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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불 꺼져가는 2032년 서울-평양올림픽 살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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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2년 서울-평양 하계올림픽 공동유치를 선언할 때 사용된 영문 로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집행위원회가 지난 2월 24일 2032년올림픽 우선협상 선호개최지로 호주의 브리즈번을 전격 선정했다. IOC가 새롭게 구성한 미래올림픽개최지위원회(FHC)의 권고를 받아들인 것이다.

남북한 정상은 2018년 9월 2032년 서울-평양 올림픽 공동유치를 합의하고, 이를 전세계에 천명하였다. 언론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서 발표한 2032년 서울-평양 올림픽공동유치 제안은 전 세계 올림픽운동의 최고 가치인 '올림픽을 통한 지구촌 평화 정착'을 실현하기 위한 최적의 개최지로 큰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IOC의 발표로 이제는 용두사미(龍頭蛇尾)로 전락하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그 존재감마저 잊혀져 가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인 것이다. 한때 토마스 바흐 IOC위원장도 적극 발벗고 나서서 도와주려 했지는데 말이다.

문제는 무엇일까? 남북관계 그리고, 북핵 문제를 둘러싼 북미관계가 냉담해진 것이 보다 큰 차원의 원인이겠지만 그 동안 한국의 대응이 미온적이었다는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 정부는 북한과의 접촉이 미진하다는 이유로 유치위원회 발족 등의 적절한 후속 조치를 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외신에서조차 한반도올림픽에 대한 가능성을 낮게 보아 왔다.

즉, 한마디로 홍보 부족이 크게 아쉽다. 서울시는 개최도시의 수장인 고 박원순 시장의 유고로 동력을 잃었다.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와 통일부는 북한의 상황을 염두에 두면서 소극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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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IOC의 토마스 바흐 위원장 및 남북화합의 장면들.


필자는 지난 3월 2일 바흐 IOC위원장에게 개인적으로 메시지를 보냈다. 브리즈번2032에 대한 우선협상대상지 결정에 대해 기회균등 부족 논리로 조목조목 설득하였다. 또한 서울-평양 2032올림픽 공동유치의 당위성과 올림픽운동에 가져올 파급효과에 대하여서도 재차 강조했다. 그 결과 노르웨이 IOC위원인 클로스터 아센 IOC미래개최지위원회위원장은 지난 3월 11일 IOC총회의 해당 안건에서 선호개최지로 브리즈번을 선택한 것은 최종 결정은 아니라고 답변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희망이 있다. 아센 위원장의 이 같은 답변은 IOC 내부에서 피치 못할 사정이 있다는 의미이고, 우리에게 시간을 벌어 준 것이다. 꺼져가는 유치 불길을 살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이를 위해 최우선적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2032년 올림픽 공동유치 관련 담화를 발표해야 한다. 그래야 IOC도 국제사회도 남북올림픽 공동개최에 대해 재인식하게 된다.

한편, 이를 인지한 호주는 지난 3월 23일 브리즈번 시장이 임시시의회까지 소집하여 보증서 등 IOC제출 최종서류 발송을 서두르고 있다. 서울시 역시 IOC가 괄목상대(刮目相對)할 만한 유치명분과 참신한 유치준비구상계획이 담긴 문건을 빠른 시일 내에 IOC에 보내는 맞불작전에 돌입해야 한다. 이는 IOC가 새롭게 서울-평양 2032올림픽 공동유치를 지원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오는 7월20일 도쿄 2020 올림픽 개회식 3일 전에 IOC총회가 다시 열린다. 그때까지가 우리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다. 북한과 공동유치위원회 구성 원칙만을 내세우며 뒷짐지고 있을 것이 아니라 순발력을 발휘해야 한다. 북한측에 통지문을 보내고 남측 유치위원회 또는 유치 전략단이라도 구성해야 한다. 최고 전문가 그룹을 결집하여 IOC설득 전략과 특화된 유치파일도 작성하여야 한다. 마지막 기회를 살렸으면 한다. 윤강로 국제스포츠외교연구원장(전 IOC 평가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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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강로 국제스포츠외교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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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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