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 앞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3일 당 선거대책위원회의 혼란 속 대표직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난 이 대표는 오전부터 선대위를 둘러싼 혼돈이 이어지고, 이후 의원총회에서 '이준석 책임론'이 거론된 데 대해 "자세한 내용은 전달 받지 못했으나 의견은 다 수렴했다"며 "제 거취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의힘 의원 전원이 당직에서 사퇴키로 했다고 알려진 데 대해선 "실제로 그게 이뤄졌는지도 잘 모르겠다"면서도 "사무총장이 사퇴했는가. 정확히 상황이 무엇인지 저도 파악해야할 것 같다"고 했다.

이는 윤석열 대선 후보의 최측근인 권성동 사무총장을 우회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오늘은 딱히 거취 표명을 할 게 없다"며 "많은 일이 있고, 많은 분과 소통하고 있다. 내일 오후께 상황을 보고 할 말이 있으면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도 급변하는 상황 속 무슨 상황인지 전달 받지 못한 게 있다"며 "살펴보고 말씀 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 앞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앞서 이 대표는 이날 오전부터 "제 의사 표시를 자제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그는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선대위 전면 개편'을 발표한 후 기자들과 만나선 "언론이 아는 내용 이상으로 알고 있지 않다"며 "어떤 형태로 최종 귀결될지 모르니 평가나 의사 표시를 자제하겠다. 저 역시 오늘 많은 고민을 하는 하루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당초 참석하고자 한 의원총회에도 불참했다.

그는 전직 사무총장인 한기호 의원과 오찬을 한 후 당 대표실에서 두문불출했다.

그러나 당내에서 거론된 '당 대표 사퇴' 요구에는 직간접적으로 선을 그었다.

이날 오전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에서 일부 최고위원들은 '최고위원들이 일괄 사퇴하겠다'며 이 대표에게 사퇴를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 4시 40분께 당 대표실에서 잠시 나온 이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나는 손학규(전 바른미래당 대표)에게 단련된 사람"이라며 사실상 거부 뜻을 밝혔다.

이 대표는 2019년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시절 사퇴를 거부하는 손학규 당시 대표에게 항의하며 최고위원회의 보이콧을 했다.

이 대표는 특히 일부 최고위원들이 '최고위원 사퇴' 카드를 들고 나온 것을 놓고 "대의를 위해 희생을 선택하면 즉각 대체 멤버를 준비할 것"이라며 공석에 다른 최고위원을 임명할 가능성도 언급했다. '누구를 임명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농담조로 "안철수(국민의당 대선 후보)를 임명할 수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