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 인사내홍으로 50일동안 타륜도 못 잡은 이주열號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한국은행이 국민의 신뢰를 받는 중앙은행으로 다시 태어나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지난 3월 이주열 한은 총재 취임식에서)

한은이 인사 문제로 시끄럽다. 내부 인사의 총재 발탁으로 조직의 안정을 기대했던 것과 다르다. 기존 임원들의 진퇴 문제를 둘러싼 내부 갈등이 노골적으로 드러나면서, 이 총재가 취임 당시 약속했던 국민 신뢰 회복과 동떨어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최근 미국 테이러핑(자산매입 축소)과 환율 급변동 등 현안이 산적해 있다. 세월호 침몰 참사라는 대형 이슈도 여전히 진행형이다.

이런 가운데 이주열호(號)가 아직 타륜(舵輪ㆍ배 운전대)도 제대로 잡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 총재 취임 이후 부총재와 부총재보 5명의 거취 문제가 관심을 끌면서 대규모 인사 태풍이 몰아칠 것이란 소문이 무성했다. 이 총재가 김중수 전임 총재와 호흡을 맞춰온 인사와 일하기 꺼려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 총재는 2년 전 부총재 시절, 김 전 총재와 대립각을 세우며 퇴임한 바 있다.


한은 내부에선 이 총재가 추진력을 갖기 위해선 임원들의 일괄 사표를 받아야 한다는 의견과 보장된 임기는 지켜져야 한다는 견해가 양립하면서 내분 양상을 드러냈다.

이런 대립 속에서 당연직 금융통화위원인 박원식 부총재가 지난 10일 퇴임식도 없이 자리를 떠나면서 내부 갈등이 공식 표출됐다. 박 부총재는 이 총재 취임 이후 거취 문제를 놓고 숙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는 한은 내부 게시판에 “임기를 채우지 못하는 아쉬움이 크지만 이런 결정은 한은을 사랑하는 충정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그가 임원들을 대표해 ‘총대’를 메고 나갔다는 얘기도 나왔다.

하지만 박 부총재 사퇴 이후 한은은 더욱 술렁이고 있다. 일부 부총재보의 사의 표명설이 나왔지만, 한은은 부인했다. 일각에선 임원들의 사퇴 문제가 주로 이 총재의 해외 출장 시 불거졌다는 점을 들어 이 총재가 인사에 대한 비난을 회피하려고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여기에다 다음달 인사 때 특정 대학 출신 중용설과 다른 대학 출신의 배제설까지 나돌면서 업무 분위기를 저해하고 있다. 한은 내부에선 여전히 부총재보 중 최소 1명은 교체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gil@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