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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프상식백과사전 184] US오픈 역대 개최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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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블비치에서 6번째 US오픈이 열렸다. 18번 홀에서 본 코스와 트로피.


[헤럴드경제 스포츠팀= 남화영 기자] 올해로 119회를 치른 세계 최대 메이저 골프대회인 US오픈은 어떤 코스에서 개최하는 것일까? 개최지 선발 과정과 기준 혹은 고려사항은 무엇일까?

미국골프협회(USGA)는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골프대회’를 표방하면서 8년 전부터 개최지를 발표하며 매년 대회 세팅을 주관한다. 따라서 지구상에서 가장 그해 가장 공략하기 어려운 코스는 US오픈에서 나온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물론 기후나 비, 바람 등의 자연환경으로 난이도가 달라지는 건 별로도 하고 말이다.

올해 성공적으로 대회를 치른 페블비치를 포함해 사우스캐롤라이나의 파인허스트, 뉴욕의 빠른 그린으로 악명높은 오크몬트, 접근성은 떨어지지만 코스에 대해서는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 시네콕힐스를 상수로 하는 순회제를 도입하자는 여론이 꾸준히 높다. 실제로 2024년부터 파인허스트, 오크몬크, 시네콕힐스, 페블비치가 연달아 4년을 개최한다고 발표하면서 <골프다이제스트>는 최근 인터넷판에서 ‘US오픈 코스 순회제’ 논란을 기획으로 다루기도 했다.

이에 따르면 마이크 데이비스 USGA CEO는 최근 거론되는 이들 코스를 순회하자는 루머에 대해 특별히 부정하지 않으면서 최대한 노력한다고 말했다. “2027년 개최지까지는 정해졌는데 확실히 페블비치, 파인허스트, 오크몬트, 시네콕힐스는 대회 개최에 최고의 환경과 흥행 성과를 가져다준다. 네 개 핵심(Core) 코스는 항상 최고의 선수를 가린다는 우리의 대회 개최 취지에 부합한다. 우리가 비영리단체이긴 하지만 US오픈은 재정적으로 우리 협회가 하는 모든 활동을 후원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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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번을 연결한 교회당 의자 벙커로 유명한 오크몬트.


이들 4개 코스를 보면 오크몬트는 1927년 처음 개최한 이래 무려 9번 개최한 최대 개최 코스다. 그린이 워낙 빨라 스피드를 재는 ‘스팀프미터’가 이곳에서 개발된 유래를 가지고 있다. 근래에도 2007년에 이어 2016년에 개최했고, 2025년에 다시 연다.

페블비치는 1972년 처음 개최한 이래 올해까지 6번 열었다. 골프장 개장은 1919년이지만 처음 개최가 늦었던 것은 당시로는 외지에 위치해서 갤러리가 적고 흥행이 안 될 것 같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오늘날 2000년에 개최하는 등 US오픈을 대표하는 최고의 개최지가 됐다.

시네콕힐스는 1896년에 제2회 US오픈을 개최했고 91년만인 1986년에 두 번째로 열었다. 그 뒤로는 1995, 2004년까지 5번을 10년에 한 번은 열릴 정도로 빈번하게 개최했다. ‘가장 어려운’이란 USGA의 슬로건에 제대로 부합하고 다른 대회는 일절 열지 않으면서 US오픈에만 문호를 개방하는 폐쇄적인 프라이빗 회원제 코스라는 점이 특색이다.

퍼블릭 리조트인 파인허스트는 1999년 처음 개최한 이래 2005년, 2014년까지 세 번에 불과하지만 갤러리 모집 등 흑자 운영에 가장 크게 기여했다. 파인허스트 자체가 8개의 골프장을 갖춘 리조트이기 때문에 대회 운영이 쉽고 갤러리 모객도 용이하다. US오픈 예선전 응모자수가 역대 가장 많았던 것도 2014년 대회였다. 이른바 흥행보증수표가 된 코스다. 처음엔 6월에 대회 개최할 때 더운지역이어서 잔디 관리가 문제였다. 하지만 지금은 잔디 관리 기술의 발전과 비관리지역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이를 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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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사우스햄튼의 시네콕힐스는 바다에 가까운 링크스 스타일 코스다.


지난해 뉴욕의 시네콕힐스는 대회장까지 교통 환경이 열악해 극심한 교통 정체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코스 자체로는 선수와 협회, 갤러리 모두 만족했다. 무엇보다도 흥행이 되고 그건 수익으로 연결된다. 내년에 역시 뉴욕 마마로넥에서 열리는 윙드풋에 대해 데이비스는 흥행을 살핀 뒤에 ‘5대 코어 코스’에 넣을지 판단할 것으로 알려졌다. “코스는 훌륭하지만 2006년처럼 흥행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접근성, 주변 여건, 그리고 무엇보다도 회원들이 우리가 거기서 대회를 개최하는 것을 얼마나 반기는지가 가장 중요한 판단의 근거다.”

