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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구로 세계를 만난다_in 헝가리①] (32) 여자배구 인기가 더 좋다고?

  • 기사입력 2020-03-23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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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 직원들이 이왕 찍는 거 제대로 찍어야 한다며 여자대표팀 유니폼과 함께 선수들의 사진을 배경으로 마련해줬다.

코로나19로 인한 피해 국가가 급작스럽게 늘어났다. 특히 이탈리아를 기준으로 주위 유럽 국가들이 차례대로 확진자 수가 늘며 외국인을 입국금지하는 사례까지 나왔다. 필자도 그만 취재를 포기하고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나? 싶었지만 비행편이 중단되거나 급격히 감소해버려 돌아가는 방법도 쉽지가 않아졌다.

마스크를 잘 쓰고 다니고, 기본 수칙을 잘 지킨다면 괜찮다는 의견도 많았기에 일단 ‘배구 세계여행’의 취재를 이어가기로 했다. 실제로 취재할 때를 제외하면 모두 숙소에서 자체적으로 운동을 하며 휴식을 취했다. 내가 건강한 것이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한국 V리그에서 뛴 헝가리 선수는 남자부에서는 크리스티안 파다르(2016-17+2017-18 시즌 우리카드, 2018-19 시즌 현대캐피탈), 아르파드 바로티(2013-14 시즌 러시앤캐시(현 OK저축은행), 2016-17 시즌 한국전력), 싸보 다비드(2014-15 시즌 우리카드)가 있고, 여자부에선 2008-09시즌 KT&G(현 KGC인삼공사)에서 뛰었던 나기 마리안이 유일하다.

헝가리 배구협회가 있는 수도인 부다페스트는 유럽에서 야경이 가장 아름답다고 소문이 난 곳이었다. 나름 설렘을 갖고 갔는데 실제로 보니 코로나 사태 속에서도 그 아름다움은 명성과 일치했다. 아니, 유럽의 참담한 현실과 대비되는 동유럽 고유의 미학이 더 빛을 발하는 듯했다. 개인적으로 국회의사당이 가장 잘 보이는 반대편 강가를 야경 관람의 뷰포인트로 추천한다. 색감이 정말 일품이다. 웬만하면 다들 ‘인생샷’을 건질 수 있을 것이다.

혹시 ‘힙한’ 장소를 찾는다면 구글맵에 ‘Szimpla Kert’를 검색하는 것을 추천한다. 요즘 트렌드와 가장 흡사한 장소일뿐더러 낮에는 카페, 저녁에는 바로 변하니 취향에 맞게 선택해서 방문하기 좋다. 다만 요즘과 같은 코로나 위기 때는 가장 피해야할 장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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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다페스트의 대표 야경인 국회의사당의 모습(좌측)과 헝가리배구협회의 외관. 주유소와 함께 있어 놀랐다.


헝가리 배구협회 ‘MAGYAR ROPLABDA SZOVETSEG’

헝가리 배구협회는 필자가 머물렀던 도심 숙소에서 트램을 타고 50분 정도 가야했다. 특이점은 ‘건물이 주유소와 함께 있다는 것’이었다. 따지고 보면 그러지 말라는 법도 없지만 한국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외관이기에 조금 놀랐다.

주유소를 지나 바로 보이는 문이 입구였고 2층으로 올라가니 배구협회가 보였다. 사실 헝가리는 세계랭킹(남자대표팀 66위, 여자대표팀 48위 3월 23일 기준)이 하위권에 속해있는 까닭에 협회 규모가 작고, 시설도 좋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실제로 마주한 것은 신식 건물의 여러 사무실과 많은 직원들을 보유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놀람을 뒤로 하고 호흡을 가다듬고 안으로 들어갔다. 처음 마주친 사람은 주하스 에메스(Juhasz Emese)라는 여성 분이었는데, 대표 비서였다.

