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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노승 골프칼럼] (22) 한국오픈 결국 취소되나? 응답하라 K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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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제62회 코오롱 한국오픈의 포토콜 장면. [사진=대회 조직위]


지난 주 제 63회 KPGA 선수권대회가 성공적으로 끝났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KPGA는 “역사와 전통의 자존심”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모범적인 경기운영을 보여줌으로써 그들의 자존심을 지켜냈다. 대회 명칭에 상업적 색깔이 짙은 타이틀 스폰서가 없어서 더 권위가 있어 보였다.

한국오픈과 KPG 선수권 대회는 1958년에 똑같이 시작되어 작년까지 한해도 빠지지 않고 대회를 개최해 왔다. 그래서 금년에 똑같이 63회 대회를 개최해야 하는데 대회 개최권자인 대한골프협회(KGA)가 한국오픈의 취소를 결정했다. 취소의 표면적인 이유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서 타이틀 스폰서인 코오롱이 주최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상금 12억과 개최비용을 주관자인 대한골프협회가 대신 감당할 수는 없다는 사실에 모두가 공감한다.

그러나 그것이 취소의 사유라고 납득하는 이는 많지 않다. 스폰서가 없으면 없는 대로 축소된 대회라도 개최하여 전통을 이어가야 한다. 한국오픈은 우리나라 최고의 권위와 전통을 인정받는 대회이며 한국 골프의 상징이다. 그 소유권은 골프팬과 선수들에게 있으며 대한골프협회는 개최의 권한을 위임 받았을 뿐이다.

대한골프협회는 6월에 한국여자오픈을 무난하게 치뤄 냈고 매경오픈은 5월에서 8월로 연기까지 하면서 개최가 확정되었다. 한국오픈은 왜 취소해야만 하는가? 취소가 발표되었을 때 골프 미디어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의견을 냈고, 선수들도 상금이 없는 대회라도 개최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이후 대한골프협회는 아무런 공식적인 대응 없이 침묵을 지키고 있다. 그렇게 시간이 가고 나면 끝나는 일이라고 믿고 있는 듯 하다. 그러나 역사는 훗날 그 결정의 옳고 그름을 판정하고 그 책임자가 누구였는지도 밝혀낼 것이다.

취소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던 코로나사태는 다른 골프대회들이 문제없이 개최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는 이제 핑계가 되었다. 한국오픈이 아시안 투어와 공동개최인데 아시안 투어 선수들이 입국할 수 없다는 것도 이유가 안 된다. 우리나라 선수들로 참가자를 채울 수 있다. 한국오픈이 디오픈의 참가자격을 결정하는 예선전 중 하나인데 R&A가 디오픈 개최를 취소했다는 사실도 직접적인 이유로 납득할 수 없다. 금년의 우승자는 디오픈 출전권이 없는 것으로 정하면 그만이다. 10월 까지도 대회 개최가 가능한 날씨이므로 대한골프협회는 이제라도 한국오픈을 살려낼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내야 한다.

대한골프협회의 조직은 작고 대회 운영능력과 인원도 제한되어 있다. 메인 스폰서인 코오롱이 없는 상황에서는 대한골프협회가 모든 것을 책임지고 운영해야 하는데 그런 경험도 별로 없다. 경기장을 섭외하는 일 만도 만만해 보이지가 않는다. 그러나 대한골프협회가 이제라도 개최를 결정하고 추진해 나가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그렇게 무능한 조직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번 기회에 메인 스폰서로부터 독립하여 자력으로 메이저 대회를 개최하는 경험을 쌓기 시작해야 한다.

USGA는 US오픈의 TV 중계권으로 매년 1000억원 이상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한국오픈은 US오픈과 비교하여 몇 퍼센트의 가치가 있을까? 대한골프협회는 한국오픈과 한국여자오픈의 중계권 판매에 직접적인 협상자로 나서야 하고 스폰서가 해 온 대회운영의 역할을 직접 관장함으로써 대회의 진정한 개최권자가 되어야 한다. 당장은 대회 상금이 축소 되더라도 훗날에 최고 상금의 대회가 되어 KPGA의 슬로건처럼 “역사와 전통의 자존심”을 세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골프팬들과 선수들 그리고 미디어에서는 아직도 희망을 버리지 않고 대한골프협회를 지켜보고 있다. 필요하면 골프팬들이 모금도 할 수 있고 자원봉사라도 할 준비가 되어 있다. 제 63회 2020년 한국오픈은 열릴 수 있고 열려야 한다. “응답하라, 대한골프협회.” 글/박 노 승(골프 칼럼니스트)

*골프 대디였던 필자는 미국 유학을 거쳐 골프 역사가, 대한골프협회의 국제심판, 선수 후원자, 대학 교수 등을 경험했다. 골프 역사서를 2권 저술했고 “박노승의 골프 타임리프” 라는 칼럼을 73회 동안 인기리에 연재 한 바 있으며 현재 시즌2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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