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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구로 세계를 만난다_in 헝가리②] (33) 강렬한 보라색의 헝가리 배구 직관

  • 기사입력 2020-03-28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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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경기를 패배했음에도 웃으며 필자를 반겨준 UTE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취재를 하며 선택하기 어려운 순간 중 하나가 바로 관전할 리그 경기를 고르는 것이다. 체류할 수 있는 기간이 짧다 보니 한 경기만 보는 경우가 많다. 효율성을 높이려고 하니 매번 선택하는 게 쉽지 않다.

헝가리도 고민이 많이 됐다. 남자보다는 여자배구가 인기가 있다고 하니 성별은 바로 추릴 수 있었다. 어떤 경기를 관람할지 찾아보다 코로나19로 인해 시즌 종료가 발표되기 전 한국을 떠난, 지난 1월 중순 한국도로공사 대체 용병으로 발탁된 다야미 산체스(쿠바)가 직전에 뛰었던 팀인 ‘유티이 발리(UTE Volley 이하 UTE)’의 경기를 보기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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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관의 외부 모습(좌)과 내부에 있는 작은 매점(우).


보라색으로 물든 체육관과 열정적인 팬들

당일 경기가 펼쳐졌던 UTE의 홈구장은 구글맵에 ‘스질라기 우티 멀티펑키오스 체르녹(Szilagyi uti Multifunkcios Csarnok)’이라고 치면 나온다. 도심에서 트램을 타고 가면 됐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찾아갈 수 있었다.

도착한 후 마주한 경기장의 외관은 생각보다 왜소하게 느껴졌다. 기자증을 목에 걸고 안으로 들어가니 문을 지키고 있던 직원은 필자의 체온을 체크하고 간단한 질문 몇 가지를 하더니 이상이 없자 다른 직원을 소개해줬다.

나이가 꽤 있어 보이는 여성이었다. 그녀는 별다른 경계심 없이 “제가 어떻게 도와드리면 될까요?”라고 말했고, 필자는 ‘헝가리 배구리그에 대해 몇 가지 물어보고 싶은데요. 영어로 인터뷰를 할 수 있는 분을 추천해주시겠어요?’라고 답했다.

그녀는 “지금은 경기가 곧 시작돼서 코칭스태프들을 만나기가 어려울 것 같아요. 경기를 먼저 관람하고 끝날 때쯤에 저에게 다시 와주시겠어요?”라고 말했다. 필자는 알겠다고 했고 경기를 보러 2층으로 올라갔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인상적이었다.

체육관 전체가 홈팀의 색깔인 보라색으로 물든 모습이었고 홈팀 팬들과 어웨이팀 팬들이 양쪽으로 나눠져 열띤 응원을 하고 있었다. 관중석 규모가 크지 않았지만, 팬들의 열띤 응원으로 체육관이 크게 울릴 정도였기 때문에 살짝 소름이 돋았다.

홈팀 팬들은 보라색, 어웨이팀 팬들은 검은색의 단체티를 입고 응원을 했고 남성의 수가 더 많았다. 한 손에는 맥주들 들고 한 손으론 응원의 손짓을 하는 모습이 ‘아, 정말 즐기는구나’라는 느낌을 받았다. 하마터면 그 무리 속으로 들어가 함께 응원을 할 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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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를 펼치고 있는 양 팀의 모습. 수준은 높지 않았다.


경기력은 별로

당일 경기를 펼친 양 팀의 리그 순위는 2위(파툼 니레기하자[FATUM Nyiregyhaza])와 5위(유티이[UTE])였다. 두 팀의 경기력 차이가 있고, 또 전체적으로 수준이 다른 국가들에 비해 조금 뒤처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좀 냉정히 표현하면 박진감이 떨어졌고, 빤히 예상이 되는 플레이들이 많았다. 그래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과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은 인상 깊었다. 경기 결과는 3-0으로 파툼 니레기하자의 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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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중 수는 많지 않았지만 팬들의 열정만큼은 뛰어났다. 이날 관중들은 모두 체온을 측정한 후 코로나19 이상이 없는 사람만 입장 가능했다.


