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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 세월호 참사 500일… 여당은 왜 침묵하나
[헤럴드경제=장필수 기자] 28일은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500일이 되는 날이다. ‘대한민국의 슬픔’으로 남을 지난해 4월 16일을 기억하고자 전국에서 많은 사람이 추모문화제와 공연을 기획하거나 거리행진을 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추모의 물결에 동참하고 있다.

국민의 대표기관이라 자임하는 국회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유승희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은 이날 아침 최고위원ㆍ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오늘이 세월호 참사 500일이 되는 날이다. 아직도 아홉 분의 희생자가 차가운 바다에 있다. 진실은 밝히지 못했다. 진실규명 의지를 다지고 국가 안전시스템을 점검해야 한다”고 했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정기국회 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지난 2년 6개월은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 비정상의 범람이었다. 이렇게 평가하면 될지 모르겠다. 2014년 4월 16일, 500일 전 세월호 참사가 그 한 가운데 일어났다”며 임기 반환점을 지난 박근혜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을 맹비난했다.

두 국회의원의 발언 모두 세월호와 관련해 자신의 정치적 의도를 담은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겠으나 28일이 세월호 참사 500일이란 사실을 직접 거론한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적어도 이들이 4월 16일을 아픔으로 기억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주기 때문이다.


여당은 그렇지 못했다. 이날 새누리당 정기국회 대책회의에서는 어떤 의원도 ‘세월호’를 입에 올리지 않았다. 대변인들의 현안 브리핑에서도 세월호 관련 내용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여당 의원들은 30여 명에 달한다. 물론 회의에서 발언하지 않았다고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 없다. 하지만 아직 세월호 희생자 중 9명이 가족이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고, 국회가 어렵사리 출범시킨 세월호특조위는 여전히 삐걱대고 있다. 진상 규명은 물론 세월호 인양 작업도 더디기만 한 게 현실이다. 


특히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메르스 사태 등 국민이 안전과 건강을 위협하는 재난재해가 끊이지 않고, 이럴 때마다 정부의 위기관리시스템은 무능력함을 보이고 있다. 집권여당이 세월호 참사 500일을 기억하고, 이런 현실을 마주 해야 하는 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다.

새누리당이 침묵한 이유는 뭘까. 혹 세월호 참사를 정치적 이슈로만 생각하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여당의 침묵을 무책임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essentia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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