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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집트 영향 없다더니…WTI 초강세 왜?
14개월來 최고가…두바이유 추월
투기적 선물거래통해 가격 급등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심상찮다. 군부에 의한 대통령 축출 이후 내전 양상으로 치닫는 이집트 사태에도 불구하고 국제유가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란 전문가의 분석과는 달리 WTI는 14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9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8월 인도분 WTI는 종가 기준 전날보다 39센트(0.4%) 오른 배럴당 103.53달러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 5월 2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 8일에는 이집트 불안 요인의 영향을 직접 받는 두바이유(102.83달러) 가격을 2010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추월했다.

전문가들은 현물로 거래되는 두바이유와 달리 WTI는 주로 선물거래로 가격이 형성되기 때문에 투기적 거래가 많은 것이 최근 가격 상승을 이끄는 요인으로 꼽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의 진원지인 이집트의 경우 원유 생산량은 하루 70만배럴로 비중이 크지 않지만, 하루 200만배럴을 수송하는 수에즈운하와 관련한 우려가 더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여기에다 지난주 미국 원유 재고는 전주 대비 1035만배럴 감소하는 등 수급 차질도 유가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는 주당 단위 감소폭으로는 6개월 만에 최대다. 캐나다 홍수에 따른 수입 차질과 생산 증가세 둔화가 큰 폭의 재고 감소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또한 미국 경기회복으로 지난주 전체 석유제품 소비가 7.5% 증가하며 2010년 12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한 것도 WTI 상대 강세를 이끌고 있다.

수급차질에 편승한 투기적 선물거래도 유가불안을 부채질하고 있다. 불안한 중동 정세가 유가 상승을 견인하기도 하나, 중동과 거리가 먼 미국 서부 텍사스 지역 원유가 상대적인 강세를 보이며 14개월 만에 최고가를 찍는 이유는 WTI와 브렌트유가 NYMEX와 런던 국제석유거래소(IPE)에서 주로 선물거래로 가격이 형성되는 반면, 두바이유는 중동권과 싱가포르에서 현물로 거래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최근 WTI의 상대적 강세는 선물거래에서 투기적 자본의 역할이 한 몫했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NYMEX에서 원유선물 비상업용 순매수 포지션은 지난달 18일 29만8000계약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 수준으로 거래가 늘어나고 있다.

카일 쿠퍼 IAF 어드바이저스 원자재연구부장은 “가격이 이미 상승해 있는 상태”라며 “이집트에 추가적인 분열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아마 유가는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같은 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특히 이집트 군부가 무르시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위대에 총격을 가해 53명이 숨지고 500여명이 다치는 유혈사태가 벌어지면서 유가 불안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이집트 사태가 내전으로까지 번질 것으로 전망되며, 이에 따라 원유 공급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분위기도 반영되고 있어 당분간 유가 상승도 지속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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