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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구로 세계를 만난다_in 터키①] (30) “국민 여러분 모두 힘내셨으면 좋겠어요” 터키에서 김연경의 메시지

  • 기사입력 2020-03-09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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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 선수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이날은 필자의 인생에서 손꼽히는 하루로 기억될 것 같다.

코로나19로 인해 한국인을 입국금지하는 국가가 많아졌다. 개인적으로 배구 세계여행의 완성을 위해 아직 다른 유럽 국가들을 더 취재해야 되는데 물거품이 될 상황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었다. 더 심각해지기 전에 필자가 가장 가고 싶었던 리그를 떠올렸다. 이탈리아, 러시아, 터키였다. 하지만 이탈리아는 코로나19로 가장 피해를 많이 보고 있는 국가였기 때문에 일단은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다행히 당시 러시아는 한국인을 크게 제지한다는 말이 없어서(기사가 나갈 시점에서는 변경) 터키로 먼저 가기로 했다. 참고로 이 여행기를 꾸준히 봐주는 독자 분들도 김연경 선수의 취재를 원한다는 연락을 자주 했었기에 큰 고민 없이 터키행을 결정했다.

계획이 틀어졌기 때문에 추가 비용이 발생했지만 취재를 못하는 것보단 돈을 포기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 컸다. 그리고 나머지 유럽 국가들은 터키 이후에 취재하기로 정했다.

필자는 이스탄불로 향했다. 확실하진 않지만 김연경 선수의 복귀전을 보고 싶기도 했고 터키리그 강팀들은 대부분 이스탄불에서 경기를 펼치기 때문에 정했다.

개인적으로 작년 9월부터 여행을 시작한 후 코로나19 위험국가를 방문한 적이 없어 터키에 입국하는 데에는 큰 문제는 없었다. 다만 동양인을 향한 시선은 역시 따가웠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피해를 입는 게 아니라면 신경 쓰지 않는 것이 속이 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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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 외부 모습(좌측)과 내부에 있는 트로피와 매점의 모습(우측).


터키여자배구리그(Vestel Venus Sultanlar Ligi)

원래 이 여행은 배구 취재와 함께 각국의 역사와 문화를 알 수 있는 명소도 탐방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마음이 급해졌기에 무조건 ‘배구 우선주의’를 채택했다. 당연히 도착한 후 가장 먼저 취재할 경기를 찾았다. 다행히 김연경 선수의 소속팀인 엑자시바시(Eczacibasi)의 경기가 며칠 뒤에 펼쳐질 예정이었다. 그동안 너무 정신없이 돌아다녔기 때문에 충분한 휴식을 취했고 경기 당일인 어제 시간에 맞춰 체육관으로 향했다.

필자의 숙소는 ‘탁심 광장’ 근처에 있었는데 그곳을 기준으로 지하철과 버스를 한 번씩 타면 1시간 정도 걸려 체육관에 도착할 수 있었다. 구글맵에 ‘엑자시바시 스폴 살로뉴(Eczacibasi Spor Salonu)’라고 검색하면 자세하게 나온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엑자시바시는 약팀과의 경기만 홈경기장에서 치르고 나머지 강팀과의 경기나 다른 대회들은 모두 규모가 큰 ‘부르한 펠레크 스포르 콤플렉시(Burhan Felek Spor Kompleksi)’라는 곳에서 치른다고 한다.

도착한 후 간단한 짐 검사를 마치고 경기장 안으로 들어갔다. 들어가자마자 엑자시바시팀의 단체사진과 각종 대회에서 입상해 받은 트로피들이 보였고 간단하게 요기할 수 매점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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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를 치르고 있는 양 팀의 모습. 수준은 당연 최고였다.


김연경의 빈자리가 느껴졌던 엑자시바시

이날 경기는 리그 2위(이하 모두 3월 8일 기준) 팀인 엑자시바시와 5위 팀인 예실유르트(YESILYURT)의 대결이었다. 아쉽게도 김연경 선수는 기자석에서 경기를 관람했다.

1세트는 엑자시바시가 완벽하게 장악했다. 특히 윙스파이커인 나탈리아 질리오 페레이라(NATALIA ZILIO PEREIRA)와 아포짓 스파이커인 티아나 보스코비치(TIJANA BOSKOVIC)의 강력한 공격력이 눈에 띄었다.

하지만 2세트는 예실유르트의 반격이 매서웠다. 로아나 카라타수 알렉시아(LOANA CARATASU ALEXIA)의 파워풀한 공격력을 앞세워 엑자시바시를 몰아붙였고 세트 중반 흐름을 잠깐 뺏기긴 했지만 뒷심을 발휘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참고로 로아나 카라타수 알렉시아는 2003년생이다. 젊은, 아닌 ‘어린’ 선수의 플레이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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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팬들은 가족단위로 많이 찾아왔다. 아기들이 즐겁게 놀며 응원하는 걸 보고 있으니 저절로 흐뭇한 미소가 지어졌다.


이어진 3세트에서는 엑자시바시의 디펜스가 살아나며 흐름을 다시 뺏어왔고 4세트에선 티아나 보스코비치의 원맨쇼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티아나 보스코비치는 4세트에서만 서브에이스로 5득점(3득점은 연속)을 잡아냈다. 3-1(25-15, 24-26, 25-21, 25-17) 엑자시바시의 승리.

