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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프상식 백과사전 177] 미국의 주목할 클럽하우스 건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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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나 컨트리클럽은 무어 양식 등이 복합된 클럽하우스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 남화영 기자] 이번 주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플레이오프 두 번째 대회인 BMW챔피언십이 열리는 미국 일리노이주 메디나의 메디나컨트리클럽은 독특한 클럽하우스가 특징이다.

클럽하우스는 자연 속에 만든 가장 예술적일 수 있는 건축물이다. 대부분의 건축물이 도심의 다른 건축과 서로 어깨를 마주하고 있다면, 클럽하우스는 넓은 골프 코스에 단독으로 우뚝 선 건축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코스를 이용하는 이들을 위한 다양한 기능도 충족해야 한다.

<골프다이제스트>는 최근 인터넷판에서 미국의 베스트 클럽하우스를 모던-클래식 개념으로 나눠 선정, 발표했다. 미국에서 클럽하우스의 최근 트렌드와 함께 골프장이 어떤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는지 참고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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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니나는 이슬람 건축의 영향이 보인다.


메디나: 1926년 리처드 구스타브 슈미드가 설계한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메디나 클럽하우스는 비잔틴과 오리엔탈, 루이 14세, 북서아프리카의 이슬람식 무어(Moorish) 스타일이 혼합된 건축물로 큰 규모에 웅장함을 특징으로 한다. 가운데 뾰족한 돔을 가지고 있으며 양쪽 탑에 별이 새겨져 있다. 클럽하우스 앞의 큰 호수는 예언자 무함마드의 첫번째 아내의 이름을 딴 ‘카디자’ 호수다.

이곳은 1912년 설립된 시카고의 메디나사원을 모티브로 조성됐다. 당시 슈미드 형제 3명 모두 프리메이슨의 일파로 여겨지는 성소 아랍기사단인 슈라이너스 멤버이자 메디나사원의 신자여서 가능했다. 또한 골프장 초기에는 슈라이너스만 회원이 될 수 있었지만 1930년대를 지나서 이 조항은 사라졌다.

설립한 지 94년을 넘긴 이 골프장은 클럽하우스를 편안하고 더 안락한 곳으로 만들기 위해 최근 3년간 2천만 달러 이상을 들여 리노베이션을 했다. 로버트 세레치 메디나CC 총지배인은 “요즘 회원들은 클럽하우스의 미관보다는 건물이 담는 가치를 중시한다”고 설명한다.

고색창연하지만 딱딱했던 식당은 회원들을 위한 캐주얼 바로 바꾸었고, 식탁보와 창문 장식 등에서 격식도 줄였다. 테니스 코트와 골프 러닝센터를 만들어 신규 회원들도 쉽게 어울리는 공동체 기능까지 고려했다. 또한 회원이나 직원들이 일상 공간으로 쓰기에는 부담스러울 정도로 큰 공간을 분할했다. 요즘 클럽하우스는 남자들만 주말이나 저녁에 골프를 하러 오는 곳이라기보다는 가족들이 함께 다양한 활동을 즐기는 가족 공간의 이미지가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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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콕힐스 클럽하우스.


시네콕힐스: 1892년에 개장한 시네콕힐스는 매디슨스퀘어가든의 설계자이자 뉴욕에서 이름높은 건축가 스탠퍼드 화이트를 고용해 언덕 꼭대기에 클럽하우스를 조성됐다. 다른 목적으로 만든 건물을 차용한 것이 아니라 골프장 클럽하우스로 시작한 것은 이곳이 미국 처음이다. 하지만 100년의 역사를 지나면서 클럽 운영위원회는 리노베이션을 맡겼고 지난해 US오픈을 앞두고 리노베이션했다.

화이트의 원본으로의 복귀를 테마로 한 작업은 클럽하우스의 원형 복원에만 그치지 않았다. 진입로와 주차장, 수영장과 골프숍도 개조했다. 클럽하우스가 바다와 근접한 곳에 위치한 까닭에 염분을 품은 해풍을 막고 오랜 전기 배선 교체를 검토한 끝에 지하층을 추가했다. 최근 건축 공법인 지열 에너지를 이용해 건물의 효율을 높였다. 지하로 가면 여름에 시원하고 겨울에 따뜻하다.

미국 전역에 유서깊은 명문 코스들은 대체로 비슷한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 일반적으로는 편안한 환경을 위한 건축이지만 건축의 문화적인 역할도 고민해야 한다. 성평등과 포용적 가치 등을 새로운 공간에 반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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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에서 양쪽으로 날개를 편듯 뻗어나간 뉴포트 컨트리클럽.


뉴포트: 로드아일랜드주의 프랑스의 고전주의 양식인 이른바 보자르 스타일의 뉴포트 클럽하우스는 1890년대에 설계되었고, 미국에서 두 번째로 컨트리클럽이라는 구체적인 목적을 가지고 완공된 건축물이다.

1890년대에 뉴포트의 설립자들은 건축 공모전으로 설계자를 뽑았다. 40명 넘는 응모자가 몰렸고 최종 우승자는 파리에 사는 미국 건축가 휘트니 워렌이었다. 프랑스의 에콜 데 보자르에서 학업을 마친 그는 프랑스의 성처럼 가운데 홀을 중심으로 좌우 대칭으로 날개를 편 듯한 공간 배치를 했다. 코스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이 클럽하우스는 모든 홀을 조망할 수 있었다. 1895년에 미국골프협회가 주관한 첫 US오픈이 이곳에서 열렸다.

