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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룹총괄 미전실 폐지…삼성 컨트롤타워 어디로?
LG지주사·SK 경영협의체 모델
내부토론·외부자문등 착수


삼성그룹의 두뇌 회로 구조가 바뀐다.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그룹을 총괄했던 막강한 힘을 가진 별도 조직이 사라지고, 보다 투명하고 공식적인 의사 결정 기구가 만들어진다.

7일 삼성그룹은 미래전략실을 정점으로 한 그룹 차원의 의사결정 구조 재편과 관련 본격적인 후속조치 준비에 착수했다.

그룹 관계자는 “어제 청문회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미래전략실 해체 발언은 전부터 그룹 내외에서 거론되고 또 검토했던 사항”이라며 “그룹 내부의 의견과 아이디어를 모으고 또 외부 자문도 듣는 등 그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을 시작으로 준비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재계에서는 LG그룹의 지주사, SK그룹의 경영협의체 등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그룹 내 계열사들의 대주주로써 지주사 체제로 전환은 법적 논란을 피하고, 투명성을 확보하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지만, 많은 시간과 돈을 필요로 한다는 점이 문제다.

그래서 재계에서는 단기적으로 계열사들이 모여 주요 사안을 논의하고 또 결정하는 공식적인 의사결정기구 신설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SK그룹의 수펙스추구협의회 중심 집단경영체제 방식이다.

전날 청문회에 참고인으로 출석, 이재용 부회장과도 인사를 나눈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의 지적도 같은 맥락이다.

김 교수는 “그룹의 콘트롤타워 없이 경영이 될 수 없다”며 “미래전략실의 해체는 소속과 이름을 바꾸는 것으로 변하는 것과 지주회사로 전환해 법적 근거를 갖는 것을 생각할 수 있다”고 처방했다.

단기적으로는 보다 투명성을 강화한 그룹 차원의 공식 의사결정 기구로 전환, 중장기적으로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으로 가야 한다는 의미다.

이재용 부회장의 평소 경영 스타일도 미래전략실 재구성 필요성을 뒷받침한다. 이사회 중심의 글로벌 경영을 수 차례 강조해온 이 부회장은 전통적인 한국형 가부장 문화의 틀 아래 만들어진 비공식적인 컨트롤 타워의 재편을 수 차례 언급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후 처음으로 이뤄질 올해 말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 및 조직 개편 발표에 재계가 그동안 촉각을 곤두세웠던 이유이기도 하다.

한편 이 부회장이 청문회에서 “국민의 부정적 인식이 많은 만큼 없애겠다”고 말한 삼성 미래전략실은 지난 60년간 비서실로 시작해 구조조정본부, 전략기획실 등으로 명맥을 이어온 그룹의 컨트롤타워다.

창업주인 호암 이병철 회장은 삼성이 본격적으로 그룹으로 면모를 갖춰가던 1959년 오너일가 수행 및 계열사간 현안 조율을 목적으로 비서실을 만들었다.

비서실은 IMF 외환위기와 함께 구조조정본부로 이름을 바꾸며 보다 막강한 권한을 가졌다. 외환위기 직후 이뤄직 빅딜과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등 굵직굵직한 경영 이슈도 주로 이 곳에서 기획, 관리했다.

구조조정본부는 2006년 전략기획실로 다시 이름을 바꿨고, 또 김용철 사태 직후인 2008년에는 다시 미래전략실로 변신했다. 미래전략실은 전략팀, 기획팀, 인사지원팀, 법무팀, 커뮤니케이션팀, 경영진단팀, 금융일류화지원팀 등의 편제로 구성돼 운영되고 있다. 인력은 약 200명으로 각 계열사에서 핵심 인재들이 발탁돼 순환 근무한다.

최정호 기자/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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