이날 나탈리아 질리오 페레이라는 20득점, 티아나 보스코비치는 26득점을 기록하며 양 날개의 위엄을 보여줬다. 상대편인 예실유르트의 로아나 카라타수 알렉시아는 팀은 패했지만 23득점을 기록하며 본인의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

전체적으로 경기의 수준은 필자가 지금까지 본 여자배구리그 경기 중 당연 최고였다. 오랜만에 수준 높은 배구를 볼 수 있어 행복했다.

엑자시바시는 고군분투 끝에 승리하기는 했지만 중요한 순간 한방을 책임져줄 해결사가 필요해 보이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김연경 선수가 복귀한다면 완벽한 삼각편대를 가동할 것으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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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자시바시의 작전타임 모습(좌측)과 비디오 판독 전광판(우측)이 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닥에 있어 신기했다.


“국민 여러분 모두 힘내셨으면 좋겠어요”

경기가 끝난 후 김연경 선수를 인터뷰하기 위해 찾아갔다. 사실 사전에 연락을 한 것도 아니고, 장비라곤 필자의 핸드폰뿐이라 인터뷰 요청이 실례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김연경 선수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앉아서 하는 게 편하시겠죠?”라는 농담으로 필자의 긴장을 풀어줬다. ‘역시 캡틴킴!’

필자는 먼저 퍼센트로 현재 몸 상태에 대해 말해달라고 했다(김연경 선수는 복근부상을 당해 2월 중순까지 한국에서 치료한 후 터키로 이동했다).

“지금 퍼센트로 말씀드리기가 조금 어려워요. 아직 팀 훈련을 시작하지 않았고 볼을 만지는 것도 혼자서만 했었거든요. 통증은 많이 줄긴 했는데 워낙 자주 아팠던 곳이라 조심스럽네요. 그래도 이번 주부터 팀 훈련을 참가할 예정이고 조금씩 훈련량을 늘릴 예정이에요. 언제 복귀하겠다고 정확히 말씀드리기가 어렵네요.”

김연경 선수는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코로나19에 대해서도 “사실 저도 처음에 소식을 듣고 놀랐어요. 너무 빠른 속도로 퍼지는 것이 무섭기도 했고요. 한국에 계시는 국민 여러분들이 많이 힘드실 것 같아요. 제가 이런 말을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국민 여러분 모두 포기하지 마시고 꼭 힘내셨으면 좋겠어요. 제가 할 수 있는 건 빨리 코트장으로 복귀해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리는 것뿐이라고 생각해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답했다.

■ 김연경 선수 인터뷰 및 현장 분위기 영상


김연경 선수와는 여러 가지 주제에 대해 대화를 나누었다. 라바리니 감독과는 가끔 연락을 하고, 자신은 현재 안전하게 잘 지내고 있다고 한다. 또 배구 유소년 시스템에 대해서도 깊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이는 나중에 따로 기사화하려고 한다.

사실 필자도 김연경 선수를 사적으로 본 적은 없기에 많이 긴장됐다. 하지만 그녀는 이미 잘 알려진 것처럼 시원시원한 성격으로 필자의 긴장을 풀어줬고, 최선을 다해 인터뷰에 응해줬다.

‘세상에 잘하는 선수는 많지만 훌륭한 선수는 소수다’라는 말이 있다. 김연경 선수를 직접 본 후 그가 왜 ’월드클래스‘로 불리는지 알 수 있었다. 실력은 당연한 것이고 인성이 정말 훌륭했다.

빨리 코트장에서 캡틴킴이 뛰는 걸 보고 싶다. 그녀가 우릴 응원하는 것처럼 우리도 그녀를 진심을 다해 응원해줘야 된다고 생각했다.

끝으로 김연경 선수는 필자의 세계 배구여행 기사를 봤다고 했다. ’김연경 선수가 내 여행기를 보다니! 그리고 내가 직접 김연경 선수를 인터뷰 하다니!‘ 오늘 잠은 다 잤다.

■ 핸드폰으로 사진과 영상을 촬영해 화질이 고르지 못한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오해의 소지가 있을 것 같아 다시 말씀드립니다. 필자는 작년 9월부터 세계 배구여행 프로젝트를 진행해왔고 지금까지 코로나19 위험국가를 방문한 적이 없습니다. 현재 건강한 상태이며 혹시 조금이라도 이상이 있을 시 곧바로 병원을 찾아가 검진을 받겠습니다. 늘 따듯한 말씀들 감사드립니다. 더 좋을 글로 찾아뵙겠습니다.

* 장도영은 대학 1학년까지 배구선수였던 대학생입니다. 은퇴 후 글쓰기, 여행, 이벤트 진행 등 다양한 분야를 적극적으로 체험하면서 은퇴선수로 배구인으로 미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 장도영의 세계 배구여행은 연예기획사 월드스타엔터테인먼트(WORLDSTARENTERTAINMENT)가 후원합니다.
*** 현지 동영상 등 더 자세한 세계 배구여행의 정보는 인스타그램(_dywhy_), 페이스북(ehdud1303), 유튜브(JW0GgMjbBJ0)에 있습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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