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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생코스닥>기관, 꽃피는 봄에 화려한 귀환(?)
겉만 보면 기관은 여전히 코스닥에 냉랭하다. 금융위기 직후 한때 코스닥시장에서 ‘수익률 게임’을 한다는 비판을 받을 정도로 탐욕스런 큰손 역할을 했던 기관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지난해 내내 코스닥을 떠났 있던 기관은 연초에 반짝 돌아오는 듯했지만 다시 연일 ‘팔자’에 나서고 있다. 적은 규모의 자금 때문에 투자주체가 되지 못하는 개미들은 ‘오매불망’ 기관의 귀환만을 기다리는 형국이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사정은 다르다. 겨우내 기관들은 시나브로 우량주를 사들였다. 꽃피는 봄에 코스닥에서 넓게 싹을 틔우기 위한 ‘워밍업’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분석이 가능하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설 연휴 직전인 2월 1일까지 코스닥시장에서 기관은 총 2379억원을 순매도했다. 22거래일 중 5거래일을 뺀 17거래일을 팔았다.

그러나 같은 기간 코스닥의 대표 우량주라 할 수 있는 시가총액 상위 10위권의 수급 상황을 보면 단 한 종목에서도 예외없이 기관이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다. 

기관은 코스닥 시총 7위인 OCI머티리얼즈(036490)를 914억원 사들인 것을 비롯해 2위 서울반도체(668억원), 3위 CJ오쇼핑(549억원), 9위 다음(430억원) 등을 공격적으로 순매수했다.

특히 이들 종목에서는 기관 중 가장 큰 자금규모를 자랑하는 투신의 순매수가 주목된다. 투신은 최근 계속되는 국내 주식형 펀드 환매의 여파로 기관 순매도를 이끌며 코스닥과 완전히 등을 돌린 듯했다.

그러나 투신은 OCI머티리얼즈(411억원), CJ오쇼핑(279억원), 서울반도체(213억원) 등의 종목에서는 가장 큰 순매수 규모를 기록했다.

이규선 대우증권 스몰캡팀장은 “지난해 하반기 코스피시장의 매수세가 소수 대형주에 집중된 것처럼 코스닥시장에서도 기관이 우량주 위주로 매수하는 차별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기관투자자도 코스닥 종목이 코스피에 비해 많이 싸다는 걸 알고 있지만 현재로선 ‘내가 시동을 걸기보다는 시장이 움직이면 본격적으로 들어가겠다’는 심리가 강하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기관의 움직임은 주식시장 순환주기로 봤을 때 코스닥 강세장의 신호로 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 대형 자산운용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1998년 IMF사태 이후 코스피가 회복하면서 2년만인 2000년에 ‘IT버블’로 코스닥이 급등했다”며 “2008년 위기를 기점으로 보고, 최근 IT업종의 강세까지 감안하면 올해 2분기께는 코스닥에서 큰 장을 기대할만하다”고 말했다.

김순영 IBK투자증권 투자전략연구원은“코스닥시장에 IT업체가 다수이기 때문에, 이번달 실적발표 기간에 전방산업의 이익개선이 확인되면 민감하게 반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코스닥시장 반등을 방해한 복병으로 평가받은 ‘자문형 랩어카운트’도 긍정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김 연구원은 “올해는 자문형랩의 중소형주 편입이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태경 기자 @lee38483>
uni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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