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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프상식백과사전 183] 아시아 메이저 아마추어 대회 A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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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전에 상하이 고궁에서 포토콜을 한 AAC출전 선수들. 왼쪽부터 린유신, 타나쿳 피카쿨, 유춘안, 디펜딩 챔피언 카나야 다쿠미. [사진=AAC]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상하이)= 남화영 기자] 아시아 아마추어 골프선수들의 최대 제전인 아시아태평양아마추어챔피언십(AAC)이 올해로 11년째를 맞았다.

AAC는 지난 2009년 아시아태평양골프연맹(APGC)과 마스터스, R&A의 3대 기구에 의해 창설되었고 29개국에서 선수가 출전했다. 올해는 40개국에서 120명의 선수가 출전했다.

처음에는 세계 랭킹 100위 안에 드는 선수들이 거의 없었지만 올해는 1위를 비롯해 10위 안에 세 명이 들어 있을 정도로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2009년에 미션힐스에서 처음 개최할 때만 해도 대니얼 니스벳(호주)이 유일하게 세계아마추어골프랭킹(WAGR) 47위로 톱50위 이내였고, 100위 이내는 6명에 불과했다.

우승자에게는 내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에서 열리는 2020 마스터스 출전권과 로열세인트조지스에서 열리는 제 149회 디오픈 출전권을 준다. 준우승자는 디오픈 퀄리파잉 시리즈에 출전할 수 있다. 그러면서 이 대회는 10여년 만에 메이저 아마추어 대회로 대접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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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C전야제에서 포즈를 취한 중국 골프협회 장샤오닝 회장과 프레드 리들리 오거스타내셔널 회장. [사진= AAC]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였던 카나야 다쿠미(일본)은 이번 주에 세계 랭킹 1위로 올랐다. 올해 마스터스에서 공동 58위로 마치고 디오픈에서는 컷오프했지만 이런 대회의 출전 역시 랭킹 포인트에 반영되기 때문에 이 대회 우승은 세계 랭킹 상위권으로 오르는 등용문 기능을 한다.

WAGR 4위인 데이비드 미켈루치(호주)는 지난해 이 대회 30위로 마치고 올해 아마추어챔피언십에서 3위를 하면서 랭킹을 올렸다. WAGR 7위로 출전한 유춘안(대만)은 이 대회에만 여섯 번째 출전한다. 지난해는 공동 16위로 마치고 올해 NCAA대회 3위를 하면서 아마추어 랭킹 톱10에 올랐다.

올해 대회에 출전한 선수들은 WAGR 100위 이내에 10명이 들어있었다. 그중에 호주 선수가 4명으로 가장 많고, 일본이 3명, 대만, 태국, 말레이시아가 한 명씩이었다. 골프 규모를 인정받는 호주와 일본은 미국에 이어 아마추어 랭킹 포인트를 많이 받는다. 따라서 이들은 상대적으로 세계 랭킹이 높을 수밖에 없다.

대회 2라운드까지 2위로 오른 이준민이 이번주 WAGR1015위,첫날에 7언더파로 2위로 올랐던 국가대표 박준홍이 1148위였다. 랭킹 상으로는 전혀 예상못하던 한국 선수들이 선두권을 위협하면서 리더보드 상단에 오르자 AAC조직위 사람들은 도대체 이들 선수가 어떤 선수냐고 한국 미디어에게 묻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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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전날 전야제에서 처음 출전한 한국 선수 4명, 왼쪽부터 박지원, 배용준, 이준민, 박준용.


한국은 호주나 일본에 치어서 세계 랭킹 포인트를 적게 받지만 이 대회에서 강한 면모를 보였다. 대회가 처음 만들어져 중국 선전의 미션힐스에서 열린 2009년에 한창원, 2013년 산둥선 룽커우의 난산인터내셔널에서 이창우가 우승한 바 있다. 중국에서 열린 이전 두 번의 대회에서 한국 선수가 우승했다. 이번에 6년만에 다시 중국에서 열린다.

하지만 이 대회는 세계 최고 선수를 발굴하는 데만 중점을 두지 않는다. AAC는 엘리트 선수들이 많이 나오는 것과 함께 더 많은 나라에서 출전하는 것을 원한다. 출전과 운영 시스템도 그렇게 조절한다.

