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스포츠팀= 남화영 기자] 레이디스유러피언투어(LET) 루키인 앨리스 휴슨(잉글랜드)이 지난주 전 세계에서 열린 프로 스포츠 대회의 유일한 챔피언에 등극했다.

올해 22세의 휴슨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가 유럽을 강타하기 시작하던 지난 14일 LET의 시즌 세 번째 대회인 인베스텍남아프리카공화국여자오픈(총상금 20만 달러)에서 우승했다.

지난주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제 5의 메이저’라고 불리던 총상금 1500만 달러의 빅 이벤트 더플레이어스챔피언십이 열리던 날 이 대회도 티오프 했고 토요일에 우승자가 나왔다. 아프리카 케냐에서 열리는 유러피언투어 매지컬케냐 대회가 2주전에 갑자기 중단되어 열리지 못했고, 같은 기간 태국에서 열릴 예정이던 아시안투어 로열컵은 몇주 전에 이미 취소됐다.

여자 대회로는 일본여자프골프(JLPGA)투어의 레이디스요코하마타이어토너먼트가 취소된 상태였고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인 대만여자오픈은 1월말에 취소되면서 대회가 일찌감치 열리지 못했다.

골프 외에도 전 세계에서 예정된 각종 스포츠나 문화 행사들이 지난 주말에 대거 중단됐다. 코로나19가 급격히 유럽에 확산됐기 때문이다. 반면 남아공은 지난주 초반만 해도 확진자가 3명에 불과했다.

남아공의 제2의 도시인 케이프타운 웨스트레이크골프클럽(파72 6298야드)에서 열린 이 대회에서 휴슨은 마지막날 선두 올리비아 코완(독일)의 3타 뒤에서 시작해 1언더파 71타를 쳐서 한 타차 역전 우승(5언더파 211타)했다. 우승한 휴슨은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면서 감격적인 소감을 이어갔다. “완전히 꿈이 실현된 것이다. 어릴 때부터 이 투어에서 뛰고 싶었는데 첫 대회에 출전해 우승했다.”

지난해 9월 프로에 데뷔한 휴슨은 1월에 열린 퀄리파잉스쿨에서 5위로 마치면서 올 시즌 출전권을 얻었다. 코로나19의 위협이 있는 상황에서 그 역시 남아공 대회 출전을 고민했다. 하지만 투어 출전권을 막 따낸 루키가 할 수 있는 결정이란 가능한 한 대회에 많이 나가서 경험을 쌓는 것이었다.

이틀 연속 2언더파 70타를 친 휴슨은 마지막 날에도 첫홀부터 버디를 잡으면서 출발해 숱한 베테랑 들을 제치고 우승했다. “모든 게 생각보다 훨씬 빨리 이뤄졌다. 좋은 출발을 했는데 결국 우승까지 했다. 확실히 이 대회에 출전하기로 결심했던 게 좋은 결정이었다. 남아 있는 다른 대회가 어찌 될지 모르기 때문에 더욱 행운인 것 같다.”

휴슨은 롤렉스 세계여자골프 랭킹도 급상승했다. 지난주까지 863위였으나 우승 포인트 6점을 받아 이번 주 378위로 급상승했다.

휴슨 외에 공동 2위(4언더파 212타)로 마친 모니크 스미스(남아공)와 엠마 닐슨(스웨덴) 역시 자신들의 커리어 베스트 성적을 냈다. 남아공의 선샤인 레이디스투어 상금왕으로 오른 스미스도 감격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지금 꿈꾸는 것 같다. 마지막 퍼트를 성공했을 때 자신감이 넘쳤다. 마지막 퍼트가 올해 내 투어를 뛰는 자금을 마련해주었다. 항상 캐디를 해주던 엄마가 지난해 돌아가셨다. 그 퍼트는 하늘에 계신 엄마를 위한 것이었다.”

이 대회 이후로 LET대회 일정 역시 불확실해졌다. 이번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예정된 아람코사우디레이디스가 코로나19로 인해 취소됐다. 큰 상금이 걸렸고 중동에서 야심차게 열릴 예정이던 대회는 확산되는 전염병으로 인해 전격 미뤄졌다.

남아공의 확진자는 일주일만인 17일 51명으로 급증했다. 두 개 나라 5명에 그치던 아프리카 대륙에서의 확진자 수도 일주일만에 13개국 79명으로 확산됐다.

휴슨이 다음에 출전할 LET 대회는 오는 5월 7일부터 사흘간 프랑스 에비앙리조트에서 예정된 자브라레이디스오픈이다. 대회가 열릴 수 있을지는 누구도 알 수 없지만, 그러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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