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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상현의 세계 100대 골프 여행] 던힐챔피언십 무대 스코틀랜드 3대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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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 앤드루스 올드 코스 18번 홀의 스윌칸 다리.


[헤럴드경제 스포츠팀] 유러피언투어에서 색다른 형식의 알프레드던힐 링크스챔피언십이 지난 주 스코틀랜드에서 마쳤다. 2001년 시작된 이 대회는 유러피언투어에서 가장 상금이 높은 대회 중 하나로 전 세계 유명 인사들을 초청해 프로암 방식으로 경기가 치러진다. 올해 우승자는 마지막날에 한 타차로 짜릿한 생애 첫승을 거둔 프랑스의 빅터 페레즈였다.

이 대회의 특이한 점은 세인트 앤드루스 올드 코스, 카누스티 그리고 킹즈반스 세 코스를 돌며 경기가 치러진다는 거다. 골프 성지로 명성이 높은 세인트 앤드루스 주변에서도 가장 유명하고 인기있는 곳에서 열리는 것이다. 역사성과 심미성, 난이도 등에서 세계 최고인 이들 세 코스를 둘러본다.

세인트 앤드루스 올드 코스 - 명성과 신비의 골프 발상지
세계에서 가장 전통 있는 골프 코스를 묻는다면 아마도 가장 많은 사람들이 세인트 앤드루스의 올드 코스라고 답할 것 같다. 코스는 그 명성과 신비에 걸 맞는 아우라가 있다. 올드 코스 1번 홀 티박스에 서서, 처음 만난 세 명의 동반자는 물론 수십명의 지나가는 행인들의 시선을 의식하며 티샷 할 때의 두근거리는 가슴은 평생 잊지 못할 한 순간으로 기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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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 코스 14번 지옥 벙커.


올드 코스는 세인트 앤드루스 링크스가 보유한 7개 코스 중 가장 오래되었다. 이곳에서는 최소한 15세기부터 골프가 유행했으며 오랜 세월 동안 골프 역사의 수 많은 사건과 변화를 목격해왔다. 1754년 이곳에서 결성된 세인트 앤드루스 골프클럽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골프클럽 가운데 하나이며 영국왕립골프클럽(The Royal & Ancient Golf Club of St Andrews)으로 격상된 후 골프 룰 제정 등 세계 골프계의 주요 심판관 역할을 해왔다.

또한 이곳은 골프 한 라운드가 18홀로 구성되도록 만든 코스이기도 하다. 본래 올드 코스는 세인트 앤드루스 초입 바닷가 한 모퉁이에서 에덴강 어귀를 향해 11개의 홀이 죽 이어진 형태였다. 동일한 홀을 바깥 방향으로 한 번 플레이하고 다시 똑 같은 홀들을 반대 방향으로 플레이 한 것이다. 총 22홀이었던 셈이다.

그러던 것이 18세기 중반 처음 4개의 홀을 2개로 통합하면서 왕복 18개홀 플레이로 정착되었다. 그후 시간이 지나면서 같은 홀을 나가고 들어오면서 치는 것이 부자연스럽다는 걸 깨달은 결과, 아웃 (Out) 코스와 인 (In) 코스의 분리가 시간을 두고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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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 코스 17번 ‘로드 홀’ 전경.


올드 코스 18개 홀 구석 구석에는 전설적인 골퍼들의 사연이 숨어 있다. 11번홀 그린 앞 벙커에는 그 유명한 바비 존스가 4번의 벙커샷을 했지만 탈출하지 못한 뒤로 볼을 집어들고 골프장을 떠났다는 일화가 있다. 14번 홀에 ‘지옥 벙커’라 불리는 페어웨이벙커에선 1995년 브리티시오픈 당시 잭 니클라우스가 3번의 스윙 끝에야 벙커를 탈출했다고 한다.