이 대회를 만들었고 모든 경비를 대고 있는 오거스타내셔널은 AAC에서 문화 요소를 추가한다. 예컨대 대회 전에 개최지의 특징을 살린 문화 공연이 펼쳐진다. 그리고 대회 전날에 아마추어 선수들이 정장을 갖춰 입고 디너 파티 리셉션에 참석해 서로 인사를 나눈다. 이는 AAC가 개인 스포츠임을 떠나 스포츠맨십을 나누는 문화 행사라는 의미를 내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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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처음 선수로 파견된 아프가니스탄의 임란 알리. [사진= AAC]


4라운드 대회지만 예선에서 떨어진 선수가 집으로 돌아갈 수 없다. AAC조직위는 탈락한 선수들이 개최지 인근의 관광 스케줄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관광을 하지 않는 선수라면 드라이빙 레인지나 그린에서 연습하거나 다른 선수의 경기를 참관하도록 했다.

이 대회의 또 다른 특징이라면 실력이 모자라는 아시아 국가라도 6명 이내에서 꼭 초청한다. 올해 아프가니스탄에서 처음으로 한 명이 초청된 데 이어 부탄, 이라크, 마카오, 카타르까지 5개국에서 한 명씩 출전했다. 2명이 출전한 나라는 바레인, 방글라데시, 캄보디아, 쿡아일랜드, 피지, 괌, 이란, 라오스, 레바논, 몽고, 미얀마, 오만, 파키스탄, 파푸아 뉴기니, 필리핀, 사모아, 사우디아라비다, 솔로몬제도, UAE까지 18개국이다.

올해 처음 출전한 나라는 아프가니스탄의 임란 알리다. 히말라야에 골프장 한 곳이 있는 부탄의 유겐 도지는 왕족이다. 2015년부터 3년간 치다가 올해도 출전했다. 미국과 사이가 좋지 않은 이란에서 2명이 나왔고, 이라크에서도 지난해 1명에 이어 올해도 1명이 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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쿡아일랜드에서 2013년부터 7년째 출전하고 있는 윌리엄 호워드. [사진=AAC]


쿡아일랜드에는 18홀 코스가 2개다. 한 명이 출전한 솔로몬 아일랜드에는 18홀 코스가 한 개다. 18홀 코스 2개인 파푸아뉴기니에서도 2명이 출전했다. 참가국의 골프 실력보다는 참가국에 미칠 골프 대회 이미지가 더 중요했다. 올림픽이 지구촌 축제가 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레바논에서 오마르 맘룩과 함께 출전한 라키 아시드는 올해 나이 61세의 출전자로 역대 최고령이다. 그는 2011년 처음 출전한 이래 올해까지 6번째 출전하고 있다. 물론 컷은 통과하지 못했다.

선수층이 적은 나라에서는 매년 같은 선수가 나오기도 한다. 캄보디아의 성 반세이하는 2009년부터 올해까지 11번 연속 출전한 유일한 선수다. 피지의 알란 올라프는 2010년부터 올해까지 10번 연속 출전해 그 뒤를 따르고 있다. 그밖에 9번 출전한 선수들도 있다.

이들 중에 컷을 통과하는 경우는 없다고 봐도 된다. 하지만 이를 통해 이 대회가 아시아는 물론 미래의 골프 세대에게 영향을 줄 것이라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올해 이 대회가 무려 160개국에 중계된다는 데서 이미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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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AAC 챔피언과 대회장, 한국은 지난 10년간 중국에서 열린 이 대회에서 두 번 우승했다.


매년 마스터스를 열면서 최고의 흥행을 이루고 거기서 얻은 수익금으로 이 대회를 여는 오거스타내셔널은 AAC를 통해 두 가지를 실현하려 한다. 첫째는 주니어 엘리트를 육성해서 그들이 가장 출전하고 싶은 대회가 마스터스가 되게 꿈을 심는 것이다. 둘째는 골프가 전파되지 않은 아시아 각국에 골프의 씨앗을 널리 뿌리는 것이다. 이 둘은 서로 보완되는 개념이다. 아시아 각국에서는 골프를 배운 사회 지도층 자제들이 출전하면서 마스터스는 미래의 최고 후원자를 확보한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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