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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환경 통신 장비·솔루션 개발, 기업 모두에 이익”
한네스 엑스트롬 에릭슨엘지 CEO
에릭슨장비, 에너지소비 50%이상↓
자체개발 실리콘칩셋 효율화 핵심
지난 6일 서울 강남구 에릭슨엘지 본사에서 진행된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한네스 엑스트롬 에릭슨엘지 최고경영자(CEO) 이영기 기자

“몇 년 전부터 탄소 배출 및 비용 절감 측면에서 에너지 효율에 대한 고객사들과 주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친환경 통신 장비 및 솔루션 개발은 고객 만족과도 관련이 있는 셈입니다.”

지난 6일 서울 강남구 에릭슨엘지 본사에서 만난 한네스 엑스트롬 에릭슨엘지 최고경영자(CEO)는 이같이 말했다. ‘전체 산업 가운데 ICT(정보통신기술) 산업이 차지하는 탄소 배출 비중이 1.4%에 불과함에도 에릭슨엘지가 탄소배출 절감에 공력을 쏟는 이유’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넷제로(탄소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 달성의 1차 목적은 미래 인류를 위한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해서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이러한 노력이 에릭슨엘지는 물론 고객사 모두에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엑스트롬 CEO가 느끼는 고객사의 반응은 최근 몇 년 새 크게 바뀌었다. 그는 “지난 10여년간 글로벌 시장에서는 지속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끊이지 않았다”며 “특히 최근 3년은 고객사 미팅에서 지속가능성을 빼놓고 얘기할 수가 없었다”고 회상했다.

한국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이미 국내 통신 3사 등 대다수 기업들이 2016년 파리협정에 따라 ‘2050년 넷제로’를 달성하기 위해 협력사를 물색하고 있다. 엑스트롬 CEO는 “물가 상승으로 인한 에너지 비용 부담이 갈수록 커지는 것도 한국의 고객사들이 탄소 배출 절감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 글로벌 통신사가 네트워크 운영으로 지불하는 통신 에너지 비용은 250억달러(한화 약 32조원). 하지만 오는 2028년에 이르면 모바일 트래픽이 2017년 대비 4배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통신사가 이용하는 에너지의 75%가 랜(RAN) 장비에서 발생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는 만큼, 에너지 효율이 높은 장비를 도입할수록 탄소 배출량은 물론 비용까지 줄일 수 있는 셈이다.

에릭슨엘지는 이미 2040년까지 연구개발(R&D)부터 제품 생산, 물류 배송에 이르는 엔드 투 엔드(End-to-end) 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수립, 일찌감치 관련 기술을 축적해왔다.

엑스트롬 CEO는 “지난해 11월 발표된 에릭슨 모빌리티 보고서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UAE)의 최대 통신사 이앤(e&)은 에릭슨의 최신 무선 기지국 장비를 도입해 이전 세대에 비해 에너지 소비를 최대 52%까지 줄였다”며 “사이트당 연간 최대 7.6톤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소 절감 효과도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에릭슨엘지의 친환경 통신 장비 및 솔루션의 강점은 우선 자체 개발한 실리콘 칩셋에 있다. 엑스트롬 CEO는 “에릭슨엘지의 실리콘 칩셋은 효율적인 컴퓨팅을 가능케 한다”면서 “뿐만 아니라 경량화 될수록 더 큰 에너지 효율을 얻어 탄소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원자재의 생산, 운송과 건축 시공, 그리고 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른바 ‘내재 탄소’ 절감 노력도 고객사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고 엑스트롬 CEO는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장비 교체 및 폐기에 따른 탄소 배출량도 무시할 수 없다는 우려도 작지 않다. 또 3G(세대) 네트워크에서 LTE(롱텀에볼루션), LTE에서 5G로 통신 환경이 바뀌는 과정에서 데이터 전송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에너지 사용량도 증가했던 것을 상기하면 통신 장비로 줄일 수 있는 탄소 배출량에 한계가 있지 않겠느냐는 시선도 있다.

이에 대해 엑스트롬 CEO는 “에너지 효율 향상을 위해 AI(인공지능) 기술 등을 접목한 소프트웨어 개발에도 공력을 쏟고 있다”면서 “단적인 예로 AI를 활용해 네트워크 트래픽이 적은 시간에는 슬립모드로 운영 모드를 바꿔 에너지 소비를 줄이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장비 교체와 관련해서는 “일반적으로 제품의 수명을 10년으로 보고 있는데 장비가 오래되면 에너지 소비가 늘어난다”고 운을 떼면서 “10년을 채우기도 전에 티핑 포인트에 이르면 노후 장비보다 새 장비가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노후 장비도 단순 폐기하는 게 아니라 지난 2005년부터 전 세계 180여개 국가에서 제공 중인 회수 프로그램을 통해 수거하고 있다”면서 “회수한 장비에서 98%에 이르는 원자재를 재활용 중”이라고 첨언했다.

마지막으로 엑스트롬 CEO는 지속가능한 친환경 장비를 통한 점유율 확대에 대해서는 “에릭슨엘지가 에너지 효율적인 제품을 출시하면 고객들도 구매에 이를 고려하지 않겠느냐”며 “구체적인 목표 시장 점유율을 언급하긴 어렵지만, 넷제로 달성에 에릭슨엘지의 제품군이 상당한 기여를 할 것이란 점에서 의의를 둔다”고 말했다. 박혜림 기자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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