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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석경수 USGTF프로 “내 교습인생은 이제 1번 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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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 킹스데일에서 회장배 대회 경기위원장을 맡은 석경수 프로.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구릿빛 얼굴에 다부진 몸매의 석경수 프로(56)는 군산의 옥산스카이 골프연습장에서 코치로 있는 골프 레슨 경력 17년의 USGTF-KOEEA프로다. 지난 8월 중순 충주의 킹스데일에서 열린 회장배 골프대회 경기위원장으로 있는 그를 만나 골프 인생 얘기를 들어보았다.

얼떨결에 시작한 골프
얼굴이 구릿빛으로 탄 것은 어렸을 때부터 운동을 한 때문이었다. 좋은 운동신경을 지녀 군산에서 자라며 초등~중2까지 씨름 선수를 했다. 하지만 군산은 고등학교 이후 대학에서 씨름으로 진출할 수 있는 곳이 없었다. 씨름을 그만둔 뒤로는 태권도장을 운영하던 형의 도장에서 6년여를 지내면서 공인 3단을 땄다.

골프는 당시 직장인 동양시멘트에 근무할 때 우연한 기회에 접하게 됐다. 골프 라운드에 사정상 대타로 나가게 되면서다. 당시에는 부킹하고 인원이 빠지면 큰일 나던 골프 초창기였다. 어렸을 때부터 운동을 한 터라 ‘공 치는 게 별거인가’ 싶었다. 골프장에 가서 렌탈 클럽을 빌려 무작정 치게 됐다. 하지만 움직이지 않는 공을 치는 게 더 어려웠다. 그날 이후로 그는 작심하고 골프에 몰두했다.

이후 1년간 본격적으로 골프 레슨을 받기 시작했다. 골프에 열중하자 반 년만에 체중이 18kg이나 빠졌다. 당시 신혼 때였는데도 점심, 저녁으로 연습장을 나갔다. 어릴 적에 씨름을 하면서 키운 근력으로 인해 비거리가 많이 났다.

1998년 명예 퇴직을 한 뒤로는 ‘내가 겪은 아마추어 시절을 돌아보고 늦깎이지만 골프를 가르쳐야겠다’고 마음 먹고 본격적으로 골프 레슨을 시작했다. 교습가로는 늦은 나이였지만 당시 지방에서는 골프를 잘 치면 연습장을 만들고 운영하는 게 어렵지 않았다.

그러다가 2012년 가을에 충남 공주 프린세스 골프장에서 열린 USGTF-KOREA 선발전에 응모해 시험을 거쳐 합격했다. 실전에 이론까지 갖춘 전문 교습가의 길로 들어섰다. 지금도 평균 드라이버 샷 비거리 250미터를 날리는 장타자여서 골프 실력은 충분했다. 2014년 고창 선운산CC에서 기록한 7언더파 65타가 최소타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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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산스카이에서 레슨을 하는 석경수 프로.


현재 골프를 가르치는 옥산골프클럽 연습장은 6년째 근무 중이다. 60타석이 갖춰진 실외 연습장으로 회원 900여명이 찾는 도심형 골프장이다. 종종 프로들도 그에게 레슨을 받으러 올 정도로 알려졌다. 이밖에 그는 봉사활동의 일환으로 산재장애인협회 파크골프 감독을 겸하고, 야마하 소속 구단에서 교육을 받기도 했다.

USGTF-KOREA 프로로 있으면서 연맹에 대한 소속감도 높아졌다. 충남 부여의 백제CC에서 열리는 USGTF 선발전에 3년째 경기위원으로 매번 출장을 나갔으며, 올해부터는 광주CC에서 한 해 두 번으로 신설된 전남권 경기위원도 겸하고 있다.

최고의 라운드를 만드는 조력자
석 프로는 골프 레슨을 하면서 느낀 가장 큰 보람은 골프를 더 잘 알게 됐고, 교감하는 능력이 길러졌다는 점이라고 한다. “원래 다혈질적이고 성급한 성격이 있었는데 교습을 하면서 상대방의 문제를 진지하게 접근하게 되고 상대방의 말을 잘 듣는 습관이 생겨났다.”

골프 교습가로 이루고 싶은 소망이 있다. “골프가 평생 만족을 못하는 운동이다. 하지만 나에게 배운 사람은 일생 최고의 라운드를 하도록 만들고 싶다.” 교습가가 된 것도 자신이 실력을 쌓기까지 겪은 시행착오를 초심자들이 겪지 않도록 골프 조력자가 되고 싶은 마음이 크게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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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 프로는 자신의 스마트폰에 각종 골프 레슨 이미지와 내용을 모두 저장해두고 교습에 활용한다.


“공부해서 남 주어야 한다. 교습 현장에서 배운 것들을 다양한 사람들이 이해하기 쉽고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가르쳐야 한다.” 그래서 그가 주로 사용하는 교습 방법은 비유다. 예컨대 숏 아이언을 잡은 사람이 5번 아이언을 잡을 때의 비유는 운전이다. “티코 몰다가 에쿠스를 바꿔 탄다고 엑셀을 더 세게 밟지 않는다. 상황에 따라 밟는 것이다.”
석 프로는 수많은 레슨 이미지를 스마트폰에 저장해놓고 다닌다. “만화책 보듯이 레슨하는 게 가장 전달이 쉽고, 골퍼도 잘 이해한다. 나는 스크랩한 이미지를 스마트폰에 넣어다니면서 수시로 보여준다. 말로 하지 않고 정리된 스크랩을 보여준다. 그러면 훨씬 효과가 높다.”

지난해 말에는 USGTF-KOREA의 마스터프로 실기전을 치러 3위로 마쳤다. 다가오는 11월에 연수를 봐서 마스터 프로가 될 계획도 세웠다. 17년 골프 지도자 생활에도 그는 아직 부족함을 느낀다고 했다. “내 골프 인생은 이제 겨우 1홀을 지났다. 앞으로 17홀은 열정을 가지고 많은 이들에게 골프를 전파하면서 살겠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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