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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구로 세계를 만난다_in 폴란드②] (27) ’부러움의 끝‘ 폴란드 2부 리그 인프라에 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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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팀인 케이에프씨 그워디아 브로츠와프(KFC Gwardia Wrocław) 팀 선수들과 함께 태극기를 들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모두들 친절했다.


폴란드 배구협회 취재를 마친 후 배구리그에 대한 정보를 찾았다. 지금까지 줄곧 1부 리그만 체험했는데, 폴란드에는 4부 리그까지 있었다. 그래서 이번 편은 실력은 조금 뒤처지더라도 2부 리그를 취재하기로 결정했다.

어떤 경기를 볼지 고민하다 다음 여행국가를 체코로 정했기 때문에 이동 루트가 겹치는 ’브로츠와프‘라는 도시로 향했다. 폴란드 기준 남쪽과 서쪽 사이에 위치해 있었고 중심지로만 비교했을 때는 수도인 바르샤바와 큰 차이가 없었다. 오히려 필자는 개인적으로 브로츠와프의 건물들과 분위기가 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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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를 치르고 있는 양 팀의 모습. 체육관은 경기하기 딱 좋은 크기였다.


부러움의 끝

필자가 볼 경기는 당시 2부 리그 5위(케이에프씨 그워디아 브로츠와프[KFC Gwardia Wrocław])팀과 6위(미키에비치 클루츠보르크[Mickiewicz Kluczbork])팀의 대결이었는데 승점 차이가 크지 않았기 때문에 양 팀에게 모두 중요한 승부였다.

체육관의 이름은 ’Hala Orbita(할라 오르비타)‘였고 중심지 근처인 숙소에서 트램을 타고 20분, 내려서 10분 정도 걸으니 도착했다. 다른 체육관들과 비슷한 정도의 크기였고 주위엔 여러 스포츠 시설을 보유한 건물도 있었다.

안으로 들어가서 기자증을 보여주며 오늘 이 경기를 취재하러 왔다고 말했다. 그러자 직원은 상사에게 보고를 하더니 잠시 기다리라고 했고 5분 정도 대기하니 한 여성분이 다가왔다. 그녀는 신상과 관련된 몇 가지 질문을 했고, 필자가 잘 대답하자 이내 입장권인 팔찌를 채워줬다.

뿐만 아니라 “혹시 저희 소속팀 기자분이 따로 계신데 소개해드릴까요? 도움이 될 것 같아서요”라고 말했고 필자는 ’그렇게 해주시면 저야 감사하죠. 부탁드립니다‘라고 답했다. 기분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인지도가 조금 떨어지는 곳에선, 취재를 한다고 하면 다들 적극적으로 도와주려는 분위기인 듯하다.

경기장으로 들어가 여행을 시작하고 처음으로 2부 리그 현장을 마주하게 됐는데 ’응? 뭐야? 이게 2부 리그라고?‘라는 생각과 함께 놀랐다. 체육관의 시설은 다른 국가 1부팀 못지않았고 팬들도 일요일 저녁임에도 불구하고 꽤 많이 경기를 보러 왔다. 특히 코트장 주변 곳곳에 있는 스폰서들의 흔적은 ’정말 2부 리그 맞아?‘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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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에게 친절하게 설명을 해준 케이에프씨 그워디아 브로츠와프의 소속 기자 도리드 펠릭과 함께(왼쪽 사진). 내부에는 매점과 스토어도 있었다(오른쪽 사진).


폴란드 배구 2부 리그

기자석으로 가니 한 남자를 소개해줬는데 그의 이름은 ’도리드 펠릭(Dawid Paluch)‘이었고 홈팀인 케이에프씨 그워디아 브로츠와프 소속 기자였다. 그는 푸근한 미소로 필자를 맞아주며 “제가 어떻게 도와드리면 될까요?”라고 말했다. 필자는 ’폴란드 배구 2부 리그와 관련된 것이라면 뭐든지 좋습니다!‘라고 답했다.

펠릭 씨에 따르면 폴란드 배구 2부 리그는 남자 14팀과 여자 12팀으로 운영된다. 남자팀으로 예를 들었을 때 예선전은 본인 팀을 제외하고 13개의 팀과 각 2번씩(홈에서 1번 어웨이에서 1번) 맞붙어 총 26경기를 진행한다. 이후엔 상위 8팀이 준준결승전을, 승리한 4팀이 준결승전을, 마지막 2팀이 결승전을 치른다. 8강부터는 3판 2선승제이고, 여자팀도 숫자만 다를 뿐 나머지는 모두 같다.

펠릭 씨는 “2부 리그는 수준과 인지도가 조금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것을 빼고는 1부 리그와 크게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해요. 팬들도 꽤 있고 스폰서도 최대한 많이 끌어오려고 하고 팬들을 위한 다양한 마케팅과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거든요. 그리고 3부와 4부 리그도 운영하고 있는 것처럼 폴란드에서 배구는 인기 종목이에요”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직접 보고 이야기를 들으며 떠오르는 건 하나였다. ’아.. 정말 부럽다. 우리나라는 언제쯤 1부 리그 팀이 더 창단하고 2부 리그도 운영하게 될까? 그런 날이 오긴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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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리그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꽤 많은 관중들이 와 놀랐다(왼쪽). 코트장 주변 곳곳에 있는 스폰서들의 흔적 중에서도 차가 실내에 들어와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폴란드 남자배구 1부 리그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선수가 70만 유로(한화 약 9억)고 2부 리그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선수가 2만 유로(한화 약 2,600만 원)라고 한다. 차이가 크지만 더 높은 곳으로 향하기 위해 선수들은 개의치 않고 최선을 다한다고 한다. 그만큼 배구에 대한 열정이 높다는 뜻이다.

사실 방문하기 전에는 시설도 열악하고 팬들도 별로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막상 마주한 2부 리그는 반전의 연속이었다. ’시설, 팬, 마케팅, 이벤트‘ 등 어디 하나 부족해 보이는 곳이 없었다. 경기력 차이는 당연히 감안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펠릭 씨는 선수단과 기념사진을 찍을 것을 권유했다. 자신의 기사에도 필자가 방문한 것을 작성하고 싶다고 했다. 그렇게 좋은 추억을 사진으로 남기며 취재를 마쳤다. 여러모로 얻은 것이 많은 폴란드 2부 리그 취재, 아마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이 맛에 외롭고 힘들지라도 묵묵히 세계 곳곳을 취재한다.

■ 폴란드 2부 리그 현장 영상


* 장도영은 대학 1학년까지 배구선수였던 대학생입니다. 은퇴 후 글쓰기, 여행, 이벤트 진행 등 다양한 분야를 적극적으로 체험하면서 은퇴선수로 배구인으로 미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 장도영의 세계 배구여행은 연예기획사 월드스타엔터테인먼트(WORLDSTARENTERTAINMENT)가 후원합니다.
*** 현지 동영상 등 더 자세한 세계 배구여행의 정보는 인스타그램(_dywhy_), 페이스북(ehdud1303), 유튜브(JW0GgMjbBJ0)에 있습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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