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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호택의 크로스카운터] 구단 모자를 벗어버리는 ‘프로농구’ 신인들

  • 기사입력 2019-11-05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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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프로농구 신인드래프트 현장.

11월 4일 서울 잠실의 학생체육관에서는 2019 KBL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가 열렸다. 최근 KBL과 선수들의 노력으로 농구 인기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평일 낮에 진행된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생중계 방송은 동시접속자가 1만명을 돌파했다.

모자는 불편해요

신인 드래프트 1순위는 고려대학교 박정현으로 LG에 프로 첫 둥지를 틀었다. 실시간 댓글창을 통해서 선수들에 대한 반응도 각양각색으로 나왔다. 하지만 드래프트가 진행될수록 묘한 댓글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선수들이 왜 하나같이 팀모자를 벗는가?”였다.

일반적으로 프로팀에 ‘픽(Pick)’된 선수들에게 해당팀 감독이 유니폼과 구단 모자를 현장에서 착용시켜준다. 하지만 왠지 이날 드래프트에 선발된 대다수의 선수들은 모자 착용을 꺼리는 듯한 모습을 보여줬다. KCC에 지명된 상명대학교 곽동기 선수만이 모자를 착용했을 뿐, 대다수 선수들은 모자를 손에 든 채로 소감을 밝혔다.

팀의 유니폼과 모자를 착용하는 것은 드래프트의 상징이자 기본적인 예의이다. 첫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자리에서 자신이 속한 구단의 대표로서 어필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은 억지로 씌워준 모자가 불편한 듯 벗어버리기 일쑤였다. 한편으로 이해가는 부분은 있다. 멋지게 보이고 싶은 마음에 헤어 스타일링도 했기에 자칫 모자가 어색하게 느껴졌을 수도 있다.

하지만 본인이 어떤 자리에 무엇 때문에 있는지 먼저 알았어야 했다. 세계적인 메이저 스포츠 리그의 선수들은 오히려 이런 부분을 철저히 지킨다. NBA는 물론이고 MLB, NFL 등 종목을 막론하고 프로선수라면 구단과 스폰서 상징을 홍보하는 일에 적극 나선다.

스포츠에이전트 영화 ‘제리 맥과이어’에서 한 소년팬이 스타 선수에게 자신의 선수 카드에 사인을 요구하자 그 스폰서와는 계약이 끝났고 다른 카드사와 계약을 채결했다고 설명해주는 장면이 등장할 정도이다. UFC에서는 격전을 치른 선수가 엉망이 된 얼굴로 스폰서 티셔츠와 모자를 애타게 요청해 착용하는 장면이 회자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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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X FC의 헤비급 파이터 명현만


스폰서라면 '콘돔'도 소중

메이저 스포츠 선수들과는 다르게 오히려 마이너 스포츠 선수들은 지원과 협조에 매우 적극적이다. 처한 환경이 척박한 이유도 있겠지만 그만큼 간절함이 크다. 한국 격투기 선수들의 경우, 대전료 외에 스폰서십의 의존도가 크다. 적게는 수십 만 원에서 많게는 수백 만 원의 스폰서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 이는 그나마도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는 선수에게 해당되는 얘기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현금이 아닌 물품으로 지원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인의 SNS까지 적극 활용하며 홍보를 자처한다.

MAX FC의 헤비급 파이터 명현만 선수는 라이프스타일 콘돔의 스폰서십을 받으며 화제가 된 바 있다. '콘돔'이라는 제품 특성상 선수가 꺼려할 만도 했지만 오히려 명현만은 더욱 적극적으로 언론에 나섰다.

명현만은 "나를 믿고 지원해주는 스폰서에 대한 고마움이 우선이고, 더불어 후배 선수들에게도 좋은 선례를 통해 희망을 주고 싶기 때문"이라며 유쾌하게 웃었다.

프로스포츠는 팬이 있어야 존재하고, 선수는 구단과 스폰서의 지원이 있어야 활동이 가능하다. 프로 선수들이 이러한 기본적인 이치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될 듯싶다.

* 이호택은 국내 종합격투기 초창기부터 복싱과 MMA 팀 트레이너이자 매니저로 활동했다. 이후 국내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격투 이벤트의 기획자로 활약했다. 스스로 복싱 킥복싱 등을 수련하기도 했다. 현재는 마케팅홍보회사 NWDC의 대표를 맡고 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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