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언론 “일본정부 2회이상 탐지못해”

-“탐지못한 미사일 KN-23” 日도 사정권

-탐지못할 경우 요격 및 피난대응 늦어져

-“지소미아, 미사일 탐지에 유효” 언급도

日, 다급해졌나…“北미사일 2회 이상 탐지실패…지소미아 필요”
지난 7월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이 발사되고 있다.[연합]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오는 11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를 앞두고 일본이 올해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 궤적을 2회 이상 탐지하지 못했다며 급박한 심경을 드러냈다.

일본 정부는 올해 5월 이후 북한이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의 궤도를 2회 이상 탐지하지 못했다고 교도통신이 복수의 관계자 설명을 토대로 23일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북한은 올해 5월부터 이달까지 총 10회에 걸쳐 미사일 시험발사를 감행한 바 있다.

보도에 따르면 북한이 올해 5∼9월 발사한 미사일 중 동해 쪽에서 경계 중이던 일본 해상자위대 이지스함이나 항공자위대 레이더가 탐지하지 못한 사례가 있었다. 미사일 탐지는 발사 지점까지의 거리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한국 쪽에서 포착하기 쉬우며 한국군은 이들 미사일 탐지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교도는 전했다. 5∼9월 발사된 미사일 대부분이 통상보다 낮은 고도 60㎞ 이하로 비행했으며, 저고도와 변칙적인 비행궤도로 인해 일본이 이를 포착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일본 방위성은 이 기간 북한이 발사한 것이 신형단거리 탄도미사일 KN-23과 ‘에이태킴스(ATACMS·미국산 전술지대지미사일)’와 비슷한 신형 미사일, 다연발로켓포 등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교도는 일본 정부가 포착하지 못한 사례에 KN-23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KN-23은 러시아제 고성능 탄도미사일 ‘이스칸데르’와 비행궤적이 흡사해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린다. 올해 발사된 KN-23 중에서 가장 멀리 비행한 것은 600여㎞이고 그 이상도 비행할 수 있어 일본 또한 북한 KN-23의 사정권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최근의 잇따른 북한의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배경에 대해 기존 미사일 방어망 돌파를 목표로 삼은 것으로 분석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북한의 미사일 개발이 ‘예상 외의 속도’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일본이 북한 미사일 조기 탐지에 실패할 경우 요격이 어렵고 미사일이 땅에 떨어지기 전에 피난 경보를 발령하는 등의 대처가 늦어지게 된다.

교도통신은 한국 정부가 한일 지소미아를 종료하기로 한 것이 일본의 안전보장에 미치는 영향이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하고 한미 양국과의 연대 강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는 이와 관련해 한일 지소미아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교도통신에 밝혔다.

고다 요지 전 해상자위대 자위함대사령관은 “일본의 초기형 이지스함 4척의 고성능 레이더는 지구가 둥글다는 점을 고려할 때 고도 약 25∼500㎞의 북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이론상으로는 탐지할 수 있다. 하지만 더 저공비행 하는 탄도미사일이나 순항미사일을 동시에 탐지하지 못하는 결점도 있어 순항 미사일 탐지는 다른 호위함이 대응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사일 발사 장소를 사전에 알면 탐지하기 쉬우며 한국은 북한에 대한 감청 등의 수단으로 대강의 장소나 시간을 특정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일본이) 탐지하지 못했다면 한국이 이런 정보를 일본에 제공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고 추정했다.

요지 전 사령관은 “한국이 지리적으로 북한과 가까워 (미사일 비행 데이터나 위치 정보를 알리기 위해 발신하는) 텔레메트리(원격측정신호장치) 신호도 유력한 정보원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이처럼 일본이 얻기 어려운 정보와 한국에는 없는 일본 레이더 정보를 양국이 교환하는 지소미아는 미사일을 탐지하는 데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교도통신의 보도대로라면 지소미아가 종료될 경우 일본은 북한 미사일 대응에 있어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24일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 이와야 다케시 당시 방위상은 한국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 통보가 미사일 정보 수집 및 분석에 영향을 줬느냐는 물음에 “협정이 올해 11월까지 유효하므로 영향은 없었다”고 답한 바 있다.

북한은 올해 5월 4일과 9일, 7월 25일 KN-23을 발사했고 7월 31일과 8월 2일엔 신형 대구경조종방사포, 8월 6일엔 다시 KN-23, 8월 10일과 16일엔 북한판 ‘에이태킴스’, 8월 24일과 9월 10일 초대형 방사포를 각각 발사했다. 최근 북한이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 개발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비핵화 이후에도 자위 역량이 있음을 대내외적으로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soo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