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연합]

[헤럴드경제] 더불어민주당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 측은 3일 대장동 개발 의혹의 핵심 인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측근설'에 재차 선을 그으면서도 유 전 본부장에 대한 검찰 수사 후폭풍에 촉각을 세웠다.

특히 검찰이 전날 유 전 본부장에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과 뇌물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오후 유 전 본부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 구속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 지사 측은 유 전 본부장에 대한 구속 영장이 발부될 경우 검찰 수사에 속도가 붙으면서 '불똥'이 이 지사에게도 옮겨 붙을 가능성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이 지사 측 핵심 관계자는 "유 전 본부장이 이 지사의 측근이라는 설은 사실이 아니다. 나도 그 사람을 몰랐고 본 적도 없다"며 "언론은 이 지사에게 배임 혐의가 있다고 모는 것 같은데 지사는 결재한 게 없고 개발공사에서 다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 본인도 이날 오전 경기도의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자신의 배임 논란에 대해 "오늘 기사에도 있던데 평당 분양가가 얼마를 넘으면 환수하자는 의견을 묵살했는데 그게 배임이라 주장을 한다"며 "이미 (계약이) 확정된 상태에서 더 내놓으라는 제안을 하면 상대방이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고 해서 그걸 안 받아들였다고 이게 어떻게 배임죄가 되느냐"고 반문했다.

캠프 내부에서는 검찰이 짜맞추기성 '기획 수사'를 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도 읽힌다. 검찰 수뇌부에 숨어 있는 이른바 '윤석열 사단'의 칼끝이 결국 이 지사에게 향해 있다는 주장이다.

캠프 관계자는 "녹취록이니 돈을 빌려줬느니 하는 이야기는 시기가 모두 작년 말에서 올해 초다. 유씨가 개발공사를 그만두고 나서의 일"이라며 "뇌물 정황이 명백한 곽상도 의원은 수사를 안 하고 있다가 유동규는 이제 와 배임 혐의라고 한다. 검찰 수사 방향이 이상하다"고 말했다.

다만 유 전 본부장이 구속될 경우 이 지사가 도의적으로 사과 메시지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도 캠프 내부에서 나온다.

앞서 이 지사는 측근설은 강하게 부인하면서도 "어쨌든 산하기관의 직원이다. 일선 직원이라도 거기서 문제가 생겼다면 당연히 제가 책임져야 한다"(지난달 30일 TV 토론회)며 '관리 책임'은 인정한 바 있다.

이 지사는 이날 '유동규 전 본부장과의 연루가 확인되면 정치적인 책임을 진다고 했는데 어디까지 책임지겠다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 사람이 뭐가 잘못했는지 확인이 되면 그때 얘기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