되는 ‘거부권 정국’에 대한 부담감과 협치 실종이라는 비판이 쌓이고 있다.

지도부에 대한 쓴소리는 해당 의원의 비주류 전락, 공천 불안 등으로 이어지고, 결과적으로 양당 대립을 가속화한다는 비판이 거세다. 양 진영의 강성 지지층만을 향한 메시지로 이들을 결집하고, 상대방 공격에 매진하는 행태가 반복된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총선 전 당내 비주류들의 ‘탈당 러시’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국민의힘 비윤계 소장파로 분류됐던 신인규 전 부대변인은 여당의 ‘당정일체’ 심화에 반발해 탈당했고,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도 탈당 및 신당 창당을 지속 시사하고 있다. 민주당에서도 대표적인 비명(비이재명)계인 이상민 의원이 탈당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세진 기자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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