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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이트진로, 패밀리골프 전통에 ‘캐디’가 웬말?

  • 기사입력 2019-10-09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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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밀리골프대항전에서 우승한 박성현과 캐디 데이비드 존스. [사진=세마스포츠마케팅]

[헤럴드경제 스포츠팀= 남화영 기자] 전통은 하루 아침에 탄생하지 않는다. 한번 만들어지고 좋은 사례가 되면 그게 오랜 세월 반복되면서 차차 축적된다.

올해로 20회 째를 맞이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은 같은 골프장에서 매년 개최하는 메이저 대회의 전통을 고수하는 골프 대회다. 최종라운드에 이르면 선수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승부를 거는 15번 홀부터 파이널 4개 홀은 헤런스픽(Heron's Pick)이라는 네이밍이 붙어 있다. 마지막 홀에서는 역전을 노리는 선수들이 투온에 도전하기도 하는 드라마틱한 승부의 전통이 있다.

갤러리에게 맥주를 무료로 제공하는 것도 이 대회의 전통이다. 주류 회사가 주최하는 까닭에 챔피언이 우승컵에 담긴 맥주를 마시거나 동료 선수들이 물이 아니라 맥주로 축하 세리머니를 해주는 건 이 대회만의 전통이다. 올해는 세계골프랭킹 1위 고진영(24)에 2위 박성현(26)이 맞붙는 구도가 이뤄지면서 흥행도 성공적일 것으로 보인다.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이 열리는 경기도 여주의 블루헤런 골프장은 서울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 하지만 대회 기간 다양한 갤러리 이벤트가 열려 인기가 많다. 연습라운드가 열리는 날에도 코스를 개방해 팬들이 선수들과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만나도록 하고, 주말에는 대회를 상징하는 고유 컬러인 블루 컬러의 옷을 입고 오면 기념품을 지급한다.

이 대회는 가족이 함께 하는 골프를 응원한다. 17회 째를 맞은 지난 2016년부터 이 대회는 명실상부한 메이저 대회로 거듭나기 위해 컬러를 통일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했고, 그해 만들어진 전통이 대회 하루 전날 여자 선수와 아버지가 함께 몇 홀의 골프를 겨루는 ‘패밀리 골프 대항전’이었다.

한 명의 선수를 키우기 위해 부모들은 정성들여 뒷바라지를 했고, 자식의 경기에 노심초사한다. 부모의 희생을 아는 자녀는 또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가족이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서로 마음의 상처를 주기도 한다. 그래서 대회 전날에 부모의 마음을 되새기고, 아버지도 딸이 코스에서 얼마나 고민하면서 정성스럽게 샷을 하는지를 역지사지(易地思之)하자는 취지로 시작한 게 이 행사다. 거기서 나온 우승 상금은 기부하는 좋은 전통을 만들어가고 있다.

올해는 패밀리가 아닌 캐디가 그 역할을 맡았다. 그런데도 대행사는 ‘패밀리 골프대항전이 열렸다’고 홍보했다. 캐디는 선수의 경기를 돕는 중요한 사람이지만 가족은 아니다. 언제부터 캐디가 패밀리가 됐는지 도무지 알 길이 없다. 특히 9일은 한글날이었다.

아버지와 딸이 서로 번갈아 샷을 하면서 합을 만들어가는 게 이 이벤트의 전통이다. 이벤트를 만든 첫 해에 출전했던 김하늘을 포함해 4명의 선수는 아버지와 함께 나와서 티격태격하는 가족의 진솔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를 통해 가족 골프를 후원하자는 게 이 이벤트의 대의명분이었다.

올해는 박성현, 김하늘, 고진영, 박결 선수의 부모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캐디들이 패밀리로 참석했다. 특정 선수의 사정이 있어 가족을 동반하기 어려웠다면 가능한 선수를 출전시켰어야 했다. 결국 우승은 박성현 팀이 차지했고 우승자팀 이름으로 500만원의 기부금이 장애인 휠체어 탑승차량 지원금으로 전달된다고 한다.

좋은 취지도 편의에 따라 방식을 틀어버리면 전통은 유지되지 못한다. 맥주 맛도 변함이 없어야 계속 신뢰를 얻는데 매년 그 맛이 달라진다면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어려울 것이다. 전통은 고집스런 인내심을 가져야 좋은 전통으로 유지된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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