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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프매거진> 세계 100대 코스는 어떻게 가려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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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 모리세티 골프매거진 코스 에디터가 세계 100대 코스 선정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골프매거진]


[헤럴드경제 스포츠팀= 남화영 기자] 골프전문 월간지 <골프매거진>의 최근 ‘세계 100대 코스’ 결과가 전 세계 골프 전문가들 사이에서 화제다. 1983년부터 세계 100대 코스를 2년 주기로 발표하는 이 매체가 올린 2020~21년 코스 순위에 격변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미국 뉴저지의 파인밸리가 여전히 1위를 했고, 미국 페블비치의 사이프러스포인트가 2위, 스코틀랜드의 골프 발상지 세인트앤드루스 올드 코스가 3위를 지켰다. 하지만 메이저 대회 마스터스를 개최하는 오거스타내셔널이 9위로 4계단 하락했고, 페블비치가 11위가 되면서 톱10에서 밀려났다.

한국의 클럽나인브릿지는 종전 41위에서 53계단 하락한 94위에 랭크됐고, 스코틀랜드 에버딘의 트럼프인터내셔널링크스는 54계단 하락해 100위가 됐다. 기존에 리스트에 들었던 중국의 샹킹베이, 태국의 아유디야링크스, 아랍에미리트(UAE)의 야스링크스 등은 아예 100위에서 탈락했다. 남해의 사우스케이프오너스클럽은 향후 주목할 추가 50대 코스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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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라이 올드 코스가 갑자기 세계 67위로 리스트에 들어왔다.


반면 잉글랜드의 라이 올드코스가 67위로 갑자기 100위 안에 들었고, 슬리피할로우, 예일, 세인트조지스힐 등 이전까지는 없던 11개 코스가 새로 100대 코스에 올랐다. 기존 코스중에는 서머셋힐스가 33계단이 오른 42위로 상승하는 등 큰 폭의 순위 변화가 있었다.

이같은 변화는 잡지의 모체인 뉴욕타임즈 그룹에서 지난해 8AM그룹으로 주인이 바뀌면서 일어났다. 이번 평가에서 종전 130명 이상이던 코스 패널 숫자는 대폭 줄었고 큰 폭의 패널 물갈이가 있었다. 논란을 잠재우기 위함인지 이 매체는 어떤 이들이 100대 코스를 발표했는지 패널 관련 기사를 24일 추가로 올렸다.

코스 에디터인 란 모리세티는 올해 75명의 코스 디자인에 대한 일가견이 있는 패널을 통해 이 리스트를 얻었다고 소개했다. 그중에 코스 설계가가 7명이다. 탐 도크, 길 한스, 데이비드 맥레이 키드, 마이크 클래이튼, 브라이언 컬리, 다나 프라이, 짐 어비나 등이 코스 평가에 참여했다.

모리세티는 대폭 축소된 패널 수를 적을수록 더 좋다고 평가했다. “어떤 코스가 어떤 특징을 지녔는지 변화는 어떠한지 등에 대한 식견을 가진 사람들이 패널이다. 다른 매체의 코스 평가는 다수의 평가 패널을 통해 결과를 얻지만 우리는 적을수록 좋다는 소수정예 원칙을 고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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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저지의 파인밸리는 여전히 1위를 지켰다.


모리세티가 밝힌 올해 100대 코스 평가과정은 다음과 같다. 각 코스 평가 패널에게 전 세계 13개국의 430여 곳의 후보 코스를 보내고 ‘나의 톱3’를 시작으로 다양한 평가 기준에 채점하도록 한다. 톱3에는 100점을 주고, 4~10위까지는 85점, 11~25위까지 75점, 50위까지 60점을 준다. 75위까지는 50점, 100위까지 40점, 150위까지 30점을 주어서 200~250위에 10점을 주었다. 각 패널들이 코스에 준 점수는 동일한 배점으로 평점을 산출했다.

모리세티에 따르면 코스를 보는 기준이 모두 다르다. 어떤 패널은 코스를 도는 즐거움이 골프의 최고 목적이다. 플레이 각도나 디자인에 대해 높은 평점을 둔다. 어떤 패널은 도전성에 두고 골프백에 있는 14개 클럽을 모두 사용할 수 있는가를 평점의 기준으로 삼는다. 어떤 이들은 전체적인 분위기나 환경에 가점을 주기도 한다.

골프매거진 평가의 핵심은 패널들의 상대 평가에 따른 결과라는 데 있다. 통계적으로 의미없는 평점들을 제거하고 평가된 코스들의 평균 포인트로 코스 순위를 매긴다. 패널들의 평균 나이는 52.4세이며, 1위로 선정된 파인밸리를 ‘나의 톱3’에 꼽은 패널은 57.3% 였다. 총 80명 패널 중에 평가에 참여한 75명이 평가한 평균 기간은 9.8년이며, 올해에 평가된 평균 코스 숫자는 191곳이다. 그들이 평가한 곳이 100대 코스에는 평균 69곳이 들었다.

75명의 코스 패널을 분류해보니 49명이 미국인이다. 호주인이 5명,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아일랜드인이 2~3명씩이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인이 3명이고 한국인 중에는 CJ건설 리조트본부 신규 사업 담당인 오상준 기획팀장이 유일한 패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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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나인브릿지는 이번에 94위로 53계단 하락했다.


오 씨는 뉴욕의 콜롬비아대학에서 건축을 공부했고, 스코틀랜드 에딘버러 대학에서 코스설계학 석사를 받았다. 몇 년전 게일인터내셔널코리아에서 근무하면서 잭니클라우스 송도 골프장 조성할 때 코스 현장 매니저로 근무했고, 호주의 두 명의 설계가와 함께 해리슨크루즈오 합작 코스 설계사무소를 운영하기도 했다.

한국의 골프장 수와 시장 규모 등을 감안하면 코스 패널에 한국인이 더 들어가야 할 것 같다. 소수에 의한 상대 평가인데 한국의 좋은 코스들이 과소 평가되었기 때문이다. 반면 서양인들에게 익숙한 클래식 코스들이 후한 평점을 얻었다.

일본인은 패널 3명이 있다. 그래서인지 고베의 히로노골프장은 39위로 한 계단 올라섰고, 이토의 카와나 리조트 후지 코스도 12계단 오른 56위에 자리했다. 패널이 한 명도 없는 나라에서 100대 코스는 한 곳도 없다는 사실은 이를 방증한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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