새로운 코스를 US오픈 무대로 적극 도입한 건 전임 USGA CEO 데이비드 페이였다. 뉴욕의 베스페이지 블랙 코스를 2002년에 개최하면서 진정한 퍼블릭 코스도 대회를 성공시킬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 그리고 토리 파인스, 채임버스 베이, 에린 힐스와 같은 퍼블릭 코스들이 첫 개최 코스로 치러졌다.

2008년 타이거 우즈의 플레이오프를 통한 역전극의 무대였던 토리파인스는 2021년에도 개최된다. 하지만 다른 두 코스는 향후 개최될 가능성이 낮다. “최근 3년간 채임버스베이(2015년), 에린 힐스(2017년)에서의 시도는 실수였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신설 코스에서는 예상못했던 문제점과 만나게 된다.”

베스페이지블랙은 2002년에 처음 시도해 성공적으로 마치자 7년 뒤인 2009년에 다시 개최했다. 하지만 두 번째 해는 대회 기간 내내 줄기찬 비로 운영 차질을 빚었다. 다시 개최할지 고민하던 차에 다른 메이저들이 잇따라 열렸다. 올해 PGA챔피언십이 열렸고, PGA투어 플레이오프가 개최된다. 심지어 라이더컵도 이곳에서 개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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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색은 USGA의 코어 개최 코스


회원제 코스의 경우 US오픈 개최를 두고 회원들의 반발에 부딪치기도 한다. 2004년 시네콕힐스에서는 마지막날 코스 세팅을 놓고 격론이 벌어지기도 했다. 마지막 날의 너무나 어려운 핀 위치 등으로 인해 선수들이 불평이 가중되면서 회원들이 대회 재개를 한 동안 거부했다.

원래 2013년엔 매사추세츠 체스트넛힐의 더컨트리클럽에서 개최할 계획이었다. 미국 골프사의 영웅인 프란시스 위멧의 US오픈 우승 100주년을 맞아 당시 우승 코스에서 개최하기로 했지만 회원들의 요구와 협회의 상황이 맞지 않았고 협상을 벌이던 데이비드 페이는 도중에 협상장을 박차고 나오면서 결국 메리온에서 개최했다.

그런가 하면 역대 개최한 52개 코스 중에 이제는 코스 전장과 흥행 환경으로 개최하지 못하는 코스도 많다. 발투스롤은 1903년 처음 개최한 이래 1993년까지 7번을 개최했으나 이제는 열리지 않는다. 더 이상 넓힐 수 없는 코스 전장 때문이다. 요즘 선수들의 길어진 비거리를 감당할 만한 코스여야 하는데 오래된 회원제 코스들은 도심에 조성되어 있어 더 이상 전장을 늘리기 힘들다. 그나마 오늘날에도 개최하는 코스들은 파72를 파70으로 조정해서 개최한다.

1924년 처음 개최한 이래 1996년까지 6번 개최했던 오클랜드힐스, 1920년에 처음 개최해 1979년까지 4번으로 그친 인버니스, 초창기에 네 번 개최한 묘피아헌트가 그런 경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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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허스트, 오크몬트, 시네콕힐스, 페블비치는 4대 코어 코스.


전통 코스가 오늘날 대회 개최 기준에 맞추기 위해서는 전장도 필요하고, 교통 접근성이 고려되고, 회원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흥행성이 함께 고려된다. 올해 북아일랜드 로열포트러시에서는 디오픈이 68년만에 두 번째로 개최되어 대박이 났다. 역대 최고 흥행이던 2000년의 세인트앤드루스에 뒤이은 결과였다. 디오픈을 주관하는 영국왕립골프협회(R&A)는 여기에 고무받아 향후 디오픈 순회(rota) 코스로 새로운 코스를 점검하기 시작했다.

USGA의 고민도 여기에 있다. 기존 개최 코스들을 핵심(core)으로 묶고, 신설 코스와 잊혀진옛 코스를 발굴하겠다는 것이다. 2021년 개최 예정인 토리파인스는 2008년 타이거 우즈의 연장 역전승 이후 두 번째로 연다. 협상장을 박차고 나온 페이를 이어받은 데이비스 CEO는 더컨트리클럽과의 관계를 개선했고, 2022년에 US오픈을 개최하기로 했다. 커티스 스트레인지가 닉 팔도를 연장전에서 이긴 1988년 이후로 34년 만에 네 번째 개최다. 2023년는 리노베이션 된 고색창연한 LA컨트리클럽에서 최초로 열린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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