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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구로 세계를 만난다_in 브라질①] (10) 브라질 배구의 인프라에 놀라다

  • 기사입력 2019-11-12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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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남자배구팀이 지난달 월드컵에서 받은 우승 트로피를 들어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전직 배구선수로, 대학생 배구기자로 아주 영광스러운 순간이었다.)

브라질, 세계에서 가장 악명 높은 나라 중 하나. 치안 등 여러 이유로 원래 배구 세계여행의 계획에는 빠져 있었지만 세계 랭킹(이하 11월 12일 기준) 1위인 남자대표팀과 4위인 여자대표팀을 보유한 이 국가를 방문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결국 없는 형편에 추가 수수료를 내고(ㅜㅜ) 기존의 비행기를 연기하며 브라질행 티켓을 새로 끊었다. 남미의 다른 국가도 조심했지만, 유독 브라질은 더 경계심을 놓지 않기로 다짐을 하면서 말이다.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리우로 향했다. 상파울루에서 중간 경유를 하고 작은 경비행기로 갈아타 리우에 도착했다.

워낙에 정보를 찾기가 힘들고, 위험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은 까닭에 곧바로 한인민박(리우 한인민박)으로 향했다. 여행의 실시간 정보 수집이 필요하고, 한식으로 된 따듯한 한끼가 그리울 때 조금은 가격이 비싸도 한인민박을 방문하는 것이 금세 터득한 나의 여행 노하우기도 하다. 실제로 그만큼의 결과를 항상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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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협회 외부(왼쪽)와 내부 모습. 외부는 크고 넓었고, 내부는 최신식 건물처럼 깔끔했다. 직원들이 실제 일하는 모습은 찍을 수 없어 아쉬웠다. 부서와 직원이 생각보다 많아 놀랐다.


'직원만 100명' 브라질 배구협회

숙소에 짐을 푼 후 민박집 사장님께 브라질 여행에서 조심해야 될 사항들을 듣고 현지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봤다. 당일은 푹 쉬며 취재계획을 구체화한 후 다음날 일찍부터 움직이기로 했다.

브라질에 입국하기 전 배구 정보를 찾으며 세운 취재 계획을 크게 두 가지였다. 첫째는 브라질 배구협회에 방문하는 것이었고, 두 번째는 ‘센트로 데 데센볼비멘토 데 발리볼(Centro de desenvolvimento de voleibol)’의 현장체험이었다. 이곳은 우리나라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가 배구단을 위한 전용건물을 지은 것처럼 브라질의 배구 선수촌이었다.

브라질의 배구 선수촌은 리우에서도 버스로 2시간 30분 정도를 이동해야 했기 때문에 협회를 먼저 찾아가기로 했다. 참고로 브라질에서 짧은 구간 이동은 웬만하면 기사들의 정보가 입력되어 있는 우버를 추천한다. 일반 버스나 택시 그리고 도보를 이용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한다.

우버를 타고 40분 정도가 흘렀을까 저기 멀리서 우리나라 잠실종합운동장과 흡사한 모습에 건물들이 보였다. 도착한 후 조금 걸어가니 배구협회 모습이 보였는데, 지금까지 방문한 국가(쿠바 페루 볼리비아 칠레) 중 하드웨어는 가장 좋아 보였다. 크고 넓은 외부와 깔끔한 내부가 인상적이었다.

입구로 들어가려고 했지만 잠겨있어 잠시 기다렸다가 배구협회 안으로 들어가는 직원에게 부탁했다. 먼저 소속과 프로젝트 취지에 대해 설명했다. 다행히도 그동안 취재를 하며 찍었던 사진들이 그들의 마음의 문을 열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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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를 배구협회 안으로 들어갈 수 있게 도와준 마첼로(Marcelo 좌측)와 브라질 배구에 대해 설명해준 로제리오 로백(Rogerio Lauback 중간)과 함께.


땅도, 인구도,그리고 배구자원도 넘쳐난다

나를 안으로 들어갈 수 있게 도와준 직원은 마첼로(Marcelo)였다. 그는 배구협회 마케팅 부서에서 일하게 된 지 얼마 안 된 신입사원이었다. 그가 먼저 안에 있는 대표자에게 필자에 대해 설명을 한 후 승인을 받고 들어갈 수 있었다.