차분하게 소속과 여행에 취지를 설명한 후 헝가리 배구에 대해 알고 싶다고 말하자, 그는 잠시 기다리라는 말을 남기고 어디론가로 사라졌다. 5분 정도 지났을까 젊은 여성 한 분이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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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의 내부 모습. 전체적으로 깔끔했다. 그리고 많은 사무실과 직원을 보유하고 있었다.


여자배구가 더 인기가 좋은 헝가리

그녀의 이름은 카롤리나(Karolina)였고, 보조업무를 주로 한다고 하니 배구협회 경력이 그리 많은 것 같지는 않았다. 자리를 마련해 앉고는 이내 설명을 시작했다.

“헝가리 배구는 남자와 여자 국가대표팀을 각각 5개의 팀(이하 모두 이하 15세, 17세, 19세, 21세, 성인)으로 운영하고 있어요. 따로 배구 종목을 위한 훈련장은 없고 시즌 전 일정 기간 동안 주요 도시들에 있는 대표 경기장 중 한 곳을 정해 훈련을 진행하죠. 그리고 헝가리에서 배구는 인기가 없는 편이에요. 대표적인 종목은 축구를 꼽을 수 있고, 수영과 수구처럼 물에서 하는 스포츠도 인기가 많아요.”

특이한 것은 이어지는 여자배구에 대한 설명이었다. “그리고 헝가리는 남자보다 여자 배구가 더 인기가 좋아요. 아마 국제대회에서 여자배구의 성적이 더 좋고, 미모를 갖춘 선수들이 있어서 남성 팬들이 많기 때문인 것 같아요. 한국도 그런가요?(웃음). 그리고 혹시 대표적인 경기장을 가보고 싶으시면 차로 30분 정도 걸리는 에르드 아레나(Erd Arena)를 방문해보세요. 배구를 포함한 실내 종목 경기들이 종종 열려요.”라고 설명했다.

필자가 예상보다 배구협회 규모가 커서 놀랐다고 말하자 에메스 씨는 “다른 국가에서 몇 번 방문한 적이 있는데 다들 그렇게 말하더라고요. 저희 협회에 소속된 직원의 수가 총 40명 정도니 많다고 볼 수 있죠. 건물도 신식이라 다들 근무환경에 만족하면서 일을 하고 있어요.”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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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배구대표팀이 각종 대회에서 입상해 받은 트로피들(좌)과 선물로 받은 대표팀 양말.


인터뷰를 마친 후 감사인사를 전하고 나가려고 하는데 한 남자 직원이 다가와 “그래도 이곳까지 왔는데 뭐라도 드리고 싶네요. 좋은 건 아니고 대표팀용 양말인데 기념으로 가져가세요.”라고 말하며 선물을 줬다.

돈으로 환산하면 얼마 안 되는 물건이지만, 이럴 때는 진짜 가슴 깊은 곳에서 뿌듯함이 느껴진다. 여행을 하며 행복한 순간들 중 하나가 바로 ‘타인에게서 느끼는 따듯함’이다. ‘따듯한 말 한마디가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꾼다’라는 말도 있듯 따듯함이 주는 행복감은 상상이상이다.

끝으로 요즘 한국의 일부 언론이 유럽인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고 ‘나몰라라’ 한다는 식으로 기사를 올리는 걸 봤다. 아주 틀린 말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직접 겪고 있는 유럽 분위기는 기본 수칙을 잘 지키려고 노력하는 쪽이 더 많았다. 분위기도 그렇게 삭막하지 않았다. 하루라도 빨리 코로나19가 사라지기를 소망한다.

* 장도영은 대학 1학년까지 배구선수였던 대학생입니다. 은퇴 후 글쓰기, 여행, 이벤트 진행 등 다양한 분야를 적극적으로 체험하면서 은퇴선수로 배구인으로 미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 장도영의 세계 배구여행은 연예기획사 월드스타엔터테인먼트(WORLDSTARENTERTAINMENT)가 후원합니다.
*** 현지 동영상 등 더 자세한 세계 배구여행의 정보는 인스타그램(_dywhy_), 페이스북(ehdud1303), 유튜브(JW0GgMjbBJ0)에 있습니다.

sport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