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스포츠팀] 마흔네 살에 독학으로 프로 골퍼가 된 김용준 프로(KPGA)는 스스로를 ‘뱁새’라 부른다. ‘황새’인 엘리트 골퍼에 견주어 하는 얘기다. 뱁새 김 프로가 땀 흘려 터득한 비결을 레슨 영상으로 담은 ‘유구무언(有球無言)’ 레슨을 연재한다. ‘입 구(口)’가 있어야 할 자리에 ‘구슬 구(球)’를 넣었다. ‘볼 앞에서는 말이 필요 없다’는 뜻이다. 황새와 다른 뱁새가 전하는 비결이 독자에게 작은 보탬이라도 되기를 바란다. <편집자 주>

사회인 제자의 스윙을 함께 고쳐가면서 하루에도 몇 번씩 하는 주문이 있다. 바로 ‘백스윙을 업라이트 하게 하라’는 것이다. 제자는 나를 만나기 전 오랫동안 백스윙을 상당히 플랫하게 했다. 테이크 백 때 클럽 헤드가 너무 빨리 몸 오른쪽 뒤로 빠지는 것이 그 원인이다.


이 습관을 고치려고 꽤 오랫동안 같이 땀을 흘리는 중이다. 그는 한참 잔소리를 곁들이면 나아지는 것 같다가도 며칠 후 다시 만나면 어느 틈에 옛날 버릇이 나온다. 안타깝다. 그럴 때면 ‘샤프트가 어깻죽지와 귀 사이로 올라간다는 느낌으로 백스윙 하라’고 다시 일러주곤 한다.

업라이트 백스윙을 강조하다 보니 문득 ‘나는 잘 하고 있나’ 하고 궁금해졌다. ‘이 정도면 적당하게 업라이트 한 것이겠지’ 하고 거울을 보고는 깜짝 놀랐다. 무심코 할 때는 내 백스윙도 생각보다 업라이트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거울에 내 오른쪽 옆모습을 비춰봤다. 백스윙 때 샤프트가 오른쪽 어깨보다 살짝 낮은 위치로 올라가는 것 아닌가? 거울을 보지 않고 백스윙을 했다면 적당한 높이라고 생각했을 텐데 말이다. 나도 마음 먹지 않을 때는 살짝 플랫한 백스윙을 한다는 얘기다.

‘그럼 적당한 것은 어느 정도일까’ 거울을 흘끔거리며 백스윙을 해 봤다. 이런! 거울을 보지 않았다면 이거 너무 심하게 들어올린 것 아닌가 하고 생각할 만큼이 적당한 높이였다. 원 플레인 스윙처럼 샤프트를 오른쪽 어깨와 같은 높이로 보내는데도 심하게 업라이트 한 것처럼 느껴졌다. 클래시컬한 스윙(투 플레인)을 한다면 진짜 머리 위로 클럽을 드는 느낌이 들 것 같았다.

이렇게 ‘과하게’ 높게 든 것 같은 스윙이 맞는 것이라니? 느낌과 실제는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거울에 몸 오른쪽을 비춰 보면서 백스윙 연습을 하면 분명히 효과가 있다. 거울을 보면서 적당한 백스윙 높이를 정하고 다시 거울을 보지 않고 그 느낌을 마음에 담기를 반복하면 좋다. 김용준 더골프채널코리아 해설위원(KPGA 프로 & 경기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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