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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늘집에서] 매킬로이의 PGL 보이콧과 사우디 오일 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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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강래 기자] 세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사진)의 프리미어 골프리그(PGL)에 대한 반감이 사우디 아라비아 때문인 것으로 드러나 화제다. 이에 대한 실마리가 미국 골프채널의 코멘테이터인 브랜들 챔블리의 입에서 나왔다.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이 열리는 미국 플로리다주 폰트 베드라 비치의 TPC 소그래스에 머물고 있는 챔블리는 11일(한국시간) 기자들을 만나 매킬로이의 생각을 전했다. 챔블리는 지난 주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때 대회장인 베이힐 골프장에서 매킬로이와 따로 만나 장시간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그 자리에서 매킬로이가 “PGL 출범과 관련된 자금줄이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밝혔다는 것.

프리미어 골프 리그는 미국 뉴욕에 설립된 월드골프그룹(WGG)에서 추진중인 남자골프투어다. PGL은 총상금 2억 4000만달러(약 2800억원)에 연간 18개 대회를 치를 예정이다. PGA 투어와 달리 출전선수는 48명에 불과한 반면 우승상금은 500만 달러(약 60억원)에 달한다. PGL 설립에는 뉴욕 월스트리트의 투자 은행과 라스베이거스의 스포츠 도박업체들이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미어 골프리그의 CEO인 앤드류 가디너는 공공연하게 “프리미어 골프리그 출범과 관련된 기금은 사우디의 국부 펀드에서 상당 금액이 충당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PGA투어 주변에선 그 돈이 1조원에 달할 것이란 소문이 돌고 있다.

매킬로이는 월드골프그룹에서 PGL에 참여하길 원하는 엘리트 골퍼들중 가장 먼저 거부의사를 밝혔다. 지난 1월 PGA투어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 3라운드를 마친 후 PGL 관계자들과 접촉했음을 시인했다. 그리고 “난 PGA투어를 사랑한다”며 PGL에 참여할 의사가 없음을 명확히 했다. 하지만 우즈나 미켈슨, 켑카 등 다른 선수들은 불참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히지는 않고 여론의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매킬로이가 사우디 아라비아에 대해 반감을 갖는 이유는 인권과 관련이 깊다. 특히 2018년 워싱턴 포스트의 사우디 출신 저널리스트인 자말 카슈끄지의 살해와 연관됐다. 사우디 정부는 반정부 활동을 하고 있는 카슈끄지를 터키 이스탄불의 사우디 대사관으로 유인해 살해했다. 미 중앙정보국(CIA)은 사우디의 실권자인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가 카슈끄지 살해 사건의 배후라고 밝힌 바 있다.

사우디 아라비아 정부에서 2년째 개최한 유러피언투어 사우디 인터내셔널도 이런 이유로 의식있는 선수들은 불참했다. 대표적인 선수가 매킬로이와 폴 케이시였다. 타이거 우즈도 너무 멀다는 이유로 300만 달러(약 35억 7700만원)의 초청료를 거절했다. 하지만 필 미켈슨이나 더스틴 존슨, 브룩스 켑카는 거액의 초청료를 받고 출전해 대조를 이뤘다.

매킬로이의 눈은 골프를 넘어선 세상을 바라보는 듯 하다. 과거 아이티 지진 때 현장에서 구호활동을 했던 매킬로이는 어느덧 '골프'라는 울타리를 뛰어 넘어 더 큰 세상 속에서 더불어 살아가려는 것 같다. 프로 골퍼로서 단순하게 얼마나 많은 돈을 벌고, 또 어떤 멋진 경기력을 선사하느냐의 문제는 넘어선 듯 하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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