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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토에세이-충주 노은면 명상힐링센터 ‘깊은 산 속 옹달샘’] 멈추고 비우고 채우고…잃어버린 나를 찾다
본격적인 휴가철이다. 일상을 벗어나고픈 사람들은 지친 몸을 이끌고 유원지나 관광지로 향한다. 하지만 보다 색다르고 진정한 휴식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찾는 곳이 있다. 풀벌레들이 바스락 거리는 소리, 바람이 나르는 풀 향기, 손가락 사이로 스쳐 지나가는 나뭇잎의 촉각. 모든 살아 있는 것들과 교감하며 주위를 살피고 나를 돌아볼 수 있는 곳. 충북 충주시 노은면에 위치한 명상힐링센터 ‘깊은 산 속 옹달샘’이다.

‘깊은 산 속 옹달샘’은 바쁜 일상에 지치고 힘들어진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명상센터다. 이 센터는 식당이나 숙소 등 의식주를 해결할 수 있는 기본 인프라에, 천혜의 자연환경을 배경으로 명상과 건강식단을 통해 지친 사람들에게 새로운 에너지를 제공한다. 

웰컴센터에서 등록을 마친 사람들은 가져 온 짐을 내려놓고 본격적인 자기 치유 프로그램에 몸을 맡긴다. 다양한 프로그램 중 걷기명상에 참여한 사람들이 일상을 잠시 내려놓고 발걸음 하나하나에 모든 의식을 집중해 산길에 좁게 나있는 오솔길을 걷는다. 걷는 도중 인솔자가 치는 ‘징~’하고 울리는 징소리가 들리면 일제히 걸음을 멈추고 ‘잠깐멈춤’ 명상에 들어간다. 아무 것도 안 들렸던 것 같은 주변이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 나뭇가지 흔들리는 소리, 풀들의 바스락 거리는 소리, 머리 곁을 맴도는 바람소리, 옆 사람의 숨소리 등으로 가득 찬다. 한 참여자는 아카시아 이파리가 서로 부딪치는 소리를 듣고 울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한다. 잠깐의 멈춤과 쉼을 통해 그동안 앞만 보며 달려오느라 놓쳤던 진짜 ‘나’를 돌아보고 주변을 관조할 수 있는 짧지만 깊이 있는 순간이다. 

숲속 기운을 온몸에 가득 담아 걷기명상을 마친 사람들은 옹달샘 식당에서 조미료를 전혀 쓰지 않고, 건강한 제철 식재료로 만든 음식을 마주한다. 식사중에도 갑자기 종소리가 울린다. 뜨던 숟가락을 멈추고 들어 올린 물 잔도 멈추고 잠시 눈을 감는다. 처음에 웅성거리던 소리가 어느새 멈추면 차려진 나물 하나하나의 향이 올라온다. 멈추고 비우고, 채움을 통해 오감을 깨우고 자기 안의 감정을 찾아내는 게 명상의 힘이고 회복의 단계이다. 

이 곳 관계자는 명상을 가리켜 ‘멈춤’이라 한다. 마침표가 아니라 쉼표를 통해 먼저 쓰러지기 전에 스스로 멈춰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쉼’이 아닌가 싶다.

글.사진=안훈 기자 rosedal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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