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구로 세계를 만난다_in 프랑스①] (21) ‘인기는 없어도 실력은 좋다’ 프랑스 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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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하는 내내 필자를 도와준 캐롤라인 토마스(Caroline Thomas)와 함께 프랑스 배구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사진을 찍었다.


스페인 알메리아에서 배구 취재를 마친 후 ‘그나라다, 세비야, 바르셀로나’ 순으로 관광했다. 겨울이었지만 경량패팅 하나 정도 걸치면 그만인 날씨가 아주 좋았고, 각 지역마다 특유의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것에는 행복감을 느꼈다.

지극히 주관적인 시점으로 그라나다에선 ‘알함브라 궁전’을, 세비야에선 ‘스페인 광장’을, 바르셀로나에선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을 꼭 가볼 것을 추천한다. 정말이지 한동안 멍을 때릴 정도로 아름다운 곳들이었다.

그렇게 스페인 여행을 마치고 바르셀로나에서 비행기를 타고 프랑스 파리로 넘어갔다. 이동거리가 가장 가깝기도 했고, 프랑스 남자대표팀이 세계랭킹 9위(이하 1월 16일 기준)에 랭크되어있는 만큼 좋은 취재거리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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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배구협회 외부는 일반 주택과 느낌이 흡사했고, 내부는 전체적으로 깔끔했다.


파업으로 인한 불편함,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 프랑스로 떠나기 전 고민이 많았다. 필자가 방문할 당시 프랑스는 일명 ’연금 논란‘으로 나라가 떠들썩했기 때문이다. 많은 파업 중에도 교통 파업이 가장 걱정됐다. 택시를 타기엔 가격이 너무 비쌌고, 대중교통이 운행을 안 한다면 이동할 방법이 ’오로지 걷는 것‘밖에 없으니 말이다.

그래도 해보고 후회하자는 생각 하나로 출발했다. 그런데 ㅜㅜ. 막상 공항에 도착하니 답이 없었다. 숙소로 가는 버스와 지하철이 아예 운행을 하지 않았고, 택시는 줄도 길고 가격을 감당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속으로 ’ㅇ.. 어떻게 숙소로 가지?‘라고 한숨을 내쉬며 있는데, 어떤 젊은 한국인 남자 분이 대뜸 “혹시 저 시내 쪽은 아니어도 그 근처까지는 가는데 같이 타실래요? 금액은 제가 낼게요. 혼자 가만히 계셔서 지나칠 수가 없었어요(웃음).”라고 말했다.

평소 같으면 빚지는 게 싫어 정중하게 거절했겠지만 그 친구의 마음이 따듯해서 ’그럼 신세 좀 지겠습니다!‘라고 말하고 얻어탔다. 이렇게 시내와 제법 떨어진 곳에 내린 뒤 한 시간 동안 25kg 정도 되는 짐을 짊어지고 숙소까지 걸어갔다. 힘들었지만 타인이 전해준 ’따듯함‘ 덕분에 기분 좋게 향했던 것 같다. 이럴 때마다 항상 느낀다. ’나도 베풀면서 살아야지!‘라고. 이 정도면 출발이 좋다. 프랑스 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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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롤라인 토마스가 필자에게 설명하며 적어준 포스트잇들과, 지난 2014-15 시즌 현대캐피탈에서 뛰었던 케빈 레룩스의 팸플릿. 그는 아직도 프랑스 배구 국가대표로서 뛰고 있다고 한다.


평범한듯 강해 보이는 프랑스배구협회

고된 걷기운동을 지나치게 한 까닭에 숙소에 도착하니 녹초가 됐다. 당일은 무엇을 할 수 있는 몸과 마음의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에 휴식을 취했다.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 프랑스배구협회까지 가는 방법을 찾았다. 호스텔 직원의 도움을 받아 위치를 찾긴 했지만 파업 때문에 가는 길이 막막했다. 버스와 지하철은 일찌감치 포기했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 근처까지 가서 걸어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가격은 비쌌지만 다행히 근처까지 가는 기차가 있어서 탑승했다. 이런 식으로 고생 끝에 프랑스 배구협회에 도착했다. 한국의 대학생 배구기자가 자기들을 만나기 위해 이렇게 고생한 것을 프랑스 배구인들을 상상도 못할 것이다.

배구협회 건물의 외관은 평범한 주택 느낌이 들었다. 입구 양옆엔 프랑스 배구협회를 알리는 표식만이 다를 뿐이었다.

