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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러화 강세로 美내수기업 웃고 다국적기업 울고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아베노믹스발 가파른 엔저에 따른 달러화 강세와 셰일가스 개발 붐 여파로 미국의 내수 기업과 다국적 기업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내수 기업들은 달러화 강세로 국내 소비가 회복될 경우 기업 실적 호전 기대감에 주식시장에서 연일 강세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오라클(10.8% 하락), IBM(9.4%), 페덱스(8.7%) 등 대표적 다국적 기업들의 경우 실적 부진 우려에 주가가 S&P500지수 대비 10% 가까이 떨어지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3일(현지시간) 이 같은 분위기는 달러화 강세로 해외 실적이 악화되고 있는 다국적 기업과 상대적으로 호조세를 보이는 미국 기업 간의 극명한 명암 대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로존(유로 사용 17개국)과 신흥 시장의 1분기 경제 성장이 예상치를 밑돈 것도 이 같은 현상을 가속화시키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IBM의 1분기 실적은 달러화 강세로 상당히 저조하게 나타났다. 운송업체 페덱스처럼 경기를 선행해 반영하는 바로미터 종목인 중장비업체 캐터필러는 지난 22일 올해 실적 전망을 하향조정했다.

게리골드버그파이낸셜서비스의 올리버 퍼셰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북미 지역 소비자들의 씀씀이가 갈수록 커지는 반면, 유럽 소비자들은 갈수록 소비를 줄이고 있다. 아시아나 남미의 소비 성향은 기껏해야 늘지도, 줄지도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제너럴일렉트릭(GE) 대표이사인 제프리 이멜트는 지난주 투자자들을 상대로 “유럽 실적은 지난해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하고 그다지 주목하지 않았는데 뚜껑을 열고 보니 예상보다 훨씬 나빴다”고 말한 바 있다.

미국 투자자문회사 베스포크인베스트먼트그룹 자료에 따르면 지난 12개월 동안 주가와 미국 내 실적의 연관성은 S&P 10대 업종 전 분야에서 고르게 나타났다.

S&P 내 통신업종회사들은 30% 오른 반면, 기술업종회사들은 3% 이상 떨어졌다. 이 같은 차이는 통신업종회사들은 미국 내에서 수익 대부분을 올린 반면, 기술업종회사들은 수익의 절반 이상을 해외 시장에 의존했기 때문에 나왔다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미국 주식투자자들은 현재 건강관리 및 의료 서비스 분야와 필수소비재 분야 등 주로 내수 시장에 국한된 종목들을 공격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S&P지수 내 건강 및 필수소비재 분야는 올해 들어 각각 20.1%와 18.3% 오르며 주식시장 내 최고의 실적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런 분위기에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바클레이스의 수석 증시전략가인 베리 냅은 “현재 상황은 투자자들이 미국 내수용 주식투자에만 너무 쏠리는 것 같다”며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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