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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샷 하는데 3분’ 디섐보, 슬로우 플레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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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슨 디섐보가 한 샷 하는데 3분 이상 걸린 상황이 트위터로 돌면서 선수들도 이에 동참해 비판하고 있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 남화영 기자] ‘필드의 물리학자’로 불리는 브라이슨 디섐보(미국)가 슬로우 플레이 논란의 중심에 올랐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플레이오프 첫 번째 대회 노던트러스트(총상금 925만 달러) 둘째날인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리버티내셔널(파71)의 파4 16번 홀의 70야드 내리막 지점에서 디섐보는 무려 3분 가량을 허비했다.

티샷이 홀 왼쪽으로 치우치면서 트러블 상황에 빠지자 그는 볼이 놓인 지점에서 홀까지 걸어가서 그린 상태를 확인하고 천천히 돌아온 뒤에 항상 하던 여러 과정의 프리샷 루틴으로 시간을 보낸 끝에서야 샷을 했다. 현장에 있던 한 갤러리가 디섐보의 샷하는 과정을 찍은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면서 이는 일파만파로 퍼졌다. 동료 선수들까지 이에 동조하는 등 디섐보의 늑장 플레이를 비판하는 분위기에 편승했다.

한 번이 아니었다. 디섐보는 파5 8번 홀 그린에서도 2.3미터 거리의 버디 퍼트를 남겨둔 상황에서 야디지북을 몇 번이나 보고 라인을 살피는 등 시간을 소비해 2분을 넘겼다. 하지만 그 퍼트는 홀을 벗어났고 디섐보는 파를 적어내야 했다. 물끄러미 상황을 지켜보던 저스틴 토마스(미국)는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기도 했다. 그 상황 역시 골프팬이 올리자 에디 페퍼렐(잉글랜드)은 ‘동반자인 토미(플릿우드)와 토마스가 지루해하는 모습을 보라. 슬로우 플레이는 동반자에게도 경기에 대한 흥미를 잃게 만든다’는 댓글을 다는 등 선수들도 영상을 퍼나르고 의견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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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섐보가 한 퍼트에 2분 가량 시간을 끄는 트위터 영상에 페퍼렐이 비판하고 있다.


디펜딩 챔피언인 디섐보는 이틀 라운드 모두 3언더파 68타 씩을 쳐서 6언더파로 공동 20위권으로 마쳤으나 밤새 팬들의 따가운 눈총에 시달렸다. 3라운드에서 이븐파 71타를 쳐서 공동 24위(6언더파 207타)로 순위가 4계단 하락한 디섐보는 18번 홀을 보기로 마치고 홀아웃하면서 스탠드의 갤러리를 향해 외치듯 말했다. “나는 다르게 경기했을 뿐이고, 대부분은 40초 안에서 샷을 한다. 다른 선수도 시간이 오래 걸리는 상황에 처하지만 그건 전체의 일부일 뿐이다. 개인적으로 소셜에 올리는 건 공격이라고 생각한다.”

디섐보가 이처럼 격앙된 반응을 보인 건 동료의 슬로우 플레이를 묵인해주던 선수들조차 팬들이 올리는 소셜에 공감하는 분위기에서 나왔다. 자신이 희생양이 됐다고 느끼는 것이다.

슬로우 플레이를 배격하자는 분위기는 최근 선수들 사이에서 확산하고 있다. 세계 골프랭킹 1위 브룩스 켑카(미국)는 지난달 메이저 대회인 디오픈에서 마지막날 같은 조로 경기한 JB 홈스(미국)의 늑장 플레이를 인터뷰를 통해 비판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경기 속도가 빠른 편인 켑카는 라운드 내내 언짢은 표정이었고 12번 홀 그린을 빠져 나가면서 경기위원을 향해 시계를 차는 왼쪽 손목을 가리키면서 플레이 시간을 체크해달라는 신호를 보내기도 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도 선수들 사이에 늑장 플레이를 배격하자는 의견이 높다. 스테이시 루이스(미국)가 2주전 프랑스 에비앙 르뱅에서 열린 메이저대회 에비앙챔피언십 2라운드를 마친 뒤 트위터를 통해 ‘한 라운드 골프에 5시간50분이나 걸린다는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고 선수나 시청자 모두에게 즐겁지 않은 일’이라고 의견을 올렸다. 이에 대해 폴라 크리머(미국), 한나 그린(호주), 제시카 코다(미국) 등의 동료 선수들이 리트윗하며 그의 지적에 공감했다.

세계 양대 프로골프투어인 미국프로골프(PGA)투어와 유러피언투어는 ‘슬로우 플레이 퇴출’을 위해 올해부터 각 조의 첫 번째 샷을 하는 선수는 최대 50초, 그 다음 선수들은 40초 안에 샷을 끝내도록 했다. 그린에서는 최대 1분의 시간을 허용했으나 이제 이 시간도 40초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이를 위반하는 데 대해서는 벌타 등의 강제 제한 조항은 없고 벌금을 선택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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