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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구제역’ 잡는 동물백신 효능 높인다
- 화학硏 한수봉 박사팀, 백신 어쥬번트 화합물 개발
- 중앙백신연구소에 기술이전 공동연구, 인체 백신 적용도 가능
백신 효능을 높여주는 백신 어쥬번트 화합물.[한국화학연구원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바이러스의 가짜 RNA 역할로 세포에 침투해 면역체계를 활성화시켜주는 새로운 백신 어쥬번트 화합물이 개발됐다. 백신 어쥬번트란 백신의 효능을 높이기 위해 백신에 첨가하는 강화제를 말한다. 이 화합물은 쉽고 저렴하게 대량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동물 백신 개발을 위한 기술이전을 완료했다. 연구팀은 향후 인체 백신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상용화 가능성을 모색할 계획이다.

한국화학연구원 의약바이오연구본부 한수봉, 김미현 박사팀은 향후 인체로도 적용 가능한 새로운 백신 어쥬번트를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최근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한 백신의 효과를 높여줄 수 있는 백신 어쥬번트 개발 필요성도 증대되고 있다. 다국적제약사들은 다양한 백신 어쥬번트 개발 연구를 확대해가고 있지만 국내에서의 연구는 아직까지 초기 단계에 머물러있다.

백신은 바이러스 항원을 주사해 몸에서 면역반응을 일으켜 항체가 생성되는 원리로 작용한다. 그런데 이 때 주사하는 항원은 살아있는 완전한 바이러스가 아니라 바이러스를 분쇄한 바이러스 조각이거나, 바이러스 RNA가 빠진 바이러스 껍질 단백질 또는 죽은 바이러스다. 살아있는 완전한 바이러스를 투입시키면 바이러스 RNA가 세포에 실제로 침투해 바이러스를 증식시킬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RNA가 없는 바이러스 유래 단백질을 몸에 주사하면, 외부 항원을 인식하는 세포의 수용체가 바이러스 RNA를 잘 인식하지 못해서 면역체계가 잘 작동하지 않아 항체가 적게 생성될 수도 있다. 백신 기능이 떨어지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백신 기능을 높이기 위해, 바이러스 RNA로 인식될 수 있는 가짜 RNA 화합물을 개발했다. 이 화합물을 백신에 섞어서 몸에 투입하면, 세포의 톨라이크 수용체가 실제 바이러스 RNA로 착각하고 몸의 면역체계를 가동해 인터페론과 싸이토카인 등 선천·후천 면역 물질을 분비시켜 항체를 더 잘 만들도록 돕는다.

바이러스 RNA는 실제로 고분자 화합물이다. 고분자 화합물은 분자량이 큰 화합물을 이르는 말로, 생산이 어렵고 비용이 많이 들며 안정성이 떨어진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저분자 화합물로 바이러스 RNA를 대체할 수 있는 화합물을 개발하여 쉽고 저렴하게 대량생산할 수 있도록 했다.

연구팀은 특허성이 뛰어난 화합물 구조를 발굴하고 후보물질의 뛰어난 면역 활성 효과를 확인했다. 백신에 화합물을 섞어 주사하면 세포가 이 화합물을 마치 진짜 바이러스 RNA처럼 인식해 인터페론과 싸이토카인의 면역 반응이 일어나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생쥐 실험에서 인플루엔자와 구제역 백신의 높은 면역 효과를 확인했다.

백신 어쥬번트 효능과 안전성.[한국화학연구원 제공]

연구팀은 개발한 화합물을 우선 동물 바이러스의 백신에 적용하기 위해 중앙백신연구소에 지난 2월 기술이전을 실시하고 상업화를 위한 공동연구를 함께 진행할 계획이다. 동물용 백신 어쥬번트로서의 약효와 안전성 검증 후에는 인체 백신 적용을 위한 기업 탐색 및 사업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한수봉 박사는 “이번 기술이전 및 공동연구를 통해 우선적으로 조류인플루엔자, 구제역, 아프리카돼지열병 등 동물 바이러스의 백신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할 것”이라면서 “이 결과를 토대로 궁극적으로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을 포함한 다양한 인체 백신으로 사용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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