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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병철의 생체세상EIM] 정치인이 운동을 해야 하는 이유

  • 기사입력 2019-09-11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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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클 타는 정치인'으로 불리는 주성영 전 국회의원. [사진=소나무MTB 동호회]

# 지난 7월 정두언 전 국회의원의 자살 때 알았다. 주성영 전 국회의원(현 케이토토 공동대표)이 운동에 꽂혀 있다는 것을. “정치인이야말로 솔선수범 생활체육을 해야 한다”는 게 그의 소신. 건강한 몸에서 건강한 정신이 나오고, 그래야 세상이 좋아진다는 것이다. “함께 국회의원(17, 18대)을 했던 의원들 중 지금도 국회에 있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들을 지금 만나면 하나같이 얼굴 안색이나 건강이 형편없어요. 국정에 바쁘다고 하지만 내가 해봐서 아는데 다 핑계에요. 어차피 잠 잘 것 다 자고, 노는 것도 다 놀아요. 선진국일수록 생활체육이 중요하고, 국회의원부터 그걸 생활화해야 해요. 아마 그러면 정치도 더 밝아질 겁니다.”

# 그가 토요일 하루는 100~150km 정도 대구 주변 일대를 자전거로 달린다는 얘기를 듣고, 가장 무더웠던 지난 8월 어느 토요일 새벽 대구로 향했다. 마침 이날은 그를 좋아하는 후배가 SNS 동영상을 촬영하는 날. 대구 북구 동천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동호인들과 함께 출발해 구덕네거리-가산산성-한티휴게소-제2석굴암까지 갔다가 되돌아오는 코스였다. 차량으로 쫓아가며 도대체 얼마나 독하게 자전거를 타는지 살펴보기로 했다. 원래는 더위를 피해 새벽에 출발하지만 이날은 촬영 때문에 오전 9시에 출발했고, 중간중간 휴식과 점심식사가 있고, 오후 5시가 넘어 출발지로 돌아오는 일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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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영 전 의원(왼쪽 세 번째)이 함께 사이클을 타는 동호회 회원들과 포즈를 취했다. [사진=소나무MTB 동호회]


# 결론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주성영 전 의원은 만 60세. 정치인으로야 한창 때이지만, 몸 이곳저곳이 아픈 중년의 나이다. 그런데 이날 그가 보여준 체력은 20대 청년을 능가했다. 여기를 어떻게 자전거로 오르나 싶을 정도인 가파른 오르막길을 ‘60세 청년’은 거침없이 올랐다. 그것도 땡볕에 서있기조차 힘든 무더위 속에. “운동에 대한 집념이 고집스러울 정도로 강해요. 기어 변속을 해야 하는데도 운동효과가 떨어진다며 하지 않다가 3번이나 체인을 끊어뜨렸지요.” 같은 동호회 소속인 모나코(애칭) 팀장의 설명처럼 주성영 대표의 사이클 타기는 지독했다.

# 내년 4월 총선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정치인. 서울 직장생활에 틈틈이 분초를 아껴가며 지역민을 만나도 모자랄 판에 1주일에 하루를 그대로 바치며 왜 이렇게 운동에 열심인 것일까? “내가 건강해야, 정치도 잘하죠. 이렇게 지역의 사이클 동호회원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각종 등산모임에 참석하는 것도 정치입니다. 본격적인 선거철이 되면 사이클을 탈 시간이 없을 것 같아 최근에 아내 몰래 실내 자전거를 하나 구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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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에베레스트 등정에 나선 주성영 전 국회의원. 그는 이미 유럽 최고봉 엘브루스와 아프리카 최고봉 킬리만자로 정상 등정에 성공했다. [사진=주성영 변호사 사무실]


# 경북고-고려대 법대를 나온 주성영은 연좌제에 걸려 사법고시에 응할 수 없었고, 일반 병사로 군에 갔다. 여기서 혹독한 훈련을 받다가 무릎을 크게 다쳤고, 이후 연좌제가 풀리면서 검사가 됐고, 이때 무릎에 좋다는 얘기를 듣고 수영에 입문했다. “수영으로 기초체력을 늘린 후에는 등산에 푹 빠졌어요. 지금도 대구등산학교 회원이죠. 등산을 하려면 체력이 좋아야 하는데 무릎에 무리가 되지 않으면서 체력을 기르는 데는 사이클이 최고였습니다.” 등산을 위해 사이클을 하게 된 것이다. 이미 유럽최고봉 엘브루스, 아프리카의 킬리만자로 등정에 성공했고, 에베레스트산도 다녀왔다. 사이클은 본격적으로 탄 지 4년이 됐고, 1년에 얼추 1만km를 타고 있으니 거리로 치면 자전거로 지구 한 바퀴(4만km)를 돈 셈이다.

# “다시 국회의원이 되면 체육쪽 상임위(문화체육관광위)를 택할 겁니다. 케이토토에서 일을 하면서 체육의 중요성을 알게 됐고, 개인적으로 생활체육인으로 운동의 소중함을 절감했기 때문입니다. 운동은 제가 원외로 밀려난 후에는 정치적으로 재기하는 데 가장 큰 힘이 됐어요.” 주성영은 40대에 국회의원이 됐고, 중앙정치에서도 나름 잘나갔다. 하지만 몇 번 구설에 오르며 낙천했고, 안티도 많아졌다. 당내에서는 친이한테는 친박이라고, 친박한테는 비박이라고 배제됐다. 정치를 포기할 만도 했지만 지난 6년간 대구 북구 을에서 2,500회가 넘는 무료법률상담을 하고, 끊임없이 지역민과 소통하면서 제2의 정치인생을 준비해왔다. “사이클을 타면 숨이 끊어질 것 같고, 다리에 감각이 없을 정도로 고통스러운 순간이 오죠. 이걸 매번 이겨내는 게 운동입니다. 정치도 이렇게 하면 좋은 정치가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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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웠던 8월 초 어느 날, 산속을 달리고 있는 주성영 전 국회의원. [사진=소나무MTB동회회]


# 높아진 국민소득만큼이나 생활체육을 즐기는 이들이 많아졌다. 정책을 결정하고, 집행하는 높은 사람들이 운동을 좋아한다면 생활체육 활성화는 더 쉬울 것이다. 정쟁이야 정치의 본질이니까, 하지 말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그 시간의 1/100이라도 쪼개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운동을 즐기는 세상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돈이 없어서, 먹고사느라(혹은 공부하느라) 시간이 없어서 운동을 못해서는 안 된다. 그래서 땀흘리는 정치인은 보기 좋다. 며칠 전 이날 촬영한 동영상을 봤는데, 제목이 ‘어느 체력짱 정치인’이었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유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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