일단 쾌적한 환경에 놀랐다. 협회 내부는 생각보다 컸고, 여러 부서가 있는지 룸도 많았다. 특히 직원의 명수가 정말 많았는데, 나중에 확인하니 총 100명 정도 된다고 했다. 배구협회에서 60명이 일을 하고, 나머지 40명은 배구 선수촌에서 업무를 본다고. .

‘100명? 아직 방문하지 않은 국가들이 많지만 과연 100명이나 되는 협회 직원을 보유한 국가가 또 있을까?’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우리나라만 봐도 실질적으로 사무실 안에서 일하는 직원은 15명이 채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마첼로는 자신의 영어가 부족하다면서 설명을 제대로 해줄 수 없을 것 같아 영어가 능숙한 배구협회 소속 기자 로제리오 로백(Rogerio Lauback)을 불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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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의 브라질 배구협회를 운영했던 협회장들과 현재 협회장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월터 피톰보 유란제이라(Walter pitombo laranjeira)의 사진.


'세계 1위'답다!

로백은 브라질 배구에 대해 내가 알고 싶은 것들을 상세히 설명해줬다. “브라질은 축구 다음으로 가장 유명한 스포츠가 배구에요. 국가대표팀과 국내 스포츠리그 모두 동일하죠. 배구 국가대표팀은 총 3개의 팀으로 운영 중이죠. 먼저 남자는 19세 이하, 21세 이하, 성인팀으로, 여자는 18세 이하, 20세 이하, 성인팀으로 나눠져 있어요. 현재는 시즌이 끝나 다들 소속팀에서 활동 중이지만 시즌이 시작되기 전에 모두 배구 선수촌으로 소집이 돼요. 그곳에서 대회를 위한 담금질에 들어가죠.”

큰 나라 특유의 장점도 많았다. 그는 “브라질은 워낙 나라 자체가 크기 때문에 선수 인프라가 뛰어난 편이에요. 다른 국가들에 비해 더 많은 선수들 중 좋은 실력을 보유한 인재를 선발할 수 있습니다. 시민들 자체도 배구를 사랑하다 보니 지속적으로 세계적인 스타 선수들이 나오는 것이 아닐까 싶네요. 그리고 정부에서도 배구협회에 지원해주는 부분이 많아요. 그래서 이 최신 시설의 건물과 많은 직원을 보유할 수 있는 거죠. 객관적으로 봤을 때 특별한 훈련법이나 기술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니라 국가적인 인프라를 잘 활용하고, 아낌없는 투자가 이뤄지고, 또 이를 잘 운영하니 좋은 성적을 꾸준히 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라고 설명했다.

로백 기자는 말하는 내내 ‘브라질 배구는 세계 최고’라는 듯한 자부심을 보였다. 당연히 듣는 나는 ‘부럽다’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현재 한국의 선수 인프라는 한계가 있다. 특히 유소년 시스템이 부실하고, 국민들도 배구보다는 축구와 야구에 더 흥미를 느끼니 좋은 선수들이 나오지 못하고 있다. ‘하는 사람의 수가 적으니 인재가 나오기 힘들다’는 태생적 한계가 있는 것이다.

몸으로 체험한 브라질 배구의 환경과 인식은 단연 세계 최고로 느껴졌다. 그들의 시스템과 선수 인프라가 정말이지 부러웠다. 필자는 생각했다. ‘땅과 인구는 마음대로 늘릴 수 없다. 어떻게 하면 지금보다 조금이라도 더 많은 사람들이 배구에 참여할 수 있게 만들 수 있을까? 특히 유소년 시스템은 어떻게 마련할까?’ 당연하게도 내 주제에 명확한 답이 떠오르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런 고민을 지속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답에 근접할 것이라는 희망을 갖는다.

* 장도영은 대학 1학년까지 배구선수였던 대학생입니다. 은퇴 후 글쓰기, 여행, 이벤트 진행 등 다양한 분야를 적극적으로 체험하면서 은퇴선수로 배구인으로 미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 장도영의 세계 배구여행은 연예기획사 PNB가 후원합니다.
*** 현지 동영상 등 더 자세한 세계 배구여행의 정보는 인스타그램(_dywhy_), 페이스북(ehdud1303), 유튜브(JW0GgMjbBJ0)에 있습니다.

sport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