17번 홀은 ‘로드(Road)홀‘로 잘 알려져 있는데 수많은 선수들이 이 블라인드 홀에서 좌절감을 맛봤다. 홀 오른쪽으로는 올드코스 호텔이 삐죽 나와 있기 때문에 자칫 슬라이스라도 나면 호텔 정원으로 볼을 날릴 수도 있다. 올드 코스에서의 플레이는 18번 홀 페어웨이의 돌로 된 ‘스윌칸(Swilcan)다리’에서 기념 사진 한 컷을 찍으면서 마무리된다. 잭 니클라우스를 포함한 전설적인 선수들이 이 다리 앞에서 선수 생활을 마감하는 고별 인사를 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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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방 드 벨드가 볼을 빠뜨린 카누스티 18번 홀 그린 앞 배리 번.


카누스티 챔피언십 코스 - 링크스에서의 ‘카누스티 효과’
올드 코스의 역사를 경험했다면, 이제 서쪽으로 40여 킬로미터 떨어진 카누스티로 이동해서 골프 코스가 얼마나 어려울 수 있는지를 경험할 차례다. 1842년에 개장한 유서 깊은 이 골프장의 올드 코스는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코스로 통한다.

얼마나 어려운지 ‘카누스티 효과(Carnoustie effect)’라는 심리학 용어가 생겨날 정도였는데, 유수의 선수들이 자신만만하게 코스를 도전했다가 형편없는 스코어를 내면서 느끼는 좌절감과 패배감을 뜻한다고 한다. 파71에 7421야드로 코스 자체가 길 뿐만 아니라, 수많은 팟 벙커가 공포심을 자아내고 수 많은 시냇물들이 좌우로 오가는 가운데 황량한 느낌의 관목들이 펼쳐져 있어, 한 순간의 방심도 허용하지 않는 잔인한 코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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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누스티 파4 17번 홀 그린의 팟벙커들.


무려 7번의 브리티시오픈을 개최하면서 수많은 에피소드를 만들었지만, 특히 1999년 대회 마지막 홀에서 더블보기만 해도 우승을 확정할 수 있었던 프랑스 골퍼 장 방 드 벨드(Jean Van de Velde)가 트리플 보기를 하면서, 연장전에서 폴 로리 (Paul Lawrie)에게 패배한 것은 골프 역사상 가장 극적인 사건으로 회자된다. 그린 앞으로 배리 번(Barry Burn)이라는 이름의 개울이 흐르는 이 18번 홀을 플레이 해보면 왜 그럴 수 있는지 이해가 된다.

킹즈반즈 골프 링크스 - 현대 기술과 자연이 결합된 코스
최근 가장 각광받는 골프 설계가 중 한 명인 카일 필립스가 설계해 2000년에 개장한 킹즈반즈는 현대 기술과 자연을 잘만 결합하면 100년 이상 된 코스들보다 더 고풍스러우면서도 현대적 감각을 갖춘 완벽한 링크스 코스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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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즈반즈 파5 12번 홀.


세인트 앤드루스에서 동남쪽으로 불과 10킬로미터 떨어진 해안가에 자리잡고 있다. 벤트그라스 페어웨이와 페스큐 러프가 어울린 하나 하나의 홀들이 최고의 예술작품처럼 펼쳐진다. 서로 겹쳐지는 두 개의 9홀 루프(loop)로 구성된 코스는 전반도 훌륭하지만, 소나무숲과 거친 바위 해변을 따라 이어지는 후반 9홀이 좀더 극적이다.

특히 왼편으로 거친 바위와 하얀 파도를 바라보며 티샷을 날리는 12번 좌 도그렉 파5 홀과, 암석으로 덮인 얕은 바다 너머로 작은 반도 위에 자리잡은 그린에 볼을 올려야 하는 파3 15번 홀은 그 아름다움과 함께 가장 기억에 남는 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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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즈반즈 파3 15번 홀.


[사진과 글= 백상현 화이트파인 파트너스 대표, 골프 여행가] *이 글은 필자의 사이트 <세계100대 골프여행(top100golftravel.com)>에서 발췌했습니다. 필자는 전 세계 5대륙 870여 곳의 명문 코스들을 여행사 도움 없이 직접 부킹하고 차를 몰고 가 라운드 한 국내 최고의 골프여행 전문가입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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