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이 온스당 1600달러를 첫 돌파하며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가운데 세계 최대 금 보유국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유럽과 미국의 재정위기로 인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들은 금 비축에 열을 올리고 있는 까닭이다.

세계금협회(WGC)의 통계에 따르면, 올 7월 현재 세계 최대 금 보유국은 미국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이 보유한 금은 8965t으로 금 시세를 적용하면 4590억달러를 넘어선다. 2위인 독일의 보유량이 3747t인 점을 감안하면 두배 이상의 압도적인 보유량을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독일의 금 보유량은 자국 외환 보유고의 71.7%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3위에는 3101t을 보유하고 있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올랐다. IMF는 지난 25년간 금 관련 정책을 변화시켜 왔지만 지속적으로 금을 보유해 세계 시장 안정과 국가 경제 원조에 활용해 왔다.

그 다음으로 이탈리아(2701t)와 프랑스(2683t)가 각각 4위와 5위를 차지했다.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금 보유량은 자국 외환 보유고 대비 각각 71.4%, 66.1%를 차지했다.

6위인 중국으로 내려오면 금 보유량은 절반 이하로 뚝 떨어진다. 중국의 금 보유량은 1161t으로 시세로 환산하면 590억달러에 그친다. 미국의 보유량에 비해 8분의 1수준이고 외환보유고 대비 비중(1.6%)도 턱없이 적다.

이에 따라 중국 안팎에서는 세계 최대 규모의 외환보유고(3조2000억달러)에 걸맞는 금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팽배하다.

종웨이 베이징사범대학 금융연구소 소장은 최근 “상당부분 달러화 자산에 투자되고 있는 외환 보유고는 달러 약세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며 “외환보유고 규모를 감안할 때 중국의 금 보유량은 최소 5000t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중국은 무서운 기세로 금 매입에 나서고 있어 금값 상승을 부추긴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 1분기 중국인들은 투자용으로 금괴ㆍ금화 93.5t을 매입해 2위인 인도(85.6t)를 제치고 세계 최대 금 투자국에 올랐다. 이 기간 세계 금 투자 수요의 25%는 중국이, 23%는 인도가 차지해 신흥국의 활발한 금 투자 분위기를 반영했다.

중국 다음으로는 스위스(1146t), 러시아(915t), 일본(843t), 네덜란드(647t) 순으로, 세계 금 보유 10대 강국에 이름을 올렸다. 금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인도는 금 보유량이 614t으로 11위에 그쳤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