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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헌철 칼럼] 골퍼의 동반자 캐디

  • 기사입력 2020-10-12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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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골퍼의 동반자는 캐디다. 국내 골프 시장에서 캐디 인력난이 생기고 있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 타이거 우즈의 전성기 시절, 캐디였던 스티브 윌리엄스가 당시 상금 랭킹 2위라는 농담도 있었다.

투어 프로에게 캐디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올해 서울한양 컨트리클럽은 경기보조원 명칭을 도우미에서 캐디로 변경하기로 결정하고 공지하였다. 캐디의 역할을 분명히 하고 위상을 높인다는 취지이다. 몇 년 전에는 ‘캐디라는 호칭 대신, 이름 뒤에 씨를 붙여 00씨라 부르자’는 캠페인도 있었다. 보조원, 도우미, 캐디, 00씨, 언니, 이모, 총각, 오빠로도 불리운다.

우리 골프장의 현실에서 캐디의 역할은 참으로 다양하다. 우선 자신이 운행할 골프카를 깨끗이 청소하고 충전해 골프백을 싣고 출발한다. 코스에 나가서는 라운드 전 몸 풀기 체조도 지도한다. 티잉 구역에서 코스 설명을 하고 타구 방향을 설정해준다. 그린에 도착할 때까지 거리를 불러주고 골퍼들의 사용 클럽을 배달한다. 4인 골퍼 팀이면 6개에서 8개의 클럽을 들고 다니며 전해준다. 생각보다 무겁다.

발생하는 상황에 따라 룰도 적용하고 페어웨이를 벗어난 공도 찾는다. 클럽과 골프카를 챙기며 그린에 올라가면 더 바빠진다 골퍼의 퍼터를 전달하며 기존 사용 클럽을 회수한다. 볼을 닦고, 라인을 읽고, 공을 놓아주며, 오르막 내리막을 설명하며 골퍼에게 그린의 정보를 제공한다. 홀 아웃 후에는 골퍼 자신도 가끔 헷갈리는 플레이어의 스코어를 기록한다.

팀간의 간격이 벌어지지 않도록 신경 쓰며, 손님에게 원활한 진행의 양해도 구하며, 18홀을 돈다. 클럽의 분실을 유의하며 진행하고 라운드 후 각자의 클럽을 챙기고 확인받는다. 그리고 골프백을 차에 싣는다. 골프카트에서 유실물을 재확인하고 다시 골프카를 정위치 시킨 후 닦고 충전코드를 꽂는다.

골프 호황의 요즘, 캐디 인력난이다. 요즘의 캐디는 보통 하루에 2 라운드를 한다. 정신적, 육체적 노동량을 감안하면 골퍼가 4라운드를 도는 것 이상이다. 한 골프장에서 10년 이상된 숙련 캐디부터 2주 교육 받고 1달 실습 후 투입된 캐디도 있다. 여행 가이드를 하다 캐디로 전업한 조선족 캐디도 심심치 않게 만난다, 월 소득 또한 만만치 않다.

엄청난 능력 차이가 있음에도 캐디피는 동일하다. 능력 외 서비스 정신이 투철한, 또 망각한 캐디도 있다. 퍼팅 그린에서 20~30년의 구력의 골퍼가 습관적으로 캐디에게 전적으로 의지하여 캐디가 공을 놓아준 라인대로 퍼팅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럴 경우 퍼팅 능력중 하나인 그린 읽는 법이 골퍼는 늘지 않고 캐디가 늘게 되는 셈이 된다.

외국에 비해 초인적인 능력과 노동력, 전문성을 제공하는 한국의 캐디는 골퍼를 보조하는 동반자이다. 상황에 따라 결정하고 실행하는 주체가 골퍼임은 자명한 만큼 본인이 결정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캐디는 조력자이며 최종 판단과 결정은 골퍼가 해야 한다. 그래야 원망도 아쉬움도 없다.

인력난이 절실한 캐디라는 직업에 보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캐디의 업무 숙련도에 따른 등급이 매겨지고 캐디피도 차별화하기를 희망한다. 언제까지 현찰로 직접 캐디에게 줘야하는가? 골프 후진국 라오스, 캄보디아도 캐디피를 프론트에서 계산한다. 캐디는 골프장의 종업원으로 응당 4대 보험 적용을 받아야 하고 골퍼는 카드로 캐디피를 계산할 수 있어야 한다.

골프의 골자도 모른 상태에서 2주 교육후 골프장에 투입되는 캐디 자질도 짚어봐야 한다. 보다 충실한 교육과 채용 심사를 통해 골퍼의 보조원, 동반자로서의 캐디 자질을 향상시켜야 한다. 라운드시 실무와 소양 교육이 제대로 된 캐디를 만나면 행운이다. 반대로 적지 않은 돈과 시간을 지불한 골프 라운드가 실망스럽게 끝나는 경우도 자주 있다.

골퍼가 지급하는 그린피 외 비용으로 골프카트비와 캐디피가 있다. 통상 카트비 9만원에 캐디피 13만원이 보통이다. 팀별 총액이 22만원이다. 30만평의 정규 골프장이나 5만평 정도의 9홀 퍼블릭 2바퀴나 비용은 비슷하다. 대단히 비합리적이다.

골퍼의 의사에 따라 캐디 동반의 선택권도 주고, 캐디피 절반만 받고 골프카 운행과 클럽만을 챙겨주는 비숙련 드라이빙 캐디도 선택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어차피 팀별 22만원의 비용을 내야 한다면 골프카 4만원에 캐디피 18만원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글/ 정헌철(골프이론가)

* 필자는 천리안 골프동호회 시절부터 지금까지 오랜 시간 골프를 통해 사람을 만나고, 골프 강의를 하고, 직접 클럽도 제작하면서 골퍼로서의 다양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전문가입니다. 다양한 경험과 연구를 통한 전문 지식을 통해 골프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제공할 것입니다
sport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