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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리그1] ‘23경기 16골’ 타가트, 수원에 등장한 난세의 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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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1 득점 선두, 수원의 아담 타가트.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박범규 기자] ‘난세에 영웅이 난다’는 말이 있다. 최근 계속되는 투자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K리그1 수원삼성(이하 수원)에 영웅이 등장했다. 주인공은 23경기에 나서 16골로 득점선두를 달리고 있는 호주 국가대표 공격수 아담 타가트(26)다.

타가트는 지난 17일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펼쳐진 하나원큐 K리그1 2019 26라운드 강원 원정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수원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팀의 연패를 끊음과 동시에 지난 2경기에서 침묵했던 자신의 득점포를 재가동했다. 이날 리그 14, 15, 16호 골을 기록한 타가트는 득점 2위(주니오, 김보경 10골)와도 격차를 벌렸다.

이번 강원 원정은 수원과 타가트, 모두에게 중요한 경기였다. 지난 3일과 10일, 포항과 인천에 나란히 패한 수원이 자칫 시즌 두 번째 3연패에 빠질 위기였기 때문이다. 상대가 우승권에 있는 전북-울산과 대등한 경기력을 보인 강원이었기에 연패 중인 수원의 승리를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타가트 역시 팀이 패한 포항-인천 전에서 침묵하며 주니오, 김보경에게 추격을 허용했다. 지난 15라운드를 시작으로 매 경기 출전하며 평균 85분이나 소화한 탓에 그가 체력적인 문제를 겪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게다가 리그 경기 외에도 호주 국가대표팀 차출, 유벤투스와의 친선경기 출전 등 여름 들어 충분히 쉬지 못했다는 점 또한 그의 체력에 대한 우려를 표한 까닭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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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가트의 득점 이후 환호하고 있는 수원 선수단.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그러나 타가트는 이러한 우려가 무색할 만큼 이번 라운드 강원과의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작성하며 자신의 진가를 입증했다. 그는 위치선정, 슈팅 각도를 만들어내는 움직임, 오프더볼 등 자신의 장기를 모두 활용해 강원의 골문을 3번이나 흔들었다.

코너킥 당시 박스 안 9명의 강원 선수 사이에서 터뜨린 첫 번째 헤딩 골을 시작으로 유주안의 패스를 받기 전 백스텝을 밟으며 슈팅 각도를 만들어낸 뒤 기록한 두 번째 발리 원더골, 측면에서 전세진에게 패스한 뒤 어느새 박스까지 진입하며 승부의 마침표를 찍은 세 번째 골 등. 타가트는 이날 경기에서 자신이 왜 K리그1 득점 선두에 올라있는지에 대한 물음에 답했다.

강원전 해트트릭을 통해 타가트는 또 하나의 진기록 작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수원 유니폼을 입은 타가트는 입단 5개월 만에 K리그1 11팀(소속팀 수원 제외) 중 포항을 제외한 10팀의 골문을 가르는 기염을 토했다. 우승 후보로 꼽히는 전북-울산을 상대로 골을 기록함은 물론 강등권 팀들에게도 득점하며 상, 하위 팀을 가리지 않는 꾸준함을 보였다.

부상으로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실패를 맛본 타가트는 K리그 이적 이후 자신의 축구 인생을 새롭게 펼치고 있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K리그는 도전과 성장의 무대다. 힘들지만 이곳에서 오래 뛸수록 나 자신이 성장하고 있는 것을 느낀다”며 한국 생활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타가트의 소속팀 수원은 최근 모기업인 제일기획의 투자 감소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축 선수들의 이적, 라이벌 팀과의 영입 경쟁에서 패배 등 지금의 수원은 한때 ‘레알 수원’이라고도 불렸을 만큼 걱정 없던 과거와는 확연히 다른 팀이 됐다. 해가 지날수록 더 팀이 어려워지고 있는 수원에 있어 타가트의 존재는 난세의 영웅이나 다름없다.

타가트의 맹활약 덕에 수원은 FA컵 우승과 상위스플릿 진출이라는 자신의 목표 달성에 한 발짝 다가섰다. 타가트를 바라보는 수원 팬들의 마음이 흐뭇하기만 하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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