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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포츠 만화경] ‘감 깎는 호랑이’ 최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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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 올라온 최호성의 감깎기 동영상 장면.


‘낚시꾼 스윙’ 최호성이 27일 올린 동영상 하나가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10일 일본 남자프로투어(JGTO) PGM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최호성이 코치현에서 이 지역 특산품인 감을 깎는 장면인데, 최호성은 과일칼로 감껍질을 한 번도 끊이지 않고 말끔하게 깎아냈다. 여기에 마지막에서는 꼭지 부분까지 쏙 빼먹을 수 있도록 솜씨를 발휘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지켜보던 일본사람은 “토라(일본어로 호랑이)상, 정말 얇게 잘 깎는다! 스고이(대단하다)!”를 연발했다.

‘감 하나 잘 깎는 게 무슨 대단한 일이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최호성의 인생역정을 고려하면 이 감깎기는 나름 의미가 있다. 그는 포항 장기 출신으로, 가난한 집안환경으로 어려서부터 해녀인 어머니 밑에서 농사와 바닷일을 했다. 뱃일을 통해 자연스레 골프에 필요한 근육과 균형감각을 길렀다는 말이 있다.

최호성은 포항 수산고 졸업반 대 현장실습으로 칼을 들고 참치 해체작업을 하다가 오른손 엄지손가락의 첫 마디를 잃기도 했다. 칼을 잘 다루는 데는 이유가 있는 셈이다. 최호성은 이후 26살에 숙식제공이라는 말에 골프장에 취직했고, 이후 골프에 모든 것을 걸어 프로가 됐고, 톱랭커로 성장했다. 화제가 된 그의 ‘낚시꾼 스윙’도 나이가 들면서 비거리 부담이 커지자 이에 대한 해결책에서 나온 생계형 작품이다.

“골프를 안 했으면 무엇을 했을 것 같나?”라는 질문에 최호성은 “너무 절박한 인생이어서 생각해볼 여유가 없었다”고 답한 바 있다. 최호성의 감깎기에는 골프에 입문하기 전 최호성의 처절한 삶이 배어있기에 살짝 감동인 것이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유병철 기자]

■ 최호성 감깎기 동영상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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