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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프상식백과사전 207] 코로나19가 바꾼 골프 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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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투어 더플레이어스는 1라운드를 치르고 중단됐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 남화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가 전 세계 골프투어 시장을 동결시켰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전 세계적인 전염병 전파인 ‘펜데믹’을 선포하고 각국에 확진가가 급증하면서 골프 등 각종 스포츠 시장도 모두 멈췄다.

현재로서는 4월 중순까지 전 세계에 골프 대회가 열리지 않는다. 남자 투어는 미국, 유럽, 아시아를 합쳐 12개 대회가 예정대로 치러지지 못하고, 여자 대회는 미국, 한국, 일본 3대 투어에 11개 대회가 차질을 빚었다. 물론 전염병의 사태 확산에 따라 추가될 수 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는 13일 긴급 성명을 통해 ‘제5의 메이저’로 불리는 총상금 1500만 달러의 플레이어스챔피언십을 1라운드만 치르고 중단했다. 처음에는 갤러리없이 치르기로 했으나 미국 내 코로나19 감염자가 확산되고, 미국프로농구(NBA) 선수 중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는 등 사태가 커지면서 10시간 만에 전격 중단됐다.

첫날 라운드를 치른 선수들은 황당했으나 조치를 따랐다. 제이 모나한 PGA투어 커미셔너는 “대회 총상금의 절반을 출전 선수들에게 똑같이 분배할 것”이라고 말했다. 750만달러를 출전 선수 144명으로 나누면 선수 1명당 5만2083달러(6300만원)를 받는다.

PGA투어는 이와 동시에 4월초까지 예정된 발스파챔피언십과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델 테크놀로지매치플레이, 폰타카나오픈, 발레로텍사스오픈의 5개 대회 일정을 모두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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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스는 13일 저녁 홈페이지에 대회 연기를 알렸다.


한편 오거스타내셔널은 그로부터 몇 시간 뒤인 금요일(현지시간) 오후에 4월9일부터 열릴 예정인 메이저 골프대회 마스터스를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대회를 주관하는 오거스타내셔널은 지난주까지도 예정 일자에 대회를 치른다는 입장을 고수했으나 전격적인 변경이었다. 마스터스 뿐만 아니라 지난해 처음 시작한 오거스타내셔널여자아마추어, 드라이브 칩 &퍼트까지 전체 일정을 올해 하반기로 미루었다. 조지아의 기후와 골프장의 개장 상황을 감안하면 제 84회를 맞은 이 대회는 올 가을에야 재개될 수 있다.

이로써 PGA투어는 6개의 대회가 취소 혹은 연기됐다. 대회 상금을 합치면 무려 5460만 달러에 이른다. 마스터스의 경우 올 가을에 개최된다면 PGA투어가 이를 어느 시즌에 적용해야 할지 고민에 빠질 수 있다. 8월30일에 투어챔피언십으로 2019~20시즌을 마치기 때문이다.

유러피언투어는 코로나19가 중국에서 기승을 부리던 2월에 이미 4월의 메이뱅크챔피언십과 볼보차이나오픈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전염병의 확산세가 빠르고 대회가 임박해지면서 아프리카 케냐에서 열릴 예정인 매지컬케냐오픈이 취소되었고, 최근에는 19일부터 열릴 예정인 히어로인디안오픈까지 연달아 중단이 선언됐다. 게다가 WGC 델매치플레이나 마스터스는 유러피언투어 일정에도 속해 있는 만큼 총 6개의 대회 일정에 차질이 생긴 것이다.

아시안투어는 태국에서 이번 주 열릴 예정이던 로얄컵이 몇주 전부터 중단됐고 2주 뒤 방글라데시에서 열릴 예정인 방가반두컵이 추가로 취소됐다. 메이뱅크와 볼보차이나, 히로인디언오픈의 3개 대회는 유러피언투어와 공동 주관 대회여서 총 5개의 대회가 중단된 것이다. 이제는 4월말 GS칼텍스 매경오픈이 아시안투어의 첫 대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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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 별 연기되거나 취소된 대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는 13일에 다음 주부터 애리조나 피닉스를 시작으로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볼빅파운더스컵, KIA클래식,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ANA인스퍼레이션 3개 대회를 연기했다. 2부 투어인 시메트라 투어 2개도 연기됐다. 이는 현재로는 종전의 중지된 3개 대회와는 달리 하반기로 일정이 미뤄진 것이다. 마이크 완 LPGA투어 커미셔너는 “연기된 3개 대회는 올해 안에 다시 일정을 잡겠다”고 밝혔다.

지난 1월말에 LPGA투어는 중국 하이난에서 3월 첫째주 재개될 예정이던 블루베이LPGA를 취소한 바 있고, 잇따라 태국에서 20일부터 예정된 혼다LPGA타일랜드, 27일부터 열릴 예정이던 HSBC위민스월드챔피언십까지 3개 대회를 취소했다.

LPGA투어는 이로써 2월말부터 4월 초순까지 총 6개의 대회가 취소되거나 연기되었다. 총상금 규모는 1160만 달러에 달한다. 4월15일부터는 미국 하와이에서 롯데챔피언십이 예정되어 있으나 이 또한 불확실하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는 이번 주 치를 예정이던 대만여자오픈을 일찌감치 취소한 데 이어 4월17일부터 열릴 예정인 셀트리온퀸즈마스터즈가 이미 취소됐다. 마스터스 주간인 4월 둘째주의 롯데렌터카여자오픈이 아직 공식 발표는 나지 않았으나 취소될 수도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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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LPGA는 협회 홈페이지에 대회 취소 공지를 올렸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도 13일 홈페이지를 통해 세 번째 대회인 T포인트에네오스골프토너먼트 취소를 발표했다. 지난 2일에 이은 발표로 JLPGA는 시즌 개막전부터 세 대회를 줄지어 취소하고 있다.

투어측은 스포츠 행사 중단을 발표하는 건 일본 정부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지난달 26일 일본 정부가 대규모 스포츠나 문화행사는 2주간 중지해달라는 내용을 공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오키나와에서 열릴 예정이던 개막전이 취소된 것을 시작으로 매주 한 개씩 대회 취소가 발표되고 있다.

JLPGA는 매주 한 개씩 취소하는 것에 대해 ‘주변 상황을 엄중히 받아들이고 무거운 마음으로 대회를 취소한다’는 내용을 매번 알리고 있지만 결국 7월로 예정된 도쿄 올림픽에 미칠 파장과 부정적인 여론을 우려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오는 27일부터 미야자키에서 예정된 네 번째 대회 악사레이디스나 4월초 가쓰라기의 야마하레이디스 역시 한주 씩 취소를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

애초 스케줄대로 치러지지 못하는 프로 골프 대회가 23개에 달한다. 4월 중순 이후로는 추가로 취소될 수 있다. 그리고 연기된 대회들은 하반기에 빠듯한 스케줄 사이에 쪼개 들어가야 한다. 한 대회가 취소되면 상금만 없어지는 게 아니라 대회장 주변의 상권이 죽고 기업의 마케팅이 축소되고 골퍼들의 관심이 줄어든다. 골프 역사상 가장 변수가 많고 힘든 한 해를 예고한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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