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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S칼텍스매경오픈 3라운드 54홀로 개최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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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남서울CC에서 열린 제38회 GS칼텍스매경오픈.


[헤럴드경제 스포츠팀= 남화영 기자] 국내 남자 골프의 ‘메이저급’으로 평가받는 GS칼텍스매경오픈이 다음달 21일부터 23일까지 3라운드 54홀 대회로 치를 예정이다.

올해로 39회째를 맞는 이 대회는 매년 열리던 성남의 남서울컨트리클럽 대신 강원도 춘천시 엘리시안 강촌 컨트리클럽에서 열린다. 1982년 대회 창설 이래 38년간 한 번도 쉬지 않고 개최된 이 대회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비상 사태를 맞아 대회를 3일로 축소하고, 대회장을 옮기고, 상금도 10억원으로 줄인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마스터스’로 자칭하면서 IMF외환위기도 넘었고,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멈추지 않았다고 자평하는 이 대회가 남자 대회로는 전 세계에 유래없는 3라운드 만으로 치른다. 최근 대회들이 안전한 대회 진행을 위해 무관중으로 치르는 건 세계적인 추세지만, 라운드 수를 줄이는 건 극히 이례적이다.

3일 대회로 치르던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E1채리티오픈과 삼다수마스터스의 경우 골프팬들의 볼거리 충족과 미세한 기량차를 정확히 가리기 위해 코로나19 시대에 4라운드로 확장하는 등 여자 대회들은 4일 대회로 치르는 것과는 반대다. 이는 선수들의 기량을 더 세밀하게 평가하고 골프팬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방향으로 여겨진다.

매경오픈은 대한골프협회(KGA)가 주관하며 지난해까지 아시안투어와 공동으로 주관했으나 올해는 국내 대회로 축소했다. 이는 방역과 안전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4라운드를 치르는 대회 비용이 문제라면 총상금을 줄여서라도 4일 대회의 형식을 유지할 수도 있을 것이다. 가정이지만 3라운드 대회로 치른다면 비가 많이 와서 한 라운드가 취소된다면 정규 대회를 36홀 경기로 치러야 하는 문제도 발생한다.

3일간 대회를 치러야 할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예전에 한국오픈과 해외에서 그러하듯 마지막날 2라운드 36홀 경기를 치르는 방식도 고민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4라운드 72홀의 일반적인 남자 대회 기준은 성립된다.

세계 최대 메이저인 US오픈은 60년대 중반까지 이틀간 18홀씩 돌고 마지막인 토요일(혹은 일요일)에 2라운드, 즉 36홀을 한 번에 도는 방식으로 사흘간 열렸다. 1964년 메릴랜드주 베데스다 콩그레셔널컨트리클럽에서 열린 72회 대회에서 우승자 켄 벤추리가 마지막 날 열사병으로 쓰러진 사건을 계기로 다음 해부터 하루를 늘려 나흘간 4라운드(72홀)를 도는 방식으로 바뀌었고, 이후 세계 골프 대회들이 이를 따랐다.

남자 대회를 꼭 4라운드 72홀을 해야 한다는 법은 없다. 1860년에 시작한 디오픈은 12홀의 프레스트윅 코스를 하루에 세 번 돌아 36홀로 우승자를 가렸다. 50세 이상의 시니어들이 출전하는 챔피언스 투어도 3일 대회가 있다. 하지만 선수들의 기량 차이가 미세해진 현대 정규 투어에서는 4라운드 72홀이 일반화했다.

한국 남자골프는 올해 악재 속에서도 노력하고 있다. 구자철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회장이 사재를 출연해 대회를 만들고 스태이블포드 방식을 도입한 것은 남자 골프의 다이내믹함을 보여준 참신한 시도였다. 대회 수가 줄어들자 선수들은 서로가 경비를 내고 미니투어를 만들기도 했다.

오는 8, 9월에 예정된 KLPGA대회 세 개가 개최 여건을 이유로 최근 취소됐다는 발표가 나왔다. 그만큼 어려운 경제 여건과 환경 속에서 골프 대회를 여는 건 힘든 일이다. 올해로 149회를 맞은 가장 오랜 골프 대회인 디오픈과 한국오픈도 취소됐다.

오랜 역사를 지켜오면서 국제급 대회로 명성을 쌓아온 대회가 일정을 바꾸고 코스를 바꿔서라도 개최하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남자 프로 대회를 3라운드 54홀로 치르는 방식은 세계 어느 투어에서도 하지 않는 시도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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