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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긴축강요 유럽의회 알고보니 “낭비 서커스단”
유럽연합(EU) 입법기관인 유럽의회가 그리스 등 채무 위기를 겪는 회원국들에는 긴축을 강요하면서 자신들의 낭비적인 지출 관행은 개선하지 않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9일 보도했다.

대표적인 낭비 지출 관행은 두 곳에 나누어져 있는 건물 때문에 발생하는 이동 비용이다. 유럽의회는 벨기에 브뤼셀과 프랑스 스트라스브루에 나누어져 있어 회의가 열릴 때마다 의원들과 직원들이 이동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유럽의회가 한 달에 한 번씩 브뤼셀과 스트라스부르를 오가는 이사를 하지 않으면 매년 2억8500만달러의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고 밝혔다. 회의 때 호텔 방이 부족하면 호텔들이 폭리를 취하고 2010년에는 호텔 방이 부족해 직원들을 수용하기 위해 유럽의회가 관광선까지 임대한 전례가 있을 정도로 낭비적 요소가 많다.

영국 보수당 의원으로 유럽의회 의원인 애쉴리 폭스는 유럽의회를 “비싸고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순회 서커스단”이라고 비난했다. 영국의 에드워드 맥밀런-스캇 의원은 브뤼셀-스트라스부르 간의 이동이 1만9000t의 이산화탄소를 추가로 발생시키고 300개의 불필요한 일자리를 만들 뿐만 아니라 유럽의회의 이미지를 훼손하고 직원들에게는 시간 낭비를 강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맥밀런-스캇 의원은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 등의 채무 위기를 보면서 비생산적인 활동에 거액을 낭비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유럽의회 직원들의 불만도 크다. 직원들은 이 문제에 대한 함구령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는 브뤼셀과 스트라스부르를 오가는 것이 물리적으로 힘들고 시간 활용 측면에서도 비효율적이라는 데 동의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매달 한번 총회를 스트라스부르에서 개최한다는 조항을 EU 조례에 넣도록 한 프랑스는 이런 기류에 반발하고 있다. 회의가 개최될 때면 스트라스부르에 수천 명의 관계자와 로비스트들이 몰려들어지역 경기를 살리기 때문이다. 스트라스부르의 롤랑 리 시장은 “EU 기구 중에는 유사한 사례가 많다”며 “유럽중앙은행(ECB)이 있는 프랑크푸르트에 대해서는 왜 얘기를 하지 않느냐”고 대응했다.

낭비적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도 있었지만 실패했다. 유럽연합집행위원회는 회원국 지도자만이 스트라스부르의 지위를 바꿀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밖에 회원국 정부에 광범위한 재량권이 인정되는 EU의 보조금과 지원금에도 낭비적 요인들이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헤럴드생생뉴스/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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