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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지펀드들, 이탈리아 겨냥 왜?......유럽위기 조기수습 불가 판단‘공격베팅’
지난주 말 헤지펀드들은 G7 국가인 이탈리아를 공격해 전 세계 증시를 불안에 빠뜨렸다. 왜일까?
일각에서는 이탈리아 재정 긴축안을 놓고 정치적 불협화음이 나오는 사이 유로존의 재정위기 해결방안을 압박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하지만 공매도 포지션을 취한 후 이익을 얻기 위해서는 상황이 더 악화돼 채권가격이 더 떨어진 상태에서 쇼트커버링(short coveringㆍ빌려 내다판 주식을 되갚기 위한 재매수)을 해야 한다. 즉 이탈리아 재정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데 베팅을 한 셈이다.
이탈리아의 채무는 국내총생산(GDP)의 약 120%로 유럽 최대 수준이다. 재정적자 해소를 위한 긴축 완화 방안을 놓고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와 줄리오 트레몬티 경제 장관이 갈등을 빚는 사이 헤지펀드는 공매도를 통해 이탈리아 국채 급락을 주도했다. 이번주 말로 예정된 이탈리아 긴축안 의회 통과와 유럽금융기관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는 주요한 시장 변수다.
특히 이탈리아는 유럽 최대 채권시장을 보유하고 있어 헤지펀드의 채권거래에 따른 유동성 환경이 좋다. 반면 국채의 절반 이상을 내국인이 보유하고 있어 대외 채무불이행 가능성도 작지만 만기연장이 필요한 국채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만기연장 대기물량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금리변동에 민감하다는 뜻이다. 종합하면 공격하기는 좋지만, 국가 부도로 채권이 휴짓조각이 될 가능성은 거의 없는 셈이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원은 “과거 헤지펀드가 단기에 교란을 많이 시킨 것은 외환시장이지만 유로존은 단일통화체제이기 때문에 대신 국채 스프레드를 공략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헤지펀드의 공격과 신평사의 위협으로 다급해진 유로존은 발 빠른 대응에 나섰다.
EU는 다음주 긴급 정상회담을 소집할 것으로 알려졌다. EU 차원의 공조가 확인되고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가 예상에서 크게 어긋나지 않을 경우 불확실성은 어느 정도 걷힐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공매도한 이탈리아 국채가격이 반등하면서 헤지펀드는 막대한 손실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반면 공조가 난항에 빠지고 스트레트 테스트 결과도 예상보다 나쁘다면 반대의 경우가 생길 수 있다.
로이터통신을 통해 전해진 헤지펀드 매니저의 언급은 상황 악화의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수십억 달러를 굴리는 한 헤지펀드 중역은 “현재로서 헤지펀드들은 이탈리아보다는 그리스, 스페인, 포르투갈에 더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로존에서 4위 경제대국인 스페인까지 위험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이탈리아 사태가 원만히 해결되지 못해 스페인으로 사태가 확산될 가능성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의 3차 양적완화 조치는 헤지펀드들의 실탄 공급을 원활히 해 유로존 공격을 더욱 부추길 전망이다. 홍길용ㆍ신수정 기자/s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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