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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략핵잠수함 한국 기항, 확장억제 아닌 확장위기”
김동엽 “SSBN 너무 근접하면 군사적·전략적 효과 떨어져”
美 ‘워싱턴 선언’ 中 견제·한미일 군사협력 활용 시도 우려
미국을 국빈 방문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한미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기자회견을 가졌다. [연합]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전략핵잠수함(SSBN) 한국 기항을 비롯한 미 전략자산의 전개 빈도를 늘리는 등을 내용으로 하는 ‘워싱턴 선언’을 발표한 가운데 비판론도 제기된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27일 “워싱턴 선언은 확장억제 신뢰에서 시작하고 미국의 핵태세보고서(NPR)를 기본으로 하고 있으며 한국의 핵확산금지조약(NPT) 의무와 한미원자력협정 준수를 전제로 하고 있다”면서 “한마디로 한국 내 핵무장론, 전술핵 배치 및 핵공유 요구 등 목소리를 잠재우기 위한 보여주기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어 “‘핵 협의그룹’(NCG) 설립과 SSBN 한국 기항은 확장억제의 보다 실질적이고 실효적인 조치라기보다는 북핵을 이고 사는 한국이 가진 불안을 해소하고 확장억제에 대한 신뢰감을 주기 위한 조치”라고 꼬집었다.

특히 미 전략자산 전개 빈도를 늘리기로 하면서 특정해 제시한 SSBN의 한국 기항과 관련 “확장억제가 아니라 확장위기”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사거리 1만2000㎞의 ‘트라이던트-Ⅱ’를 탑재한 잠수함이니 한반도에 너무 근접하고 노출되면 오히려 군사적으로 전략적 가치나 효과가 떨어진다”면서 “우리 국민들이 미국의 확장억제를 신뢰하고 안심할지는 모르겠지만 실제 억제와 압박 대상인 북한이나 주변국도 군사적 행동을 자제할지 의문이며 반대로 더 긴장과 위기가 심화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미국이 14척 보유하고 있는 오하이오급(1만8750t급) SSBN은 24개의 SLBM 발사관을 갖추고 있으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용 저위력 전술핵탄두 W76-2를 장착한 사거리 1만2000㎞의 SLBM ‘트라이던트-Ⅱ D5’를 탑재할 수 있다.

고도의 피탐지 기술과 핵투발수단으로 무장한 SSBN 한척은 사실상 1개 핵보유국의 핵전력에 필적한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그러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비견될 정도의 사거리를 지닌 ‘트라이던트-Ⅱ’는 목표물과 최소 2500㎞가량 떨어져야 운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한반도 전개는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억제력을 시현하기 위해 어떤 계기에 잠수함을 보여준다는 것과 그 자리에서 작전을 수행한다는 것은 다른 의미”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SSBN의 가장 큰 특징은 은밀성인데 미 내부적으로도 어디서, 어떻게 운영되는지 극소수만 제외하고 공개하지 않는다”며 “SLBM을 탑재한 잠수함이 한반도에 전개해 기항한다는 것은 김정은 정권이 핵 사용을 기도한다면 정권 종말을 초래할 것이라는 것과 이 같은 미국의 태세를 현실화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김 교수는 미국이 워싱턴 선언을 지렛대 삼아 한국 전력을 통합 활용하려 하는 상황이 빚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워싱턴 선언은 북핵을 핑계로 미국의 대중국 전략계획에 우리 재래식 군사력을 통합하겠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며 “이는 곧 한미일 군사협력으로 이어지고, 한미동맹을 지금까지 대북차원에 국한된 범위를 넘어 지역차원으로 확장하고, 미일동맹의 하위로 우리를 끌어들여 대중 통합억제력을 구축하려는 미국의 전략”이라고 말했다.

또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이 됐으니 조만간 주한미군과 한미동맹을 북한이 아닌 주변지역까지 확장하는 새로운 작전계획으로 바뀔 것”이라면서 “새 작계로 바뀌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은 물 건너 간 일”이라고 주장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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