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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부비토] 레전드와의 라운드..공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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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처럼 행동하고 용사처럼 플레이하라는 골프 격언에 참으로 잘 어울리는 공영준 프로


스포츠엔 수많은 기록과 전설들의 명언이 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던 요기 베라,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쏜다는 무하마드 알리, 그는 나처럼 위대하면서 겸손한 사람은 드물다는 말도 했다. 타이거 우즈는 어느 누구도 나를 이길 수 없다고 했다. 나보다 더 많은 연습을 하는 선수는 없기 때문이라면서. PGA를 뛰는 선수들에게 목숨이 걸린 2미터의 퍼팅이 남았다면 누구에게 맡기고 싶은가란 설문조사가 있었다. 응답자 전원이 타이거 우즈라고 대답했다.

공영준 프로는 결승 라운드에서 데일리 베스트인 6언더파를 쳤다. 숏 아이언에 탁월한 능력을 보였고 숏 퍼팅의 처리도 완벽에 가까웠다. 라운드 후 목숨이 걸린 2미터 퍼팅이 남았다면 누구에게 맡기고 싶은가라고 물었더니 주저하지 않고 나 자신이라고 대답했다. 내 운명을 남에게 맡기고 싶지 않고 성공이든 실패든 나 자신이 책임지고 싶다고 했다. 타이거 우즈나 최상호 프로가 나오길 기대했던 필자에겐 신선하고 멋진 충격이었다.

그는 그랜드CC에서 열린 챔피언스 투어에서 이틀 동안 16언더파 우승이란 대기록을 가지고 있다. 매일 8언더파를 친 건데 오랫동안 깨지기 힘든 기록이다. KPGA 투어 1승, 해외투어 1승, 챔피언스 투어 5승을 기록했고 얼마 전 KPGA 시니어 선수회장을 맡아 회원들의 복지를 위해 노력중이다. 필자와 동반했던 시합에서 무거운 야구 방망이를 가지고 계속 휘두르며 스트레칭을 한 것도 인상적이다.

그와 라운드하면서 여러 가지를 배울 수 있었다. 플레이는 강하면서도 부드러웠고 동반자에 대한 배려도 훌륭했다. 신사처럼 행동하고 용사처럼 플레이하라는 골프 격언에 참으로 잘 어울리는 선수다. 랭킹이 낮은 선수에 대한 태도를 보면 그 선수의 인격이 확연하게 드러난다. 플레이는 18홀 내내 여유로웠고 집중에 대한 탁월한 재능도 있었다. 공영준 프로를 만나 골프와 삶에 대해 몇 가지 질문을 했다.

-아마추어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은.
“골프는 과정에 충실해야 하는데 결과에 너무 집착해 자신의 스윙을 못하고 상처를 받는다.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하고 되새김질을 하면 좋다.”

-평소의 연습 방법은.
"사람들은 자기가 잘 하는 것만 한다. 연습장에서 일주일 단위로 연습 스케줄을 만들어 각각의 부분에 집중한다. 한 곳에 치우치지 않게 연습한다.“

-숏 아이언의 대가인데 비결이 있는가.
"연습을 드라이버와 숏 아이언을 주로 한다. 롱 아이언 연습을 거의 하지 않는데 버디는 120야드 미만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숏 아이언과 웨지는 스핀과 거리 컨트롤이 모두 되기 때문에 가장 중점적으로 노력한다. 치핑과 퍼팅은 기본으로 많이 연습한다."

-골프에 에피소드가 있다면.
"처음 프로 셋이 있는 조에 아마추어로 나갔는데 갤러리가 굉장히 많았다.제발 앞으로만 나가게 해 달라고 기도하며 쳤는데 어마어마한 장타가 나왔고 세컨 샷은 홀을 맞고 들어갈 뻔 했다. 또 다른 일화도 있다. 파5 홀에서 왼발 내리막 라이였는데 그린 앞에는 워터 해저드가 있었다. 탄도를 높게 해 해저드를 넘겨야 하는데 라이가 안 좋아 볼은 낮게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투온을 노리다 볼을 계속 물에 넣었다. 형이 클럽을 바꾸라고 조언했지만 무모하게 도전하다 한 홀에서 완전히 망했다. 아직도 큰 교훈으로 남아 있다."

-최고의 포섬 멤버를 구한다면.
“위에 언급된 친형. 그리고 가족과 라운드 할 때 가장 행복하다.”

-최고의 동반자는 누구.
“최상호 프로. 한국 골프계의 전설이고 마음 깊게 존경하고 있다.”

-단 하나의 클럽으로 라운드를 한다면.
“퍼팅과 어프로치를 하고 거리를 확보하려면 6번 아이언이 필요하다.웬만한 파 4는 투 온이 가능하고 벙커 샷도 가능하다“

-프로 첫 승은.
"1995년도 영남오픈에서 우승했는데 날씨가 35도 정도 되었다. 긴장해 잠도 잘 못자고 출전했는데 더운 줄도 몰랐다. 끝나고 보니 발에 물집이 가득 했는데 통증을 느낄 정신도 없었다.“

-다른 취미는.
“산악 자전거를 좋아한다.”

-경기 중 압박을 이기는 방법이 있다면.
“내가 컨트롤 할 수 있는 것은 나 자신이다. 골프와 상대를 컨트롤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경기를 즐기려고 노력하면 압박을 줄일 수 있다.“

-골프를 안 했다면.
“사업가가 되어 성공을 위해 부단한 노력을 했을 것이다”

길을 가다가 돌이 나타나면 약자는 그것을 걸림돌이라 하고 강자는 그것을 디딤돌이라고 말한다. 토마스 카알라일의 말인데 프로든 아마추어든 골프를 하면서 수많은 돌을 만나고 때론 바위도 만난다. 돌을 대하는 태도가 부정적인 골퍼에게는 걸림돌, 긍정적인 골퍼에겐 디딤돌이 된다. 공영준 프로는 자신 앞에 있는 돌을 도약과 성공의 발판으로 삼은 사람이다. 영어로 인터뷰가 가능한 문무를 겸비한 선수이기도 한데 그의 전설이 계속 되기를 바란다.

*어부(漁夫) 비토(Vito)라는 필명을 갖고 있는 김기호 프로는 현재 KPGA 챔피언스 투어에서 활동중인 현역 프로입니다. 또한 과거 골프스카이닷컴 시절부터 필명을 날려온 인기 칼럼니스트로 골프는 물론 인생과 관련된 통찰로 아름다운 글을 독자 여러분께 선사할 것입니다. 많은 성원 바랍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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