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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건호 행장 “법률적 사항 모두 검토”
KB국민은행 - 지주 대립 격화
행장 압박 공문까지 드러나



KB국민은행의 전산시스템 교체에 대한 논란이 가중되는 가운데 이건호<사진> 국민은행장이 모든 법률적 사항을 검토하라고 지시하는 등 지주와 은행 간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특히 이사회에 앞서 지주측이 행장을 압박하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다.

이 행장은 21일 헤럴드경제와 전화통화에서 “(전산시스템 교체에 대한 이사회 결정에 대해) 모든 법률적 사항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며 이번 이사회 결정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은행이 이사회 결정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할 것이라는 언론 보도에 대해 “검토 중인 여러 법률적 액션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 행장은 이번 사건이 은행과 지주사 간 대립으로 비치는 것에 대해 수긍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지난 18일 지주의 최고재무책임자(CFO) 명의로 공문이 왔는데, 더는 이 건에 대해 논의하지 말라는 내용이었다”며 “지주 임원으로서 이사회 멤버인 CFO가 그런 의사를 밝혔으니 지주와 (은행이) 뜻이 다른 것은 맞다”고 말했다.

앞서 국민은행은 지난 16일과 19일 연이어 감사위원회와 이사회를 열어 전산시스템 교체와 관련한 감사보고서를 보고받는 자리를 마련했다. CFO의 공문은 감사위원회가 열린 후 작성된 것이다.

이 행장은 내부 의견대립으로 그칠 수 있던 문제를 금융당국에 보고해 일이 확대됐다는 일부 반응에 대해 “내가 아닌 누가 이 자리에 있었더라도 같은 결정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상임 감사위원이 문제를 제기해 이를 들어보자고 안건으로 올렸다”며 “이사들이 보고 자체를 못받겠다고 하니 행장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내가 금감원에 보고하지 않고) 그냥 둬도 금감원이 들여다볼 일이었다”고 덧붙였다. 이 행장은 또 “조직에서 누군가 문제제기를 했는데, 이를 못 듣겠다고 거부하는 것은 사실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다”고도 했다.

앞서 국민은행은 이사회를 통해 전산시스템 교체를 결정했지만, 정병기 상임감사가 시스템 교체 결정의 토대가 된 보고서의 하자를 발견해 이 행장에게 보고했다. 이 행장은 감사위원회와 이사회를 열어 정 감사가 작성한 감사보고서를 보고하려 했지만, 모두 거부당해 금감원에 주요 경영사항으로 관련 내용을 보고했다. 금감원은 국민은행의 전산시스템 교체 결정과정 및 내부통제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현재 특별검사를 진행 중이다. 

신소연 기자/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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