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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미정상회담 D-1] 통일공원 시민들 “평화중재자 자랑스럽다”
상징적 공간서 “평화의 다리 역할”

하노이 시내 통일공원 정문. 베트남어로 ‘통일공원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고 쓰인 푸른색 바탕 현수막이 걸려있다. 윤현종 기자/factism@

[하노이(베트남)=윤현종 기자] 베트남 하노이에는 ‘통일공원’이 있다. 도시에서 가장 큰 공원 중 하나다. 예전엔 ‘레닌공원’이었다. 러시아 볼셰비키 혁명을 이끈 공산당 지도자 블라디미르 레닌의 이름을 땄다. 이후 다른 곳에 레닌 동상이 세워지면서 공원엔 ‘통일’이라는 새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베트남 역시 과거 남북 분단을 겪은 역사가 있기에 통일의 개념이 낯설지 않음을 짐작케 한다.

베트남 사람들은 대체로 자국의 통일이 ‘외세 압력(미국과 치른 베트남전)’을 견디고 이룬 성과라는 자부심이 충만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이들의 자부심 목록을 수놓은 또 하나의 사건이 있다. 코앞으로 다가온 2차 북미정상회담이다. 25일 오후 통일공원을 찾은 시민들 마음은 하노이가 역사적인 ‘평화 중재자’ 역할을 한다는 자랑스러움과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

특히 베트남전을 몸소 겪고 평화의 소중함을 깨달은 50대 이상 중장년층 반응이 그랬다. 공원에서 운동을 하고 있던 하노이 시민 르엉 씨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번 만남이 두번째라는 사실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 그는 “2차 북미정상회담은 하노이 사람인 나 뿐만 아니라 전체 베트남인에게 아주 기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몇 발짝 떨어진 벤치 옆에서 맨손체조를 하고 있던 만 씨도 마찬가지였다. “이번 회담은 전세계인에게 아주 큰 의미를 갖고 있다고 본다”고 그는 말했다. 그러면서 “2차 북미정상회담은 베트남 하노이가 ‘평화를 상징하는 도시’로 거듭났다는 사실을 지구촌 사람들에게 알려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인식은 젊은층도 예외가 아니었다. 자신을 하노이 공업기술대 학생이라고 밝힌 끄엉 씨는 “신문에서 북미정상회담 관련 소식들을 많이 읽어봤다”며 “(이번 회담이) 하노이에서 개최되는 게 자랑스럽다”고 했다. “이러한 회담을 통해 북한과 미국도 자연스럽게 의견 일치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베트남이 개최국인 만큼, 북미 양국에게도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고 끄엉 씨는 덧붙였다.

옆에 있던 같은 학교 학생 투이 씨는 “베트남은 ‘평화의 다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베트남이 북미회담 뿐 아니라 사이가 좋지 않은 다른 나라들(중국과 대만 등)의 평화추구를 위해서도 향후 노력을 기울였으면 한다”고 했다.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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