다야미 산체스

경기가 끝난 후 처음에 필자를 안내해줬던 여성을 찾아갔다. 잠시 기다리라고 하더니 “죄송한데 감독님께서 오늘 경기를 패배해서 인터뷰를 하기가 어렵다는 말씀을 하시네요. 대신 필요하다면 기념사진은 찍을 수 있다고 하세요”라고 말했다.

눈치를 보고 있는데 UTE의 칸토르 산도르(KANTOR SANDOR) 감독이 필자에게 다가오더니 “어느 나라에서 오셨나요?”라고 물었고, 필자는 ‘한국에서 왔습니다. 저는 현재 세계 배구여행이라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에요.’라고 답했다.

그는 한국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웃더니 “저희 선수였던 다야미 산체스가 한국으로 이적했는데 알고 있죠? 잘하고 있나요?(웃음)”라고 물었다(취재한 시기는 다야미 산체스가 한국을 떠나기 전이었던 점 참고). 필자는 ‘처음엔 정말 잘했는데 요즘은 솔직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요. 그래도 점점 좋아지지 않을까요?’라고 답했다.

산도르 감독은 “다야미 산체스에 대해 좋은 기사 많이 써주세요. 제가 항상 응원한다고도요”라고 말했고, 적극적으로 기념사진을 찍게 도와줬다. 역시 서로 공통적으로 아는 부분이 있으면 좀 더 편하게 대화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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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에게 헝가리 배구리그에 대해 설명해준 파툼 니레기하자(FATUM Nyiregyhaza)의 수석코치 스자볼츠 네메스(Szabolcs Nemeth)와 함께. 그는 정말 친절했다.


헝가리 배구리그(Extraliga)


기념사진을 찍고 추가 인터뷰를 물색하다가 승리팀인 파툼 니레기하자 코칭스태프를 찾아갔다. 의자에 앉아있는 남자 분에게 갔는데 나중에 알고 나니 이름은 스자볼츠 네메스(Szabolcs Nemeth)였고 직책은 수석코치였다.

취재를 요청하자, 그는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필자를 보더니 “만나서 반가워요. 도움이 될진 모르겠지만 제가 아는 선에서 알려드릴게요.”라고 답하며 이내 설명을 시작했다.

“헝가리 배구리그는 남자부는 7팀으로, 여자부는 8팀으로 운영하고 있어요. 저희 여자부 기준으로 설명을 드리자면 예선전은 총 3라운드로 진행돼요. 한 팀당 21경기를 치르죠. 그 이후엔 예선전 순위대로 8강전(1위-8위, 2위-7위, 3위-6위, 4위-5위)을 진행하고 승리한 4팀이 준결승전 나머지 2팀이 결승전을 치르죠. 다른 리그와 다른 점은 ‘최하위도 플레이오프에 참가한다’ 이 정도가 있겠네요.”라고 말했다.

네메스 코치에 따르면 헝가리 여자배구는 현재 3부리그까지 운영되고 있고, 다른 국가들은 남자배구가 더 인기가 있겠지만 헝가리는 여자배구가 더 유명하다고 한다. 나름 자부심이 깃든 말투였다.

수준은 조금 낮았지만 체육관의 디자인과 팬들의 열정은 그 어느 강팀과 견줘도 뒤처지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보라색을 좋아하는 까닭에 아주 예쁜 체육관으로 오래 기억될 것 같다.

■ 이 취재는 팬데믹이 선언되기 전 진행했습니다.


* 장도영은 대학 1학년까지 배구선수였던 대학생입니다. 은퇴 후 글쓰기, 여행, 이벤트 진행 등 다양한 분야를 적극적으로 체험하면서 은퇴선수로 배구인으로 미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 장도영의 세계 배구여행은 연예기획사 월드스타엔터테인먼트(WORLDSTARENTERTAINMENT)가 후원합니다.
*** 현지 동영상 등 더 자세한 세계 배구여행의 정보는 인스타그램(_dywhy_), 페이스북(ehdud1303), 유튜브(JW0GgMjbBJ0)에 있습니다.

sport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