세월이 지나면서 클럽하우스가 낡고 난방도 가스와 석유, 전기 세 가지 시스템을 병용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결국 2004년에 골프장은 M. 제프리 베이커에게 클럽하우스 리노베이션과 복원을 의뢰했다. 베이커는 전통을 살리고 보존할만한 것만을 남기고 모든 것을 바꿨다. 완성하고 보니 원래의 모습을 유지하는 건 지붕과 외벽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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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3대 건축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유작 클럽하우스.


킹카메하메하: 하와이 마우이섬에 태평양을 조망하는 언덕에 조성된 킹카메하메하 골프장의 클럽하우스는 20세기 3대 건축 거장으로 꼽히는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가 마릴린 먼로의 의뢰로 설계한 건축물이다.

1957년에 신혼인 아서 밀러와 마릴린 먼로 부부는 저명한 건축가인 라이트를 찾아와 코네티컷주 록스베리에 지을 신혼집을 부탁했다. 먼로는 라이트를 찾아와 상담을 하면서 일하는 사람이 머물 숙소를 추가하고, 옷장의 크기를 키우고 수영장과 영화를 볼 영사실도 만들어달라고 했다. 하지만 이는 결국 성사되지 못했다. 모든 설계 작업을 일일이 챙기던 라이트는 2년뒤인 91세에 세상을 떠났고, 스타 부부는 다시 2년 뒤인 61년에 이혼했기 때문이다.

신혼집 설계도는 30년간 스콧데일 탈리에신 웨스트의 라이트재단 금고에 있다가 1988년에 하와이 마우이에 최고의 클럽하우스를 지으려는 일본의 투자자가 사들였고 2700만달러를 들여 클럽하우스로 탄생시켰다. 라이트 밑에서 9년을 일했던 재단의 수석 건축가 존 라턴베리는 클럽하우스의 3분의 2를 지하에 넣어서 원본 디자인을 보존했다. 원래 설계도에 남녀 라커룸 공간과 카트 창고와 프로숍 정도만을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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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수 농장 관리소로 지어진 오거스타내셔널 클럽하우스.


오거스타내셔널: 1854년에 조지아주 오거스타에 과수원이 있고 그 관리동이 지금의 오거스타내셔널 클럽하우스다. 당시 원예 전문가인 데니스 레드먼이 조성한 건물이다. 3층의 ‘까마귀둥지(crow's nest)’로 불리는 옥탑방은 관리인이 올라가서 농장 전체를 살피던 곳이다. 1932년 골프장이 조성되면서 이곳은 클럽하우스로 쓰였고, 마스터스를 개최하면서 골프계의 대표적인 전당이 되었다. 계단을 따라 옥탑방으로 올라가면 침대 5개가 있는 너비 111.4 제곱미터의 침실이 나온다. 마스터스에 출전하는 아마추어 선수들이 묵는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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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 스타일을 대표하는 더브릿지.


더브릿지: 뉴욕주 브릿지햄튼에 위치한 로저 페리스가 설계하고 2008년 오픈한 클럽하우스는 유리와 스틸을 이용한 모더니즘 건축이다. 지붕은 빗물을 받아서 저장하고 자연적인 환기를 개선했으며, 아름다운 목재 미늘창은 지속가능한 산림에서 벌채한 사이프리스 나무를 이용했다. 건물 내부는 미술관에 간 듯한 느낌이다.

발투스롤: 1895년 뉴저지 스프링필드에 개장된 발투스롤은 1903년을 시작으로 US오픈만 7번, 2005년과 2016년으로 PGA챔피언십은 두 번 개최했다. 미국의 국립사적지로 지정된 튜더 리바이벌 양식의 걸작인 건물은 1910년에 체스터 H. 커크가 원래의 클럽하우스를 본떠 설계했는데, 뉴저지의 농부인 발터스 롤이 살던 건물은 화재로 소실되었다.

콩그레셔널: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의 1924년에 필립 M. 줄리언이 설계한 스페인 식민지 양식의 이 클럽하우스는 오랜 세월에 걸쳐 많은 것이 추가되었지만 골프코스와의 조화를 잘 유지해왔다. 이런 스타일의 클럽하우스는 몇 년 뒤 캘리포니아의 리비에라에도 전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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윙드풋 골프장 클럽하우스.


윙드풋: 뉴욕주 마마로넥에서 1923년에 개장한 윙드풋 골프클럽은 미국 클래식 코스 설계의 대표자인 A. W. 틸링허스트의 작품이다. 클럽하우스는 클리퍼드 웬드핵이 설계했는데, 틸링허스트가 코스를 조성하면서 파낸 돌을 이용해서 지었다고 전해진다. 내년에 US오픈을 개최한다.

오크몬트: 펜실베이니아주 에드워스 스토츠 이중박공의 클럽하우스를 설계했을 때는 현재 코스를 바라보는 면을 입구로 생각했었지만, 적절한 변화를 통해 9번 홀의 그린을 굽어보는 당당한 존재감을 과시할 수 있게 되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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