지금까지 스페인어과 포르투갈어를 쓰는 국가를 다녔느데, 이제 프랑스어다. 정말이지 언어의 장벽과 싸우고 있다. 역시 그들은 프랑스어로 내게 말을 걸어왔다. 처음 듣는 억양과 단어들이 난무하는 가운데 필자는 얼른 번역기를 돌려 소속과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하고, 영어가 가능한 분을 불러달라고 부탁했다.

다행히 조금 기다리니 연세가 있어 보이는 여자 분이 다가왔다. 그녀의 이름은 ‘캐롤라인 토마스(Caroline Thomas)’였고, 커뮤니케이션 매니저(Communication Manager)라는 직책을 맡고 있었다. 한국으로 치면 국제부 정도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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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배구협회 사무실 일부 모습. 총 2층으로 되어있었고 규모가 꽤 크고 직원 수가 많아 보였다.


“인기는 없어도 실력은 좋아요”

그녀는 나를 보며 놀란 표정을 짓더니 “여기는 무슨 이유로 찾아온 거죠? 어디 나라 사람인가요?”라며 조금은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이는 이미 여러 나라의 배구협회르 방문할 때마다 겪어온 것이기에 익숙했다. 필자는 늘 그렇듯 사진을 보여주며 여행이야기를 짧고 굵게 설명했고, 그녀는 곧바로 경계심을 풀었다.

토마스느 사무실로 들어오라고 하더니 “제가 어떻게 당신을 도와주면 될까요?”라고 말했다. 필자는 ’프랑스 배구에 대해 어떤 내용이라도 좋으니 알고 싶습니다!‘라고 답했다.

그녀는 “프랑스는 현재 남자팀과 여자팀을 각각 총 4개의 팀으로 국가대표를 운영 중이에요. 17세(이하 모두 이하), 19세, 21세, 성인팀으로 나눠져 훈련을 진행하고요. 남자팀은 프랑스 남쪽 끝에 있는 몽펠리에라는 지역의 ’크렙스 몽펠리에(Creps Montpellier)‘라는 곳에서, 여자팀은 툴루즈라는 지역의 ’크렙스(Creps)‘라는 대학교에서 합숙하며 훈련해요. 주니어 시니어 상관 없이 성별로만 나눠져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프랑스 배구는 사실 인기가 많이 없어요. 프랑스에서 스포츠는 첫째가 당연히 축구고 그 다음으론 ’럭비-테니스-농구‘ 등이 인지도가 높죠. 사실상 배구는 비인기 종목에 속해요. 그래서 자국에서 뛰는 국가대표 선수들 대부분이 유럽 다른 국가들이나 남미 쪽으로 발길을 돌리는 것 같아요. 인기는 없지만 그래도 실력은 괜찮지 않나요?(웃음). 명색이 세계랭킹 9위(남자대표팀)인데. 안타깝지만 여자대표팀은 공동 39위라 국내에서도 크게 기대를 하지 않는 게 현실이죠”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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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롤라인 토마스가 필자에게 준 기념 선물들. 스스로 ’나는 복받은 사람‘이란 생각이 들 정도로 좋았다. 여행이 끝날 때까지 잘 간직해야겠다.


공식 인터뷰가 끝난 후에도 그녀와 배구 이야기를 한참 계속했고, 그녀는 필자에게 근교에서 펼쳐지는 리그 경기를 추천해줬다. 그리고 먼 곳까지 오느라 고생했다며 프랑스 배구협회에서 만든 여러 가지 물건들을 선물했다.

여행을 하며 매번 온갖 산전수전을 겪어야 하지만 이런 ’순간들‘ 덕분에 좋은 힘을 얻는 것 같다. 얼른 프랑스 배구리그 경기를 보고 싶다. 빨리 떠나자. ’Allez!! Allez!!‘

* 장도영은 대학 1학년까지 배구선수였던 대학생입니다. 은퇴 후 글쓰기, 여행, 이벤트 진행 등 다양한 분야를 적극적으로 체험하면서 은퇴선수로 배구인으로 미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 장도영의 세계 배구여행은 연예기획사 PNB가 후원합니다.
*** 현지 동영상 등 더 자세한 세계 배구여행의 정보는 인스타그램(_dywhy_), 페이스북(ehdud1303), 유튜브(JW0GgMjbBJ0)에 있습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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