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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의 전쟁’ 1차전…任이 웃었다
林영록 KB금융지주 회장 - 任종룡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취임1년 되돌아보니…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
전산 갈등 등 끊임없는 잡음 얼룩

임종룡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우리투자증권 인수로 입지 구축…5대금융 편입…실적개선은 숙제



지난해 비슷한 시기에 취임한 임영록(林英鹿) KB금융지주 회장과 임종룡(任鍾龍)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비슷한 이력과 같은 한글 성씨(姓氏)로 화제를 모았다.

1년이 지난 지금, 임영록 회장은 각종 사고로 ‘사면초가’에 처한 반면 임종룡 회장은 큰 탈 없이 조직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과거 재무부 사무관 시절 잦은 야근 후 과천 볼링장에서 동료애를 다진 두 임 회장이 서로 다른 처지에 놓인 셈이다.

행정고시 4년 터울 선후배 사이었던 두 사람은 사실 금융수장으로의 입성때부터 달랐다. 같은 관료 출신이었지만 관치 논란에 대한 노조의 저지 수위가 차이를 보였다.

지난해 6월 취임한 임종룡 회장은 취임 전 노조를 찾아가 논란을 선제적으로 잠재우면서 ‘부드러운’ 출발이 가능했다. 반면 임영록 회장은 KB금융지주 사장으로 3년간 재직했는데도 노조의 반대로 사흘동안 출근이 저지되면서 시작부터 고초를 겪어야 했다.

임종룡 회장이 농협중앙회라는 독특한 조직문화에 융화되려고 애썼고 실제 1년간 꽤 융화한 반면 조직 통합을 주도해야할 위치에 있는 임영록 회장은 통합에시간이 더 필요해보인다.

취임 이후엔 KB금융과 농협금융이 함께 우리투자증권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두 사람의 맞대결 구도가 펼쳐졌다. 세간에선 이를 ‘임의 전쟁’이라 부르면서 결과를 흥미롭게 지켜봤다.

결국 농협이 자금 동원력과 인력에서 우세하다는 KB를 제치고 최종 인수자로 선정되면서 임종룡 회장이 남다른 기지(機智)를 발휘했다는 평을 받았다. 인수합병과 관련한 1차전에선 임종룡 회장의 승리인 셈이다.


이후 KB금융은 각종 사고에 휘말리면서 내홍을 겪었다.

국민은행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디트(BCC) 은행의 수천억대 투자 손실, 일본 도쿄지점 부당대출 및 비자금 조성 사건, 국민주택채권 횡령 사고, 보증부 대출 부당이자 환급액 허위 보고, KB국민카드의 대규모 고객정보 유출, 1조원대 가짜 확인서 발급 등 임영록 회장은 뒷수습에만 1년을 고스란히 써야 했다.

취임 당시 ‘백 투 더 베이직(Back to the Basicㆍ기본으로 돌아가자)’ 구호를 외치며 KB금융의 변화를 외쳤던 그로선 날개를 펴 보지도 못한 답답한 시간이었다. 최근엔 전산시스템 교체를 놓고 이건호 국민은행장과 내분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취임 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임종룡 회장은 올초 NH농협카드의 정보유출 사고를 맞았지만, 발빠른 대응에 나서면서 위기를 무난히 넘겼다는 평가를 받았다.

우리투자증권 인수전 승리를 계기로 농협중앙회에서도 입지 구축에 성공했단 평을 듣는 동시에 농협금융를 명실상부한 국내 5대 금융에 편입시키는 성과도 거뒀다.

하지만 임종룡 회장의 앞길이 탄탄대로인 것만은 아니다. 농협금융은 올해 1분기 3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1170억원) 대비 98.3%나 줄었다. 주력 자회사인 농협은행은 적자를 봤다. 금융지주의 경우도 KB는 순이익이 1년새 25.8% 감소한 반면 농협은 40.4%나 줄었다. 극복 과제인 셈이다. 

서경원 기자/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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