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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엔케이 ‘다이아 게이트’, 민→언→관 동원, 치밀한 3단계 작전
씨엔케이인터의 카메룬 다이아몬드 관련 주가조작 사건은 고질적인 민관언(民言官) 유착의 작전주 양상을 띈다는 점에서 사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특히 자본시장을 감시해야할 정부기관과 언론이 부도적한 기업에 악용될 경돼 엄청난 경제적, 사회적 피해를 야기했다는 점에서 시장 신뢰도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힐 전망이다.

▶1단계, 회사주도=가장 먼저 투심을 자극한 것은 2009년 4월 씨엔케이마이닝이 코스닥 상장사였던 코코엔터프라이즈(현 씨엔케이인터내셔널)를 제3자배정증자와 구주인수 등을 통해 인수, 우회상장하면서부터다. 계속된 적자로 자본잠식 상황이었지만, 다이아몬드 재료로 3월말 1400원 수준이던 주가는 5월 4300원까지 치솟는다.

2010년 초 회사 측은 2차 움직임을 보인다. 주가가 2000원 안팍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2월에 전환사채를 발행하고, 특수관계인들이 지분을 매집한다. 이같은 움직임으로 주가가 급등하면서 6월에는 다시 4000원대에 육박하게 된다. 그리고 7월 2차 움직임의 결정판이 나온다언론이 동원된 것이다.

▶2단계, 언론 악용=지난해 종합편성채널 사업권을 따낸 국내 모 경제신문은 2010년 7월 12일자에 씨엔케이 측과 카메룬 동행취재 형식으로 ‘한국 다이아몬드 생산국 됐다’는 기사를 1면 톱으로 대서특필했다. 7월9일 카메룬 정부와 다이아몬드 광산개발 협약을 체결한 게 기사의 근거다. 카메룬 총리까지 참석한 협약식에 언론사 조차도 깜빡 속은 셈이다. 통상 이같은 동행취재시 출장 전 주요 기사내용에 대해서도 상호협의가 이뤄진다. 따라서 해당 언론사는 일반 투자자나 기관, 다른 언론매체보다 보다 한참 앞서 정보를 가졌던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기사 게제와 함께 주가는 상한가로 진입했고 최고 5650원까지 치솟는다.

하지만 주가 급등 후 차익매물이 쏟아진데다, 구체적인 후속 재료가 나오지 않자 주가는 다시 하락했고, 5개월 가량 3000대에서 횡보한다.

▶3단계, 외교부 동원=2010년 12월17일 씨엔케이의 공시와 함께 외교부에서 다이아몬드 광산개발권 확보관련 보도자료가 나온다. 관이 동원된 것이다. 사실상 ‘정부 보증’으로 주가는 폭등, 2011년 1월 11일 최고 1만8350원까지 치솟는다.

이후 씨앤케이인터의 사업성에 관한 논란이 끊이지 않으면서 주가는 7000~1만원대 박스권을 이룬다. 그런데 2011년 6월28일 외교부가 다시 사업성을 보증하는 듯한 보도자료를 내면서 다시 주가가 급등, 8월19일에는 전고점 보다 높은 1만8500원까지 치솟는다.

금융당국 조사결과 씨앤케이 특수관계인들은 2009년 6월부터 2011년 8월 초 사이 243만주를 매도해 727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반투자자로부터 조달한 76억원을 합산하면 부당이득 규모는 803억원으로 불어난다.

한편 이번 씨엔케이 사태는 권력형 비리로 번질 조짐까지 보이고 있지만, 회사 측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외교부와 다리를 놓은 것으로 알려진 조중표 고문은 2006년부터 외교부 1차관, 2008년부터 2009년 1월까지 국무총리실 실장을 지내다 2010년 7월 씨엔케이에 영입됐다. 이번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2차관은 2009년 1월부터 2010년 7월까지 국무총리실 차장을 지냈다. 또 이번 사태의 또다른 관계자로 지목되고 있는 김은석 외교부 에너지자원대사는 2008년 5월부터 2010년 7월까지 국무총리실 국정운영실 외교안보정책관으로 근무했다.

<홍길용ㆍ안상미 기자 @TrueMoneystory>/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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