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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들 말 뿐인 외국인 유학생 유치
홈피에 한글화면만 제공 인터뷰도 대충대충…대학중심 행정에 지원자들 불편 호소


글로벌 대학을 외치며 대학마다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대학 중심의 행정 처리로 외국 학생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자칫 한국에 대한 이미지까지 나빠질 수 있어 개선이 시급해 보인다.

11일 교육계에 따르면 국내 A 대학의 외국인 입학 전형에서 지원자들을 위한 홈페이지(누리집)가 한국어 서비스만 제공하는가 하면, 인터뷰가 원활히 진행되지 못해 결국 지원 학생이 불합격처리됐다.

이 대학 대학원의 국제경영학과(international business)에 지원한 카메룬인 아드리안 예빗 등 3명은 최근 학교 누리집을 통해 입학 전형에 불합격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들은 자신의 합격 여부를 통보받지 못했고, 학교 누리집에 들어가서야 자신들이 불합격됐다는 사실을 인지할 수 있었다. 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도 누리집이 한국어 서비스만 지원하고 있어 한국어를 아는 지인에게 부탁해서야 비로소 자신이 불합격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아드리안은 “합격자 발표가 훨씬 전에 났지만, 한국어를 할줄 몰라 주변에서 한국어를 할 수 있는 사람을 수소문해서 누리집에 접속할 수 있었다”며 “입학 전형을 소개하는 공지사항에는 한국어 실력을 요구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전형 결과는 개별 통보하지 않는다”며 “대학원 수업은 교수에 따라 영어로만 진행되기도 하지만 한국어를 병행하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의 지원자들이 어학당을 통해 어느 정도의 한국어 구사 능력을 갖추고 있고, 한국에서 생활하기 위해서라도 최소한의 한국어는 필요하지 않냐”고 반문했다

전형 요구사항(requirement)에 전혀 언급이 없었던 한국어 구사 능력을 뒤늦게 구두로 알려준 셈이다. 특히 당락에 결정적인 인터뷰 과정도 매끄럽지 못했다.

학생들은 “세 명 중에 한 명만이 국제 전화로 인터뷰를 했고, 나머지 두 사람은 연결은 됐지만, 전화 상태가 좋지 않아 ‘헬로(hello)’만 외치다 전화가 끊어졌다”고 했다. 이후 학교에서 다시 연락하지 않았다는 게 이들 학생들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2명과 통화했고, 나머지 한 명은 연락처가 바뀌어서 이후에 다시 통화했다”며 연결도 못했다는 학생들의 주장을 반박하며 전형은 이상없이 진행돼 문제될 것 없다고 설명했다.

또 전형을 담당했던 교수는 이들 학생들의 영어 실력에 대해 학교 측을 통해 “학생들의 영어 실력이 좋지 않다고 판단해 불합격 처리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들 학생들은 카메룬 내 영어사용권 거주자들로 영어를 제1국어로 사용하고 있다. 영국ㆍ미국식 발음과 억양면에서 다소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영어 실력이 안된다는 학교측의 답변에 이해할 수 없다는 게 학생들의 반응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고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라 각 대학의 외국인 전형에 대해서는 정원 상한 규정만 두고 대학 자율에 맡기고 있는 상황”이라며 “특히 사립학교의 경우 전형 과정에 신중을 기하도록 강제할 수 있는 규정이 현재로선 없다”고 했다.

이태형 기자/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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