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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전실 해체' 삼성의 새 스타일은 LGㆍSKㆍGE?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삼성그룹의 두뇌 회로 구조가 바뀐다.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그룹을 총괄했던 막강한 힘을 가진 별도 조직이 사라지고, 보다 투명하고 공식적인 의사 결정 기구가 만들어진다.

하지만 그룹을 총괄하는 콘트롤타워 자체는 꼭 필요하다는게 재계 및 학계의 진단이다. 지금까지 콘트롤타워의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의사결정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권한을 조정하는 최적의 방안에 관심이 쏠린다.

10일 삼성그룹은 미래전략실을 정점으로 한 그룹 차원의 의사결정 구조 재편과 관련 본격적인 후속조치 준비에 착수했다. 

그룹 관계자는 “청문회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미래전략실 해체 발언은 전부터 그룹 내외에서 거론되고 또 검토했던 사항”이라며 “그룹 내부의 의견과 아이디어를 모으고 또 외부 자문도 듣는 등 그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을 시작으로 준비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빠르면 이달 중으로 예정됐던 사장단 인사와 일부 조직 개편도 내년 1분기 중으로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재계에서는 LG그룹의 지주사, 미국 GE의 전사지원조직, SK그룹의 경영협의체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 중 가장 이상적인 방법으로는 지주사 전환이 손꼽힌다. 그룹 내 계열사들의 대주주로써 지주사 체제로 전환은 법적 논란을 피하고, 투명성을 확보하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다. 다만 지금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아래서는 많은 시간과 돈을 필요로 한다는 점이 문제다.

그래서 재계에서는 단기적으로 계열사들이 모여 주요 사안을 논의하고 또 결정하는 공식적인 의사결정기구 신설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SK그룹의 수펙스추구협의회 중심 집단경영체제 방식과 GE의 전사지원조직이다. GE의 전사지원조직은 지주회사인 GE 아래 각 계열사의 인사와 재무, 법무 등을 돕는다. 결정하고 지시하는 것이 아닌, 사업회사의 비핵심 업무를 보다 큰 차원에서 지원하는 것이다. 

SK수펙스추구협의회는 GE의 전사지원조직, 그리고 삼성그룹의 미래전략실을 혼용한 구조다. 그룹의 주요 사업인 에너지와 ICT, 그리고 글로벌 전략 수립 및 홍보, 윤리경영, 사회공헌, 인재육성 등 지원업무별로 위원회를 만들고, 그룹 내 전문가들을 배치, 계열사간 업무를 조정한다. 각 계열사 최고 경영자, 그리고 그룹 내 전직 계열사 CEO 등 전문가들이 모여 전체적인 방향을 논의하고 결정하고, 책임지는 조직이다.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는 “그룹의 콘트롤타워 없이 경영이 될 수 없다”며 “미래전략실의 해체는 소속과 이름을 바꾸는 것으로 변하는 것과 지주회사로 전환해 법적 근거를 갖는 것을 생각할 수 있다”고 처방했다. 단기적으로는 보다 투명성을 강화한 그룹 차원의 공식 의사결정 기구로 전환, 중장기적으로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으로 가야 한다는 의미다.

한편 이 부회장이 청문회에서 “국민의 부정적 인식이 많은 만큼 없애겠다”고 말한 삼성 미래전략실은 지난 60년간 비서실로 시작해 구조조정본부, 전략기획실 등으로 명맥을 이어온 그룹의 컨트롤타워다. 창업주인 호암 이병철 회장은 삼성이 본격적으로 그룹으로 면모를 갖춰가던 1959년 오너일가 수행 및 계열사간 현안 조율을 목적으로 비서실을 만들었다.

비서실은 IMF 외환위기와 함께 구조조정본부로 이름을 바꾸며 보다 막강한 권한을 가졌다. 외환위기 직후 이뤄직 빅딜과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등 굵직굵직한 경영 이슈도 주로 이 곳에서 기획, 관리했다. 구조조정본부는 2006년 전략기획실로 다시 이름을 바꿨고, 또 김용철 사태 직후인 2008년에는 다시 미래전략실로 변신했다. 미래전략실은 전략팀, 기획팀, 인사지원팀, 법무팀, 커뮤니케이션팀, 경영진단팀, 금융일류화지원팀 등의 편제로 구성돼 운영되고 있다. 인력은 약 200명으로 각 계열사에서 핵심 인재들이 발탁돼 순환 근무한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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